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이어진 부조리" 항의, 부산시경앞 빗속 시위
사립중학교 하부모들이 빗속에 부산경찰청 앞에서 재단 관계자의 고질적 비리를 폭로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부산 금정구 구서동 브니엘예술중학교 학부모 15명은 16일 오전 11시 연제구 연산동 부산경찰청 앞에서 사학재단 정선학원 관계자의 비리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재단 법인과장 직위 이용해 수학여행 입찰 과정에 특혜를 제공하는 등 12년간 이어진 행정실장의 부조리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니엘예술중 학부모들의 시위는 "학교 행정실장을 중심으로 불거진 불투명한 학교 운영과 특혜 의혹"에 기인한다. 학부모들은 J행정실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수학여행 입찰과정의 불공정성과 각종 회계비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학부모들은 "불공정행정 분노합니다", "학교의 주인은 행정실이 아니라 학생이다!", "직위 해제 강력 촉구!", "그냥 넘어가면 교육청은 공범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우산을 쓰고, 우의를 입은채 10여년간 억눌려온 분노를 토해냈다.
학부모들은 부산시교육청과 부산경찰청에 고발장과 감사 청구서를 제출해 드러난 행정 부조리와 불공정한 업무처리 등 비리의혹에 대한 조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수학여행 입찰과정의 비정상적인 절차, 공무원의 월권 및 겸직 의혹, 가족 관련 업체와의 유착 관계, 학교시설 공사의 회계 불투명성 등 구조적인 부정행위 등 전방위적인 의혹들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브니엘예술중은 오는 9월로 예정한 일본으로의 수학여행을 앞두고 여행사 입찰 비리의혹이 불거졌다. 예술중고교 학부모들과 한 전직 교사는 "J 행정실장은 12년간 법인과장을 겸하며 직위를 이용해 특정여행사에 특혜를 제공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교육청의 감사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브니엘예술고 학부모회는 지난해 7월 국어 수업에 불참한 B교무부장의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부산교육청에 제출한 바 있다. 탄원서에는 피해 학생들의 서명도 담겨 있었다. 당시 예술고 학부모회 소속 L씨는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가야일보 등에 제보한 바 있다.
전직 교사 H씨는 "교장들조차 행정실장의 눈치를 보는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학교운영이 어렵다"며 "교육청과의 유착관계가 없다면 행정실장이 교장 위에 군림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할 정도로 유착 의혹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지적이다.
정선학원은 12년간 관선 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관선이사 또한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서 최근에도 K 관선이사의 사퇴설이 제기된 바 있다. J 행정실장은 J 전 이사장의 조카로 알려져 친인척 중심의 파행적인 운영 의혹도 제기돼왔다.
현재 교장 자격 연수 중인 현임숙 브니엘예술중고등학교 교장은 "학교를 비운 사이 이뤄진 일"이라며 "이번 여행사 선정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대해 살펴보고, 만약 입찰비리가 의심된다면 교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교육청은 지난 2월 25일자로 사학분쟁위원회가 결정한 '브니엘 재단 설립자 측에 2011·2016년 대법원 판결에 근거해 37억원을 공탁하고 학교를 찾아가라'는 공문을 보냈다. 브니엘 법인 설립자 B씨는 학교 운영권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이번 시위를 통해 사학비리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끝까지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부산교육청은 김석준 교육감이 복귀한 4월 이후 브니엘 관련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 다양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에 대해 J실장은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추측에 따른 주장들은 설득력이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