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장, ‘숙의’라는 말 뒤에 숨지 말라… 사업 중단의 판단 근거와 대안별 검토 결과 공개해야”
“시민 75% 찬성한 라 스칼라 개막공연 포기… 전임 시정 지우기로 부산 미래 만들 수 없어”
“정책 뒤집기가 개혁 아니다… 행정·재정적 책임 끝까지 묻겠다”.. 다수당과 불화, 협치 위기
부산시의회 절대 다수를 차지한 국민의힘 의원단이 전재수 시장의 문화정책 '뒤집기'에 강력 반발하고 나서 '민주당 시정과의 협치'가 위기를 맞고 있다. 행정사무감사에서의 추궁을 비롯한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부산광역시의회 국민의힘 의원 일동은 16일 오전 11시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 시장의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 사업 중단과 부산오페라하우스 라 스칼라 개막 공연 초청 포기 결정을 강력 비판하며, 주요 정책변경의 구체적인 근거와 대책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회견에서 박종철(기장군2) 원내대표는 “부산이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들여 추진해 온 핵심 사업들이 한꺼번에 중단됐다”며 “전 시장이 말하는 ‘멈춤이 아닌 방향 전환’이 과연 무엇을 위한 방향 전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부산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어떻게 미래를 위한 선택이 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새로운 비전보다 전임 시정의 주요 정책을 뒤집는 결정이 앞장서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전 시장은 지금 부산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전임 시정의 흔적을 지우는 데 몰두하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이번 결정이 정치적 차별화를 위한 ‘전임 시정 지우기’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전재수 시장, ‘숙의’라는 말 뒤에 숨지 마라!”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사업 중단과 관련해서는 결정 과정의 타당성과 대안 검토의 충분성을 문제 삼았다. 박 원내대표는 “전 시장은 석 달간의 숙의 과정을 거쳐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하지만, 정책점검단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린 만큼 사업 중단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판단 근거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입지가 문제라면 다른 입지를 검토하고, 계약조건이 문제라면 재협상하며, 재정 부담이 크다면 사업 규모와 운영방식을 조정할 수도 있었다”며 “부산시가 이러한 대안들을 얼마나 진지하게 검토했고, 왜 사업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아가 “숙의는 더 나은 해법을 찾는 과정이지, 사업 중단에 명분을 붙이는 절차가 아니다”며 “전 시장은 ‘숙의’라는 말 뒤에 숨지 말고, 최종 결정을 내린 시장으로서 판단의 근거를 시민 앞에 명확히 설명하고 그 결과에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 75% 찬성한 라 스칼라 개막공연 포기… 부산의 문화적 도약 기회 놓쳐”
부산오페라하우스 라 스칼라 개막공연 초청 포기 결정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시가 실시한 시민 여론조사에서 75%가 라 스칼라 초청공연에 찬성하고, 문화협력위원회에서도 64%가 조건부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럼에도 시가 개막공연 초청을 포기한 만큼, 비용 절감과 재원 확보를 위한 협상을 충분히 진행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정부담을 줄이면서 지역 예술계의 우려를 해소할 방안도 충분히 모색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 협찬을 추가로 확보하고, 공연 비용을 조정하며, 지역 예술인의 참여를 확대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공연단체와의 협력이 지닌 의미에 대해서는 “단순히 유명 공연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예술인들이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함께 성장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부산의 문화예술 역량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 네 명 중 세 명이 찬성한 공연의 개막 무대 초청 계획을 철회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역사적인 부산오페라하우스 개막 무대를 라 스칼라와 함께하려던 계획을 접는 것은 부산의 문화적 위상을 높일 소중한 기회를 스스로 내려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임 시정 지우기로는 부산의 미래 만들 수 없어… 시정의 연속성 지켜야”
이번 결정을 개별 문화 사업의 중단을 넘어 시정의 연속성과 관련된 문제로 규정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 시장 취임 이후 15분 도시 정책의 추진 방향이 바뀌고, 디자인 행정조직 개편이 추진된 데 이어 글로벌 문화도시를 위한 핵심 사업까지 중단됐다”며 “부산시정이 특정 시장의 정치적 성과가 아닌 시민 모두의 자산"이라고 규정했다.
박 원내대표는 “부산시정은 어느 한 시장의 정치적 소유물이 아니라 시민의 기대와 세금, 공직자들의 노력, 국내외 기관과의 협력으로 만들어 온 공동의 자산”이라며 “정치적 차별화에 치중한 정책 변경이 반복된다면 부산시정에 대한 시민의 신뢰는 물론 국제사회의 신뢰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전임 시장과 경쟁하려 하지 말고, 부산의 미래를 위해 경쟁하라. 전임 시정의 성과를 지운다고 자신의 성과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확정되지 않은 북항 사업을 기존 사업의 대안으로 내세워서는 안 돼”
퐁피두센터 부산분관의 대안으로 제시된 북항 복합문화전시공간 조성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 마련도 주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북항 복합문화전시공간은 2030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관계기관과 협의 중인 구상”이라며 “국비 확보와 사업 추진이 확정됐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기존 사업의 실질적인 대안으로 제시하려면 구체적인 재원 조달계획과 추진 일정을 먼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예술계 지원과 세계적인 문화기관 유치는 함께 추진할 수 있는 과제라는 점도 언급했다. “시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의 역량 강화, 지역 예술인 지원은 부산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지역 예술인을 육성하는 것과 세계적인 문화기관을 유치하는 것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기존 사업은 중단하고 아직 확정되지 않은 계획을 내세우면서 이를 ‘방향 전환’이라고 포장해서는 안 된다”며 “부산이 잃게 될 기회를 어떻게 대신할 것인지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문화도시 전략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책을 뒤집었다면 그 결과에도 책임져야… 행정적·재정적 영향 공개 촉구”
사업 중단에 따른 행정적·재정적 책임 문제도 제기했다. 박 원내대표는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을 위해 지금까지 투입된 예산과 행정적 노력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프랑스 퐁피두센터와의 협력관계는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라 스칼라 초청 협의 과정과 후원금 확보 현황에 대해서도 설명을 요구했다. “초청을 위한 협의와 후원금 확보 노력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사업 중단에 따른 재정 부담과 국제적 신뢰에 미칠 영향은 충분히 검토했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 시장이 이번 결정의 원칙으로 내세운 ‘행정의 책임성’을 언급하며 “정책을 바꿀 권한이 있다면 그 결정으로 발생하는 결과까지 책임지는 것이 시장의 도리”라며 "정책변경에 따른 행정적·재정적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시의회 국민의힘 의원 일동, 사업 중단 근거 공개 등 4대 사항 요구”
이날 국민의힘 의원 일동은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 중단의 근거와 대안별 검토 결과 공개 ▲라 스칼라 개막공연 초청 계획 철회 결정 재검토 및 재원 확보·비용 절감 협상 경과 공개 ▲주요 사업 중단에 따른 재정적 손실과 국제적 신뢰 훼손 가능성에 대한 대책 마련 ▲전임 시정과의 차별화에 매몰됐다는 비판을 직시하고 부산의 미래를 위한 구체적인 비전 제시 등 네 가지 사항을 강력히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책을 뒤집는 것이 개혁은 아니다.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혁신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사업을 중단하려면 충분한 검토와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산 발전을 위한 정책에는 적극 협력하겠지만, 행정의 연속성을 훼손하고 부산의 미래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는 결정에는 단호히 맞서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시장은 바뀌어도 부산의 미래를 위한 책임은 계속돼야 한다”며 “이번 결정의 타당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그에 따른 행정적·재정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