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환경 변화와 복합재난위기 극복 전환 방안 모색
[기고] 기후·환경 변화와 복합재난위기 극복 전환 방안 모색
  • 박미영 기자
  • 승인 2026.08.25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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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보정 세계기후변화종합상황실 부산본부장(환경교육사)

21세기는 '기후 위기 사회'라 불린다. 위험이 인류의 통제 범위를 넘어선 듯 일상화되었고, 이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운 국가나 지역은 어느 곳도 없다.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위험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것을 꼽으라면 기후변화일 것이다. 산업화에 따른 화석연료 사용 급증과 육식 위주의 식생, 자원을 취하고 버리는 생활방식이 막대한 온실가스를 발생시켜 지구 온난화와 대규모 자연재해를 유발했다는 인식이 이제 국제사회의 공식 합의한 바이다.

조보정 본부장(본인 제공)

1. 기후 위기는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위기다
지금 기후 위기는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24년은 175년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였으며, 연평균 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55℃ 상승해 처음으로 1.5℃ 임계값을 넘었다(WMO). 1.5℃는 파리협정이 정한 상징적 한계선이다. 단일 연도의 초과가 곧 파리협정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IPCC는 장기적으로 1.5℃를 2030년대 초에 넘을 것으로 보고 있어, 유예의 시간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IPCC AR6).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도 2015년 연평균이 처음으로 400ppm을 넘은 뒤 계속 상승해, 2024년 전 지구 연평균은 약 422.8ppm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2025년에는 계절적 최고치가 430ppm을 넘었다(NOAA Climate.gov; NOAA GML). 1.5℃에서 멈추지 못하면 자연재해가 빈번해지고, 사막화·식수 부족·식량 위기가 앞당겨지며, 인류 생존의 토대가 흔들린다.

극심한 폭염의 인명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2003년 8월 프랑스 폭염은 약 1만 5,000명의 초과사망자를 냈고, 유럽 전체로는 3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PMC/INSERM). 고령자와 어린이가 가장 취약하다. WMO에 따르면 1970~2019년 기상·기후·물관련 재난은 약 11,000건 사망자 200만명, 경제적 손실 약3,64조 달러 (한화 약4,222조원)에 달한다. 이 기간 기상기후, 물재난은 전세계 재해의 50%, 사망자 45% 경제적 손실의 74% 대비,  약 5배, 경제적 피해는 약 7배 증가했으며, 1970~2021년 누적 경제손실은 4.3조 달러에 달한다는  손실 현황이 보고되고 있다.(WMO Atlas). 기후변화에 대비하려면 인류의 산업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의 흡수량과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매년 4월 22일 '지구의 날'이 이를 환기한다.

2. 복합재난 시대, 한국과 부산의 취약성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 현상이지만, 한국은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거대 대륙인 아시아와 거대 대양인 태평양 사이에 놓인 탓에 태풍·장마·가뭄·황사·한파·폭염 등 기상현상이 해마다 되풀이된다.

최근 그 강도가 눈에 띄게 세졌다. 2024년은 한국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해 가운데 하나였고, 서울의 열대야 일수는 33일 연속을 기록해 1907년 현대 관측 이래 최장 기록을 세웠다(Korea JoongAng Daily). 1910년대와 비교해 2020~2024년 열대야 일수는 4배 넘게(6.7일→28일), 폭염 일수는 약 2.2배(7.7일→16.9일) 늘었다(Korea JoongAng Daily). 폭염 관련 환자와 사망자도 매년 증가 추세다. 폭염·집중호우·태풍 등 복합재난은 인명 피해와 더불어 도로 침수·유실·토사유출·산사태·시설물 피해로 이어지며, 자연재난과 사회적 재난이 겹치는 양상이 상시화하고 있다.

이런 위기는 식량·물 안보로도 연결된다.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 식량 위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최대의 위협이다. 역사상 많은 국가가 무너진 배경에 식량 위기가 있었다. FAO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굶주린 인구는 약 7억 3,300만 명(전 세계 11명 중 1명, 약 9.1%)에 달한다(FAO SOFI 2024). 한국의 식량자급률(식량용 곡물 기준)은 2024년 약 48%에 그치고, 사료용까지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약 22%로 OECD 최하위권이다(조선비즈 보도). 특히 북한의 식량 사정과 통일이라는 과제까지 고려하면, 식량 안보는 풀어야 할 최대 현안이다.

3. 자연기반해법과 자원순환·에너지전환
생태계 보전은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이다. 산림·농지·하천·습지·갯벌·해양은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생태계의 기반이다. 국제사회는 이를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s)'이라 부른다. 도시도 녹지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 회복력을 갖춘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면 물리적·사회적 회복력을 함께 키울 수 있다. IPBES 전지구평가는 현재 멸종 속도가 과거 1천만 년 평균 대비 최소 수십~수백 배 높다고 경고하며, 최대 100만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힌다(IPBES). 야생생물 서식지인 보호지역과 주변 산림·하천·습지를 탄소 저장고로 보전하는 일이 곧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자원순환과 폐기물 관리도 간과할 수 없다. 소비재는 자원 추출·제조·배송·포장·처리·폐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2026년 1월부터 수도권에서 가정폐기물을 소각·재활용 없이 직매립하는 것이 금지되었고, 같은 직매립 금지 조치는 2030년부터 전국으로 확대된다(Korea Times). 이는 매립 중심에서 재생·순환 중심으로의 전환이다. 폐기물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친환경 자원화로 새로운 상품으로 전환하고, 매립 없는·2차 환경오염 방지·탄소제로 폐기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민관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에너지 전환은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 요소다. 한국은 2050 탄소중립을 법제화(2022년 시행)했고, 2030 NDC로 2018년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한다. 2025년 11월에는 2035 NDC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으로 상향 제시하며 다음 단계를 그렸다(환경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은 정부가 산림·농경지·초지·습지·정주지·바다숲 등에서 탄소 흡수원을 조성·확충할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 도시숲은 탄소 흡수, 유수 저감, 대기오염 개선, 에너지 비용 절감, 생물 다양성 등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도시숲 조성·관리법(2020년 제정)과 탄소중립기본법(2022년 시행)의 정신을 현장에서 실현해야 한다. 그린수소·탄소 포집 등 기후기술과 에너지 프로슈머(생산·소비·저장·판매) 시대로의 전환도 이 흐름 속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4. 시민교육·거버넌스·국제협력
기후 문제는 국가만의 과제가 아니다. 지자체가 협력해 온실가스 저감과 문제 해결을 주도해야 하며, 어느 한 국가나 지역이 온실가스를 줄인다고 해결되지 않으므로 전 세계가 협력해야 한다.

국제협력의 방향도 바뀌고 있다. 2024년 11월 COP29(바쿠)에서는 선진국 주도로 개도국 기후재원을 연 3,000억 달러(2035년까지)로 확대하는 신기후재원목표가 합의되었고, 공·사 민간 자금을 합쳐 연 1.3조 달러 규모로 확대하는 '바쿠-벨렘 로드맵'이 출범했다(UN News). 2025년 COP30(벨렘)은 적응과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을 중심 의제로 삼았다(EU Climate Action). 한국은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중앙정부·지자체가 함께 노력해야 하며, 국제화와 거버넌스 협치를 지구 차원에서 구축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정부(정책·추진)·기업(ESG·사회적·환 경적 책임)·NGO·NPO가 상호협력·상생·선순환하는 제5섹터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동시에 시민은 학습하고 실천하는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기후 위기 대응과 2050 탄소중립은 우리 경제·사회 구조에 거대한 전환을 요구한다.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 사회에서 아껴 쓰고·생산하고·순환하고·재생하는 사회로의 변화다. 청년 일자리·사회적 일자리와 연계해 기후·에너지 전환 인력을 육성하고, 환경교육과 범국민 캠페인으로 시민 의식을 제고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가 곧 지속 가능한 발전을 선도하는 저탄소 경제로의 체질 전환이다.

5. 부산의 물길, (낙동강 하구와 동천)
고대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는 "물은 만물의 시원"이라 했다. 모든 생명은 물에서 시작되고 물로 이어진다. 세계 문명은 강에서 시작되었고, 오늘날도 깨끗한 물의 보존은 건강한 국토문화의 알파요 오메가다. 어떤 국가든 물 관리에 국가기능의 핵심을 둔다는 '치수 국가'의 의미는 익히 알려져 있으며, 치수는 문명국과 비문명국, 선·후진국을 가르는 지표이기도 하다.

그 물의 근원을 잘 간파할 때, 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의 위상과 지속 발전 가능성도 모색할 수 있다. 부산의 젖줄인 낙동강과 원도심 산업화의 터전인 동천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일이 그 핵심이다. 부산은 산·강·바다를 품은 천혜의 자원환경을 갖추었고, 낙동강과 동천은 바닷물과 합류하는 하구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부산은 낙동강하구 일대(을숙도·맥도 생태공원 등 약 798만㎡, 약 242만 평)를 국내 1호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해 2024년 9월 26일 '낙동강하구 국가도시공원 범시민추진본부'를 출범시켰고, 이어 2026.8.24 대한민국 제3호 부산낙동강국가정원(삼락생태공원중심) 지정을 위한 범시민추진협의회의 시민공감 심포지엄 개최 등 지정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과 시민참여를 이어가고 있다(breezeinflow).  또한 부산시는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이자 천혜의 자연생태를 갖춘 을숙도가 국립자연유산원의 최적지로 2024년 10월 부산 유치가 확정 선정되어, 본격적인 사업(국고지원1,200억원 규모, 2031 준공 예정) 추진의 발판을 마련했다.

국립자연유산원이 들어서면 천연기념물과 명승 등 국가 자연유산을 전문적으로 연구·보존·전시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와 같이 낙동강하구 일원이 세계적 기후 위기에 대한 국가적 실천 대응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이곳은 자연기반해법과 탄소 흡수원, 생물 다양성 보전, 시민 친수 공간을 한데 담는 복합 생태 거점이 될 수 있다. 나아가 부산이 탄소중립 녹색성장 도시, 복합재난 재해로부터 안전한 도시, 시민이 행복한 도시로 나아가려면 재해경감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자연재해 피해를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정부 부처의 재난 대응 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강화하고, 인명(취약계층) 피해를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시민이 정책 효과를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편리한 공원에·생태 텃밭 정원 ·가든 공간 조성, 기후·환경 체험 존 마련 등 다중 복합 기능 공간을 통한 범시민 캠페인·상설체험활동도 기후 위기 극복의 결집 방편이 될 것이다.

6. 맺음: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시간
기후 위기로 인한 멸종과 붕괴의 위기가 눈앞에 닥친 비상 상황이다.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감돈다. 그러나 절박함은 절망이 아니라 전환의 동력이 되어야 한다. 2024년이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였음을, 1.5℃ 임계값이 이미 일시 넘어섰음을, 그리고 한국이 2035년 감축목표를 53~61%로 상향한 것을 직시할 때, 남은 시간은 행동으로 채워야 한다.

자연을 지배하려는 욕망을 버리고, 생명의 질서와 리듬을 되살리며, 자연이 좋아하는 삶을 추구하는 길. 생산과 소비·생활 습관을 바꾸고, 자연기반해법으로 도시의 회복력을 키우고, 자원을 순환·재생시키며, 에너지를 전환하는 일. 그 변화는 나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린이·청소년·시민은 미래의 기후 지식과 기술을 발굴하는 역량을 훈련하고 개발해야 한다. 부산의 낙동강하구와 동천이 시민에게 칭송받는 명품 친수·생태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하며, 우리가 재해경감과 생태 회복에 온 힘을 기울일 때 기후 위기는 기회로 전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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