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위협 개발사업, 행정의 불투명성 등 반복 지적.. "개선 안된 이유, 책임 물어야"
부산 시민사회가 "시의회는 시민의 삶을 기준으로 시정과 교육행정을 철저히 감사하라"며 "반복되는 문제의 책임을 묻고, 예산과 제도의 변화로 이어지는 행정사무감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중 시민사회단체와 노조들은 21일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6년 행정사무감사 61개의 시민 의제'를 제안했다.
시민단체들은 "세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약속한 정책이 실제로 이행됐는지, 행정의 잘못으로 시민의 안전과 권리가 침해되지는 않았는지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며 "시와 교육청의 설명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와 자료를 대조하여 문제를 밝히고 개선을 이끌어내는 것이 시의회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61개 시민 의제에는 주거와 교통, 시민안전, 교육, 노동, 지역경제, 보건의료와 복지, 여성, 환경, 문화와 행정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일상에서 확인한 문제와 현장의 요구를 담았다.
시민사회는 "올해 의제에는 지난해에도 제기했던 문제가 다시 등장한다. 공공의료 확충의 지연, 교육공무직 차별, 전세사기 피해지원의 사각지대, 대중교통 운영의 비효율, 생태환경을 위협하는 개발사업과 행정의 불투명성은 여전히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며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이번 감사에서는 과거 지적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 개선되지 않은 이유와 책임은 무엇인지까지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 주거권과 이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부산도시공사 임대주택의 반복되는 하자는 자재 사용과 시공, 감리, 발주기관의 감독 과정 전반을 점검해야 할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하자 접수와 보수 건수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동일 하자의 재발 여부와 입주민의 피해 회복까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사회는 "사상~하단선과 만덕~센텀 대심도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 역시 원인규명과 책임있는 후속 조치, 재발 방지대책의 실제 이행여부를 철저히 감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세사기 피해지원은 제도를 만들고 예산을 편성했다는 설명만으로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피해 건물의 공용부 보수와 긴급 안전조치가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동의 절차와 지원 기준이 피해자를 다시 사각지대로 밀어내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한 시민사회는 "저상버스 정책도 보급 대수를 넘어 휠체어 이용자가 정류장에 접근하고 안전하게 승하차할 수 있는지, 전용공간이 제대로 확보되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발사업과 대규모 시설 투자 공공성 검증, 재정 부담 따져야
한국유리·한일시멘트·성창기업·부산외대 부지 등의 공공기여협상은 용도변경과 용적률 완화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이 시민에게 적정하게 환원되는지, 약속한 공공기여가 실제로 이행되는지를 확인해야 하고, 아파트 중심 개발로 산업용지와 일자리 기반, 공공기능이 축소되는 문제도 함께 다뤄야 한다는 요구이다.
북항 환승센터는 본래의 환승 기능과 공공성을 확보하고 있는지, 사업자 선정과 설계변경, 인허가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하고, 엘시티 관광시설의 용도변경과 관련 의혹도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 사직야구장과 북항 돔구장·돔 아레나, 전시시설 등 대규모 사업은 시설 간 기능 중복과 수요, 투자 우선순위, 건립 이후 운영 부담까지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부산콘서트홀 주차장 사업 역시 수요예측과 사업비 증가, 토양오염 대응의 적정성을 따져야 한다.
▲대중교통과 지역경제 정책이 시민편익과 지역 공공성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투입되는 재정지원이 시민의 이동 편의와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검증해야 한다. 대중교통 연구용역은 버스와 도시철도를 함께 고려하고, 기존 조사와의 중복 및 특정 사업자의 이익을 보장하는 구조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 K패스와 동백패스의 연계도 이용자의 혜택과 시비 부담,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
동백전은 지역의 소비가 지역경제 안에서 순환하도록 공공성을 강화하고 구·군과의 실질적인 연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공공배달서비스 역시 사업을 도입하고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고 시민이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조인지 평가해야 한다.
▲학생의 교육권 보장, 학교 현장 인력부족ㆍ차별 해소해야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지역별 학생 수요에 맞는 학급과 교원 정원을 확보하고, 특수교육대상학생 증가에 맞춰 특수학급·특수학교와 지원인력을 확충해야 한다. 특수학교 통학차량의 안전은 학생 수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장애 특성과 실제 지원 필요도를 반영한 인력 배치와 구체적인 안전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교사가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줄이고 교육청의 책임 있는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늘봄실장 운영 중단에 따른 행정 공백과 책임이 늘봄실무사에게 일방적으로 전가되어서는 안 된다. 환경실무사의 근무조건, 사무행정실무사의 임금체계, 교육공무직의 맞춤형 복지 차별도 개선해야 한다.
사립유치원 무상교육이 학부모의 실제 부담 경감으로 이어지는지, 교육복지사 미충원으로 학생 지원에 공백이 생기지는 않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대해서는 부산교육에 미칠 영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확보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가 모범 사용자로서 노동자 권리 보장, 차별 줄여야
이동노동자를 위한 편의점 쉼터와 찾아가는 쉼터는 거리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기반이다. 관련 사업의 부결과 예산 삭감이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을 복원해야 한다.
생활임금위원회는 당사자의 참여와 정보 공개를 확대하고 적용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부산시 산하 출연기관의 비정규직 문제도 개별 기관의 사정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출연금과 정원 통제, 반복되는 단기 위·수탁사업이 불안정 고용을 확대하고 있는지 감사하고, 상시·지속 업무에 필요한 안정적인 인력과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
▲필요한 때 치료받고 돌봄 받을 수 있는 공공의료·복지체계 구축해야
응급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 부산시는 이송부터 초기 처치와 최종치료까지 이어지는 책임 있는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소아와 정신응급 등 취약한 분야의 의료기반을 확충하고, 이주민을 비롯한 의료사각지대의 통역과 진료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부산의료원 운영 정상화, 서부산의료원 건립,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는 시민의 건강권을 위한 핵심 과제이다. 필요한 의료인력과 운영재정, 기관 간 협력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가 부산의 의료 공백을 메우고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데 쓰이도록 준비 상황과 배분 원칙을 점검해야 한다. 의료버스 사업은 검진의 근거와 효과, 의료기관 연계, 재위탁의 적정성을 검증하고, 장애학생의 구강건강권을 위한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
통합돌봄은 거주하는 구·군에 따라 이용 가능한 서비스가 달라지지 않도록 인력과 공급 기반을 갖춰야 한다. 사회서비스원의 역할 강화와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 고독사 예방, 공영장례의 지역별 격차 해소, 다문화가족 내 장애인가족 지원,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자살 예방을 위해 부서 간 책임을 나누고 함께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성평등 정책 추진기반 복원, 현장 종사자 처우ㆍ사업 안정성 보장해야
부산여성플라자는 여성의 활동과 역사, 정책과 연대를 담는 공간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여성단체와 이용자, 현장 종사자가 계획과 운영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성평등 정책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성과를 점검할 기반과 시민사회와의 정례적인 협력체계도 강화해야 한다.
성평등가족부 위탁·보조시설 종사자들의 처우와 운영비, 사업비 문제 역시 시설별 사정으로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 부산시 차원의 공통된 지원 기준을 마련하고 사업이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
▲기후위기, 생태 훼손, 핵 위험으로부터 시민 건강ㆍ미래 지켜야
낙동강 녹조 문제에 대해 부산시는 상수원을 이용하는 시민의 건강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보 해체와 재자연화를 위한 적극적인 요구와 협의, 녹조독소에 대한 후속 조사와 시민 보호대책이 필요하다. 기후대응기금이 목적에 맞게 쓰이는지 점검하고 온실가스 감축과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실질적인 투자로 연결해야 한다.
대저·엄궁·장낙대교와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국가정원, 황령산 개발사업은 생태적 가치와 보전 대안, 환경영향평가의 적정성을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일회용품 감량정책과 생곡 폐기물 처리시설 계획을 연계하고, 주민이 감당하는 누적 환경 부담도 살펴야 한다. 해양보호생물의 유통 차단과 해안·강변 친수공간의 생태적 개선도 필요하다.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과 신규 핵시설 추진, 고리 1호기 해체와 고준위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에 대해서는 시가 시민의 안전을 중심에 두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정보를 공개하고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며, 지역이 부담하게 될 위험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행정 투명성, 시민참여 높이고 공직 책임성 바로 세워야
부산축제조직위원회의 계약과 위탁 운영, 사업비 지원과 성과평가는 투명하게 공개되고 검증되어야 한다. 부산시 소속 위원회는 시민이 참여하고 회의 내용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운영되어야 한다. 시의회의 공무국외출장도 계획과 심사, 결과보고와 사후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 성비위로 해임된 인물의 임기제 공무원 임용과 관련해서는 검증 절차의 적정성과 제도적 보완 방안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
▲시의회 요청사항
시민사회와 노조는 "제안한 의제를 충실히 다루고, 집행부의 답변을 객관적인 자료와 현장의 목소리로 검증하라"며 "감사에서 확인한 문제는 담당 부서와 이행기한을 명시하고, 필요한 조례개정과 2027년 예산심의로 이어가라. 감사 이후에도 개선여부를 점검하고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발표된 사업의 숫자나 계획의 규모가 아니라 안전한 일상, 차별 없는 노동, 배제 없는 교육과 돌봄, 필요한 때 이용할 수 있는 의료, 지켜지는 자연환경이고, 이것이 시정과 교육행정을 평가하는 기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시민의 삶을 바꾸기 위한 구체적인 61개 요구에 대해 시의회가 시민의 편에서 집행부를 철저히 견제하고, 문제를 바로잡는 책임있는 행감을 수행할 것"을 강력 촉구했다.
이번 의제 제안에는 (사)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 건강사회복지연대, 공공운수노조 부산지역본부, 부산 전세사기 대책위, 부산공공성연대,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 부산녹색연합,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참여연대, 부산청년들, 부산환경운동연합, 습지와새들의친구, 시민과함께 부산연대, 어린이통학로교통사고제로 부산운동본부,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산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부산지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부산지부,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부산지부, 탈핵부산시민연대, 풀뿌리네트워크, 부산사회적경제포럼 등이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