[생활 속 법구경 산책] 第 1 章. 쌍서품 (雙敍品) – 대구(對句)의 장(5)
[생활 속 법구경 산책] 第 1 章. 쌍서품 (雙敍品) – 대구(對句)의 장(5)
  • 박철성 기자
  • 승인 2018.01.0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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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은 원한을 버릴 때에만 사라지나니 이것은 변치 않는 진리다.

석존께서 왕사성(王舍城)의 영취산(靈鷲山)에서 설법을 하셨다. 인도의 코사라국 장수왕(長壽王)은 항상 보시를 하고 있었기에 백성들은 그 덕을 따르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또 오곡도 풍성하게 여물어 나라는 융성하고 풍족했다. 하지만 그 이웃 나라인 바라나시국의 왕인 초예왕(楚豫王)은 포악하여 나라는 황폐하고 백성들은 가난하였다. 그래서 초예왕은 당장 대군을 이끌고 코사라국을 공격했다. 그러나 장수왕은 “나는 전쟁을 하지 않겠다. 백성들이 목숨을 빼앗기고 국토는 황폐해지고 모든 재산은 잿더미가 되기 때문이다” 하고는 아들 장생태자(長生太子)와 함께 산중으로 몸을 감췄다. 결국 초예왕이 장수왕의 나라를 지배하게 되었다. 하지만 초예왕은 살아있는 장수왕이 불안하여 ‘장수왕의 목을 가지고 온 자에게는 많은 돈을 주겠다’ 하고 전국에 방을 써 붙였다. 그러던 어느 날 장수왕은 가난에서 벗어나 여생을 편히 지내고 싶어하는 나이든 초라한 바라문 중을 만났다. 그래서 자신의 목을 가져가 상금을 타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바라문 중이 거절하자 “나를 묶어 궁전으로 가서 장수왕을 체포해 왔다” 하라고 제안했다. 그 말을 따른 바라문 중은 많은 돈을 받아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장수왕은 화형을 당하게 되었다. 장생태자는 슬픔과 분노가 치솟았다. 이때 장수왕은 “아버지를 위해 원수를 갚는다면 원수는 또 원수를 낳아 끝없이 영원히 원한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절대로 원수를 갚아서는 안 된다.”는 말을 남기고 화형 당했다. 하지만 장생태자는 원수를 갚기로 결심하고 궁에 들어가 초예왕의 시종이 되었다. 어느 날 초예왕은 깊은 산중에 사냥에 나섰다가 사흘째 길을 잃고 헤매다 지쳐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풀어 장생태자에게 맡기고 태자의 무릎을 베고 정신없이 잠들어 버렸다. 그러자 장생태자는 ‘드디어 아버지의 원수를 갚게 되었다’ 하고 칼을 빼어 왕을 찌르려고 했다. 이때 '원수를 갚지 말라‘는 아버지의 말씀이 귓가에 스쳐 급히 칼집에 다시 집어넣었다. 그때 갑자기 왕이 잠에서 깨어 일어나 “장수왕의 아들이 나를 죽이러 왔기에 벌벌 떨다가 잠이 깼다. 무슨 일일까?” 하고 물었다. 이에 장생태자는 “도깨비가 대왕에게 장난을 한 것입니다” 하자 이내 다시 잠들었다. 이렇게 똑같은 행동을 세 번이나 반복했다. 마침내 장생태자는 왕을 죽이려던 것을 단념하고 칼을 땅에 내던졌다. 그리고는 꿈에서 깨어난 왕에게 “제가 바로 장수왕의 아들 장생태자입니다. 복수심으로 당신을 죽이려 했습니다” 하며 용서를 구했다. 이 말에 초예왕은 마침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장생태자에게 코사라국을 돌려주고 바라나시국으로 돌아갔다. 장수왕은 지금의 석가모니이다. 장생태자는 지금의 아난(阿難)이며 초예왕은 데바닷다이다. 법구경에 不可怨以怨(불가원이원) 終以得休息(종이득휴식) 行忍得息怨(행인득식원) 此名如來法(차명여래법)이라는 말씀이 있다. 이는 “이 세상에서 원한은 원한에 위해서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원한을 버릴 때에만 사라지나니 이것은 변치 않을 영원한 진리니라’는 뜻이다. 복잡하고 힘든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우리들이 늘 가슴에 품어야 할 경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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