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에 보다 두텁게 지원 추진
부산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에 보다 두텁게 지원 추진
  • 양삼운 기자
  • 승인 2023.05.2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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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시장, 엑스포 출장 후 간담회… 광안대교 농성후 이성권 경제부시장 면담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애로사항 청취, 더욱 실질적인 지원 지속 확대 약속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마음을 모으자"

부산광역시가 형제복지원 피자들을 따스한 마음으로 보듬기로 했다. 박형준 시장은 2030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보름간의 해외출장에서 돌아와 분주한 가운데 피해자 대표들을 만나 '보다 두터운 지원'을 약속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위로를 전했다.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22일 오후 시청 7층 의전실에서 5공화국 초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와 간담회를 열고 애로사항을 청취했였으며, "피해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는 피해자들이 광안대교에서 농성을 벌이자, 해외 출장 중이던 박 시장을 대리해 지난 15일 이성권 경제부시장과의 면담에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시장과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이 22일 오후 시청 의전실에서 형제복지원 피해자모임 대표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부산시)

시는 이날 간담회에서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과거 국가폭력에 의한 인권침해에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먼저, 시는 "형제복지원 수용 피해자들이 지금까지 생활고에 시달려온 만큼, 경기도 선감학원 피해자 지원 사례 등을 참고하여 유사한 수준의 위로금과 생계비를 2024년 예산에 반영하기로 하고, 지원방법 등 세부기준을 정해서 추후 안내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선감학원 피해자들에게 위로금 5백만원과 생활안정지원금을 월 20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다음으로, 지난해 11월부터 부산의료원을 통해 시행한 의료비 지원사업을 부산시 관내의 병원과 협의해 지정병원을 권역별로 추가 확보해 지원할 계획이다. 그리고 진상규명 조사와 피해지원체계 강화를 위해 전담팀 구성 또는 인력 증원 등을 조직진단을 통해 구체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시는 지난해 피해자와 합동으로 사회복지시설 13곳에 대해 입증자료 발굴 조사를 실시했으나, 수용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가 아직 많은 상황으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조사하지 못한 정신요양시설 8개소 등 잔여시설에 대한 추가조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 피해자종합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강화하고자 내년 국비지원을 소관 부처와 협의 중으로, 이를 통해 전문 심리상담사를 추가 채용하는 등 후유장애(트라우마) 치유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서비스 수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종선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 생존자(실종자․유가족) 모임 대표는 “오늘 시장님과 간담회 자리가 마련되어 피해자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에 나서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피해자들이 지원만 받는 게 아니라 사회구성원의 한 축으로 자활하고 떳떳한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박형준 시장은 “형제복지원 사건은 지난해 국가폭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인정받은 만큼 국가 차원의 공식적 입장과 상응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하며, 시 또한 도의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인권도시 부산의 위상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에서는 관계부처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한편, 피해자들의 마음을 헤아려 시 차원에서 보다 두텁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 문제는 사상구 지역에서 발생한 일로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이 지역구 의원인 장제원(국민의힘)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보다 적극적으로 국비 지원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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