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희 칼럼] 동천 생태하천 복원 전략은 자연기반해법으로
[이용희 칼럼] 동천 생태하천 복원 전략은 자연기반해법으로
  • 박미영 기자
  • 승인 2026.10.2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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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 동천' 대표 이용희

동천은 백양산에서 발원하여 도심 심장부인 서면과 국제금융센터(BIFC)를 거쳐 부산항 북항으로 흘러드는 부산의 대표적인 도심 하천으로 길이가 약 10km이다. 산업화 및 도시개발 과정에서 중상류와 지천(부전천, 전포천, 가야천, 호계천) 및 지류(당감천, 견우천, 초읍천, 문현천 등)의 대부분이 복개되어 도로와 주차장으로 전환됐다. 그리고 오·폐수 유입으로 인해 '똥천'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을 만큼 심각한 오염과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숨쉬는 동천 대표 이용희 박사

부산시는 수십 년간 수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동천의 하류 약 2.7km 개복구간에서만 주로 수질개선을 시도해왔다. 개복구간인 동천 하류 구간에서는 바닷물을 펌프로 끌어올려 방류하는 해수도수 방식과 준설 방식이 대표적인 수질개선책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동천의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회복시키지 못하고 있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것이다. 특히 환경 변화 시마다 발생하는 조석 영향에 따른 퇴적물 부패 및 황화수소 악취 유발 등에는 토목공사 중심의 대책이 대부분으로 되풀이되는 형태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집중호우, 도시열섬현상, 생물다양성 고갈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할 환경위기 시대에는 동천을 단순히 도심속의 콘크리트 수로나 수량 및 홍수 통제의 대상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지금은 동천의 수질개선, 탄소 흡수, 방재 기능 강화, 시민 친수공간 제공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공 구조물에 의존하는 그레이 인프라(Grey Infrastructure)에서 벗어나, 자연의 회복력과 생태계 서비스를 활용하는 자연기반해법(NbS, Nature-based Solutions)으로 전면적 전환이 시급하다.

동천 수질 악화의 원인 중에는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복개 콘크리트 구간 내에서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문제도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차도로 쓰이는 복개 구조물을 과감히 걷어내고 햇빛과 바람이 통하는 자연형 수로를 만들어야 한다. 바닷물을 억지로 끌어올리는 방식 대신, 자연적인 수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만들어야 한다. 국립공원 백양산 성지곡 수계의 계곡수를 부전천 상류에서 직유입시키고 또 주변의 여러 곳에서 유지용수를 확보(특히 낙동강 물을 도입)해 공급함으로써 동천의 자정 능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비가 올 때 도로, 상가, 대형 빌딩의 오염물질이 동천으로 바로 직접 쏟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서면 일대에 저영향개발(LID, Low Impact Development) 기법을 대대적으로 도입해서 그린 인프라를 활용한 비점오염원 차단에 노력해야 한다. 식생 체류지, 빗물 정원, 투수성 블록을 설치하여 빗물이 토양으로 먼저 흡수되어 자연 정화된 후 동천으로 흘러들도록 만들어야 한다.

금융단지와 주거지가 밀집한 개복구간의 수변에 콘크리트 수직 옹벽을 철거해서, 경사면을 따라 식물의 뿌리가 오염물질을 여과·흡수하고, 미생물이 이를 분해하는 천연 수질정화 필터 역할을 하는 수생식물이 자라게끔 완충 녹지를 조성하는 것에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동천 개복구간의 양쪽 호안의 폭을 넓혀서 차도를 1차선으로 만들고 교량(범일교, 범5호교, 무지개다리, 성서교, 범4호교)을 이용하는 일방도로화를 하여야 한다. 동천 하류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의 감조구간이라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태풍 시 침수 위험이 많다. 하류 콘크리트 호안을 뜯어내고 완만한 경사의 기수역 습지와 인공 갯벌을 조성해 조석의 충격을 흡수하여 도심 홍수를 예방하는 완충지대를 조성한다.

그러면 하류 감조구간에서는 기후 탄력적 연안 습지 복원 또한 좋은 구상이 될 수 있다. 이산화탄소를 격리·저장하는 블루카본 거점으로 모래톱과 자갈 여울, 어도를 조성하여 북항 바다의 해양 생태계와 동천의 수생 생태계가 연결되면 기수역 어류가 정착할 수 있는 통로와 서식처도 마련할 수 있다. 그러자면 동천 하구에서는 당장에 미55보급창 부지가 해결되어야만 할 것이고 북항재개발지에 있어서도 동천과 긴밀하고 치밀한 계획이 붙어야 할 것이다.

동천에 자연기반해법(NbS)을 성공적으로 적용할 경우, 수질 개선을 넘어 막대한 사회·경제적 가치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동천 수질은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수질(2급수 이상)로 개선되고 악취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수변 녹지는 서면 금융단지 일대의 열섬현상을 완화시키는 도심의 에어컨이자 바람길이 되는 것이다. 콘크리트 지하박스 내 구조물의 정기 준설과 유지보수에 드는 예산도 획기적으로 절감된다. 살아나 숨쉬는 동천은 싱가포르의 비샨 공원처럼 전 세계 관광객과 시민이 찾는 생태 친수공간이자 매력적인 도시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주변 서면 상권과 북항재개발 지구에도 긍정적인 경제 파급효과를 유발하게 된다.

단기적인 토목 공사식 접근을 지양하고, 동천을 중심으로 해서 지천과 지류들을 하나의 유역권으로 묶어서 관리하는 부산형 블루-그린 네트워크 계획을 속히 수립해서 진행해야 한다. 긴 호흡으로 수질·악취·생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여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야만 한다. 동천의 자연기반해법 복원은 단순히 동천만을 위한 정비 사업이 아니다. 이는 환경위기 시대에 있어서 회색 콘크리트 도시인 부산을 탄력적이고 지속가능한 녹색 생태도시로 대전환하는데 핵심 시금석이 될 것이다.

동천을 자연기반해법으로 콘크리트 복개의 철거 및 상권 도로 축소가 이어진다면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의 반발도 클 것이다. 따라서 초기 계획 단계부터 민·관·학 협력 거버넌스 활성화로 지역민, 환경 단체(숨쉬는 동천 등), 전문가, 부산시가 수시로 소통할 수 있는 협의체를 운영해야만 하는 것이 기본 수칙이다. 시민들에게는 방재효과와 친환경 상권 활성화 이익 등이 자연기반해법으로 인해서 따르게 됨을 알리는 투명한 과정과 동의를 구해서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필수적인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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