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영 창녕군수 사망, 재판 임박 극단 선택
김부영 창녕군수 사망, 재판 임박 극단 선택
  • 양삼운 기자
  • 승인 2023.01.09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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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산서 숨진채 발견, "결백" 유서 발견... 급작스런 소식에 군민 당혹
조현홍 부군수, 군수권한대행... 오는 4월 보궐선거 예상 '안타까움'

김부영 창녕군수가 사망해 군청과 군민들이 당혹해 하고 있다. 일단 군정은 조현홍 부군수가 군수권한대행을 맡고, 오는 4월 부궐선거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부영(56) 창녕군수가 9일 오전 9시 40분께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경찰이 밝혔다. 김 군수 부인이 "아침부터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신고했고,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으로 창녕읍 퇴천리 한 야산에서 숨져있는 김 군수를 발견했다. 경찰은 시신을 수습해 창녕읍 한 병원으로 긴급 이송하고, 정확한 사망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 군수는 이날 국민의힘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다며 연차를 내고 군청에 출근하지 않았다. 김 군수의 윗옷 왼쪽 주머니에서 유서가 발견돼 오는 11일 열릴 예정인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부영 경남 창녕군수가 2022년 7월 1일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가야일보 자료사진)

유서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결백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군수는 더불어민주당 군수 후보인 선거인 매수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기소됐고, 관련자 4명은 구속돼 함께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다.

당혹스럽고 다소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창녕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조현홍 부군수 권한대행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법 상 단체장 공석 시 부단체장이 권한을 대행하게 규정돼 있다.

조현홍 부군수는 사망 사실이 알져지자 오전 11시 30분 긴급 주요간부회의를 열어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오후 2시에는 군정회의실에서 본청 및 읍면장을 포함한 간부공무원 전원을 소집해 행정공백 방지와 공직기강 확립 등을 강조하고 세부사항들을 점검했다.

조현홍 권한대행은 “2023년도에 계획된 업무를 강력하고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을 당부하고 "군민의 안전조치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햤다. 이어 “주요 현안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현장 중심의 행정과 다가오는 설 명절에 소외된 군민이 없는지 살펴보고, 찾아가는 복지행정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군수는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3~6월 사이 당시 군수로 강력한 경쟁자인 무소속 한정우 후보의 표를 분산시키기 위해 모 행정사를 민주당 후보로 출마시키는 댓가로 3명에게 1억원씩 3억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하고, 3차례에 걸쳐 1억 3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아 왔다. 김 군수는 2020년 10월 17일에도 전 도의원 C씨, 기자 D씨와 공모해 선거구민 20여 명에게 37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해 기부행위와 사전선거운동 혐의로도 기소됐다.

경남 창녕군 청사 전경(가야일보 자료사진)

김 군수는 지난달 공판준비기일에는 변호사만 출석했으며, 오는 11일 오후 첫 공판을 앞두고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평소 "기소된 혐의들과 무관하며, 죄가 없으니 안심하고 군정에 충실하자"고 말해와 "놀랍고, 안타깝다"는 반응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로써 1995년 이후 역대 민선 창녕군수 가운데 초대와 2대 군수로 7년간 연임한 김진백 군수와 4~6대 3연임한 김충식 군수, 7대 한정우 군수가 임기를 마쳤다. 김충식 전 군수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지만 군수직 상실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한 전 군수도 임기는 마쳤지만 지난해 6월 선거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석패했고, 자서전 무료 배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특히 창녕군수 2명은 골재 채취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잇따라 구속되기도 했다. 치열한 선거전의 후유증이라는 진단과 함께.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회 선거에 대한 정당 공천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교 과정을 마친 다음 부산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김 군수는 새마을운동 등을 거쳐 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2022년 6월 1일 실시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돼 7월 1일 제8대 창녕군수에 취임했다. 온화한 성품으로 주변을 잘 살펴 가까이 지낸 선후배들이 많았다. 갑작스런 비보에 지인들은 당혹감과 비통함을 전하며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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