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효칼럼] 무심코 넘긴 야외활동, 안전이 제일이다
[안수효칼럼] 무심코 넘긴 야외활동, 안전이 제일이다
  • 안수효 논설위원
  • 승인 2019.10.1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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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효 논설위원(가천대학교 사회정책대학원 안전전문가 )
안수효 논설위원(가천대학교 사회정책대학원 안전전문가 )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가을이 성큼 다가 왔다. 농작물을 거두어들이는 풍요로운 계절이지만 사람의 감성을 민감하게 자극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가을은 여름과 비교해서 일조량이 줄어들고 기온이 낮아지면서, 항우울 효과가 있는 ‘세로토닌’ 분비가 적어진다. 대신에 정신을 차분하게 가라 앉혀 주는 ‘멜라토닌’ 분비가 많아진다.

가을에 들어서면 햇빛이 적어지기 때문에 비타민 D 합성이 줄어든다. 줄어드는 비타민 D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적게 한다. 이로 인해 기분이 조금 처지고 피로하며 우울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은 가을 우울증의 주된 원인이다. 왜 가을이 남자의 계절이라고 말하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논거다.

심적인 변화로 인해 가을철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반면 주의해야 할 것도 많아진다. 가을철 야외활동 시 주의해야 할 요소 중 하나로, 야생 진드기 매개 질환인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이 있다.

세간에서는 “살인 진드기 병”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위험한 이 두 질병의 증상에 대해서 일반인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쯔쯔가무시증과 중증혈소판감소증후군은 간과해서는 안 될 위험한 가을철 질병이다. 예를 들어 쯔쯔가무시증은 털 진드기 유충에 물려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가을철 발열질환이다. 1~3주 잠복기 후 초기에는 감기몸살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 치료시기를 놓치면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지난 2009년 중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후 2013년에 한국에서 첫 환자가 확인된 신종 전염성 질병으로,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작은 소참진드기에 물렸을 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작은 소참진드기의 활동 시기는 4~11월이다.

특히,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감염자 중에는 50대 이상의 농업, 임업 종사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고 연령층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의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의 발생 현황 통계를 봐도 결코 무시 활 수 없는 가을철 질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2018년까지 최근 5년간 쯔쯔가무시증 환자는 45,944명, 이가운데 사망자는 60명이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환자는 830명에, 사망자는 156명으로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쯔쯔가무시증은 90% 이상이 가을철에 발생한다. 야생 설치류 등에 기생하는 털 진드기 유충에 물려서 쯔쯔가무시균이 감염됐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학계에 알려졌다. 들이나 산에 많이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야외 활동 중에 걸릴 수 있다.

1~3주 잠복기 이후에 나타나는 증세는 두통, 오한, 발열, 근육통이 발생한다. 진드기에 물린 부위에는 1cm 정도의 가피(피가나거나 헐었을 때 피부 표면에 농, 고름 등이 말라 굳은 것을 말한다)가 나타난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수포를 형성한 후 터져서 흑색으로 착색되며, 3~5일 만에 발진이 몸 전체로 퍼지고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쯔쯔가무시증과는 달리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 소참진드기에 물려서 감염되고,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으로도 걸릴 수 있다.

초기에 40도가 넘는 원인불명의 발열, 피로, 식욕저하,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소화기계 증상을 대표적으로 호소한다. 두통과 근육통, 림프절이 붓는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모든 병에는 치료가 있다지만 불행하게도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에 대한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현재로서는 개발되어 있지가 않아,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증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치료 대부분은 감염초기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수일 내에 급격하게 증상이 호전되며, 치료만 잘 받으면 합병증 없이 완치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감기몸살로 착각해서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에는, 패혈성 쇼크, 호흡부전, 신부전, 의식저하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산행이나 산과들에 나들이를 다녀온 이후 위와 같은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며,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철저한 예방이 중요하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또한 아직까지 효과적인 항 바이러스제나 백신은 개발되지 않아서,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을 시행합니다. 혈소판과 백혈구 감소 소견을 보이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요,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철저한 예방이 중요합니다.

두 질병 모두 진드기 매개 질환이기 때문에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산이나 들에서 활동할 때는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 좋은방법이다. 또한 장화, 장갑, 긴 바지, 긴소매를 착용해서 피부노출을 최소화 하고, 풀밭에 눕거나 옷을 벗어두지 말아야 한다.

활동 후에는 옷을 털어서 세탁해야 하고, 목욕을 함으로써 혹시 붙어있을지 모르는 진드기를 꼼꼼히 씻어내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마지막으로, 감염병 예방을 위해 손 씻기 등 개인위생과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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