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왕국 소가야' 경남 고성 만림산 토성 발굴, 실체규명
'해상왕국 소가야' 경남 고성 만림산 토성 발굴, 실체규명
  • 이연동 기자
  • 승인 2020.12.28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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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비지정 가야문화재 조사연구 지원사업' 주요 성과
만림산 토성 발굴성과, 역사적 가치 확인 현장공개회 관심
"연차적 학술조사 통한 국가문화재 지정 추진 필요"
경남 고성군 만림산 소가야 토성 발굴조사 현장공개회(사진제공=경남도)
경남 고성군 만림산 소가야 토성 발굴조사 현장공개회(사진제공=경남도)

[가야일보 창원지사=이연동 기자] 경남 고성의 대표적인 고대 성곽으로 추정되어 온 만림산 토성이 소가야 중심세력이 쌓은 토축성곽(土築城郭)으로 밝혀져 학계 내외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8일 경상남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과제인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의 일환인 경상남도의 '2020년 비지정 가야문화재 조사연구 지원사업'으로 시행한 이번 발굴조사는 재단법인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이 수행했으며, 지난 24일 학술자문회의와 현장공개회를 열어 성과를 확인하고 공개했다.

고성 만림산 토성은 조선시대 전기의 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 간행) 고성현 산천조에 "불암산(佛巖山=만림산)에 토성의 옛터(土城古基)가 있다"라고 기록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가야시대 성곽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시되어 왔다.

만림산 토성은 지난해 정밀 지표조사와 시굴조사에 이어, 올해 학술 발굴조사를 본격 실시했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토성의 조성시기와 구조, 규모, 축조공정, 토목기술 등을 상세히 밝혀냈다.

5세기 소가야 전성기에 축조된 토성은 성벽과 내황(內隍, 봉토 가장자리를 따라 돌려놓은 구덩이)으로 구성된다. 그 규모는 성벽의 아랫너비가 20~22m, 높이가 6.5m, 내황은 너비 9m, 깊이 2.7m로, 토성 전체의 너비가 30여 m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의 성곽이었다.

모두 4단계의 공정으로 축조된 토성은 내부 토대에 돌을 한 겹 붙여 쌓아 견고하게 하는 등 소가야 만의 토목기술을 적용해 쌓은 것으로 밝혀졌다.

성곽 내부에 대한 발굴도 함께 실시했는데, 가야시대에 조성한 구덩이 시설을 비롯해 초기 철기시대의 집자리 등도 함께 발굴해 가야시대 이전부터의 생활 흔적도 확인할 수 있었다.

만림산 토성 발굴현장에서 실시한 학술자문회의에서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실체가 밝혀지고 있는 가야성곽의 전형"이라며 "보존상태가 특히 좋아 국가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한 가야유적"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이날 지역 주민들과 함께 발굴현장을 방문한 백두현 고성군수는 “말로만 듣던 해상왕국 소가야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이라며 “만림산 토성은 물론 세계유산 등재 추진 중인 송학동 고분군(사적 제119호), 동외동 패총(도기념물 제26호) 등을 통해 우리 지역 가야사를 규명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선 경남도 가야문화유산과장은 “이번 만림산 토성의 발굴성과를 보면서 비지정 가야문화재 조사연구의 필요성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며 “경남의 가야사 규명에 꼭 필요한 유적임을 확인한 만큼 연차적 학술조사를 통해 반드시 국가사적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도는 2019년부터 ‘비지정 가야문화재 조사연구지원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으며, 2021년에도 10곳의 주요 비지정 가야유적 학술조사에 15억원을 지원해 경남의 가야사 연구복원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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