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 간암10] 간성뇌증, 똥을 최대한 많이 싸야만 치료가 된다
[의학칼럼 : 간암10] 간성뇌증, 똥을 최대한 많이 싸야만 치료가 된다
  • 박철성 기자
  • 승인 2018.01.02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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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다 결국 혼수상태에서 사망

“어여, 똥 싸! 똥을 많이 싸야만 이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하며 옆에서 간성뇌증에 걸린 환자를 독려하고 있는 보호자가 있다.

주로 간경화나 간암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간성뇌증(hepatic encephalopathy)에 대한 치료는 일단 이처럼 대변을 보게 하여 체내의 암모니아를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다음 간성뇌증이 발생한 원인을 찾아 제거하거나 치료하게 된다.

한편 간성뇌증의 발생 원인으로는 기저핵(basal ganglia) 내의 망간 축적과 신경흥분물질의 감소와 억제물질의 증가 그리고 중추신경 GABA 수용기의 활성화와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의 기능적 장애, 뇌의 에너지 대사장애, 가성신경전달물질(false neurotransmitter)의 생성 등이 있다. 그리고 배에 복수가 찬 환자일 경우에는 복수안에서 세균이 증식으로 인한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단지 간성뇌증 발병기전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으로만 추정하고 있을 뿐이며 정확한 발병기전은 아직까지도 잘 모른다. 그런데 이중에서도 변비에 의한 체내 암모니아 축적이 가장 간성뇌증 발생 원인으로 가장 유력하며 또한 가장 흔하다. 그래서 위장관 출혈로 인해 대변의 색깔이 검은색으로 변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간성뇌증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위식도 내시경검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암모니아는 간성뇌증을 발생시키는 신경독성물질로 대부분 대변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암모니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경우는 단백질을 먹은 뒤 소화를 시키면서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간 진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최대한 대장에 숙변이 남아 있지 않도록 관장을 하거나 설사약을 복용하여 완전히 장내의 대변을 배설시키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대장 내에 암모니아가 생성 되거나 체내에 흡수가 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

간성뇌증의 대부분은 회복이 된다. 하지만 만약 조기에 회복되지 못한다면 이는 곧 깊은 잠에 빠져드는 혼수상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간성혼수를 초기에 발견하고 바로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간성혼수의 초기증세로는 발음을 제대로 못하는 구음장애와 과민성 또는 무력감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불면증이다. 일단 잠을 제대로 잘 자지 못한다. 이때가 바로 간성혼수가 시작되는 때이다. 따라서 만약 이러한 증세가 나타나면 일단 지체 없이 체내의 암모니아가 빠져나가도록 관장을 하거나 설사약을 먹어 즉시 배변을 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 간성뇌증에 대한 치료를 실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약 4주가 지나도록 전혀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이때는 만성 간성뇌증으로 진행된 것이다. 간성뇌증은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는데 온 몸이 굳는 경직(rigidity)과 몸이 마음대로 잘 움직여지지 않는 실행장애(apraxia)나 운동실조가 나타난다. 그리고 몸을 서서히 움직이는 서동(bradykinesia)형상이 발생한다. 그러다 아주 심한 정서장애를 보이며 성격변화가 나타난다. 결국 종국에 가서는 의식혼탁이나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아주 심한 만성간성뇌증이더라도 간이식을 하면 증세가 금방 호전될 수가 있어 그나마 희망을 걸어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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