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 "합포해전 관련 적극 행정" 촉구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 "합포해전 관련 적극 행정" 촉구
  • 김봉우 기자
  • 승인 2022.11.16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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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안된 합포해전지 승첩길, 안내판 없애야"
"임진왜란 관련 문화관광 콘텐츠 활용 늘려야"

임진왜란 당시 합포해전지 장소에 대해 창원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대표 김성곤)는 16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합포해전지 관광안내판과 합포해전 승전길, 북원로터리에 있는 합포해전 안내판 등이 잘못되었다. 지금의 합포해전지가 아닌 다른 장소가 합포해전지 일 수 있다"며 "기존에 만들어 놓은 관광안내판과 합포해전 승전길을 없애라”고 촉구했다.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가 16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합포해전지 관련 연구를 새로 해야 하며, 창원시가 문화관광 콘텐츠로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사진=김봉우 기자)

1592년 음력 5월 7일(양력 6월 16일) 거제 영등포에서 왜선 5척을 쫓아가 합포에서 왜선 5척을 분멸한 것이 합포해전이다. 이순신 함대가 두 번째 전투를 치르고 승리한 해전이다.

1970년대 합포해전지는 현재 마산합포구 일대를 규정하였는데, 1990년대 진해 합계라는 주장이 등장하다가 2000년 들어 합포해전지는 진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되었으며 진해시는 합포해전지를 합계로 지정했다.

이렇게 진해 합계로 정한 것은 '임진장초 옥포파왜병장'에 나오는 웅천지합포전양(熊川地合浦前洋) 때문이다. 창원에 있던 합포가 아닌 웅천땅에 있는 합포를 이야기하고 있는 이유이다.

또한 학자들은 “오후 4시부터 추격해 해질녘에 상륙이 가능한 곳은 웅천 합포 외에는 불가능하고, 현재까지 진해에 합포라는 지명이 남아있으며, '임진장초'에는 창원 땅 마산포(고려시대의 합포)라는 지명이 따로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는 “신시에 추격하여 해질녘에 상륙이 가능한 곳은 웅천 합포(합계)이외 상당히 많다. 당시 5월 7일(양력 6월 16일)은 하지와 가까운 날이라, 평균 일몰 시간이 오후 7시 40분 이후이고, 일몰 후 30분이 지나야 어둠이 진다"며 "현재 마산합포구와 성산구 삼귀동, 신촌동까지 배가 들어올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즉 해가 지려면 4시간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에 반해 합계는 거제 영등포에서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로 그동안 학자들이 주장한 내용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임진장초에는 밤중에 노를 재촉하여(乘夜促櫓) 창원 땅 남포(현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난포리) 앞바다로 와서 밤을 새웠다는 부분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즉 야밤에 합포에서 남포까지 노를 저었다는 것이다"며 "진해 합계에서 남포까지는 1시간 20분 거리이고, 합계에서 출발했다면 해가 지기 전에 남포에 도착하는 점을 놓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합계는 근대에 생성된 마을 지명일 가능성이 많다. 합계가 합포해전지라면 조선시대에도 합포라는 지명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웅천 땅에 합포라는 지명은 나오고 있지 않다"며 "1899년 웅천읍지에 표시된 자료를 보면 합계 자리에 모란포가 나온다. 합포와 모란포는 한자와 지명 모두 다르다”고 주장했다.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가 16일 오전 경남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합포해전지,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김봉우 기자)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는 “2019년과 2020년 3차례 해상 답사를 하면서 합포해전지가 합계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며 "지난해 이봉수 여해재단 이순신학교장의 '합포해전지 위치 비정(比定)에 관한 연구' 논문이 발표됐고, “합포해전 토론회”에서 나온 고지도 등을 통해 합계가 합포해전지가 아님을 또다시 증명했다"고 밝혔다,

김성곤 대표는 “합포해전지가 아닌 곳에 예산을 들여서 만든 승전 길, 안내판은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잘못 전달될 가능성이 많으므로 잘못된 정보가 있는 승전 길과 안내판은 사라져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으로 합포해전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창원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더 많은 논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예산을 들여 만든 안내판으로 인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이다.

다른 시군에서는 임진왜란 해전지를 관광지로 개발하거나 홍보하고, 축제를 여는 것에 비해 창원에서는 안골포해전 이외 행사를 하고 있지 않다. 다른 곳에서는 관광자원은 물론 문화콘텐츠로 접근하는 것과 달리 창원시는 상당히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은 회견문 전문이다.

1592년 음력 5월 7일(양력 6월 16일) 신시. 거제 영등포에서 왜선 5척을 쫓아가서 분멸한 곳이 바로 합포이며 그 해전이 합포해전이다.

합포해전은 옥포해전 바로 다음 일어난 해전으로 이순신함대의 첫 번째 출정이고 2번째 전투가 벌어진 해전이다. 옥포해전의 경우 옥포대첩축제가 60회나 열리고 있는 것에 비해 합포해전에 관한 역사적인 재현은 고사하고 위치에 대한 고증도 의심을 받고 있다.

창원시에서 열린 해전인 안골포해전에 관하여 행사를 하는 것에 비해 합포해전에 관하여는 아무런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현재 진해구 원포동 합계마을에 가면 합포해전지 기념비를 만들어 놓았으며, 진해바다 70리길 안내판 3구간을 합포승전비길이라 부르고 있다. 또한, 이순신장군동상이 있는 북원로터리에는 진해 3대 해전중 합포해전지가 진해 합계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합포해전이 진해구 원포동 합계마을이라고 정의한 것은 1990년대부터 시작하지만 2008년 ‘21세기 이순신 연구회’의 토론 끝에 합포해전지를 진해 합계로 비정했던 것을 근거로 삼고 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당시 진해시에서는 합계마을을 합포해전지라 비정하였으며 통합 창원시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합포해전지가 합계마을로 지정이 되었다.

이후 2014년부터 합포해전지 관광안내판은 물론 둘레길을 만들어 놓았으며, 시민은 물론 외지 관광객들이 찾아와 SNS를 통해 널리 퍼지고 있다.

하지만 합계마을이 합포해전지가 아니라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었고, 본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에서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합포해전 뱃길을 따라 답사하고 현재의 합계가 아님을 발표했다.

또한, 2021년 “합포해전지 위치 비정(比定)에 관한 연구’ 논문이 발표되었고,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가 주최 주관하고 창원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합포해전 토론회”에서 합포해전지 장소는 합계가 아님을 밝혔다.

그런데도 여전히 합계가 합포해전지라 홍보를 하고 있고, 이순신국제리더십센터에서는 진해 3대 해전 투어에 합계를 포함하고 있으며, 시낭송 대회도 진행하고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 시민 그리고 관광객에게 더 정확한 장소를 알리는 것이 창원시가 할일 일 것이다.

창원시는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합포해전지에 대한 규명을 나서기 바란다. 이를 통해, 더욱 정확한 장소 선정을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지난 2020년 2월에 열린 제1회 이순신 정론 확립 전문가 토론회처럼 여러 개의 토론이 아닌 오직 합포해전에 관해 토론회가 개최되어야 할 것이며 합계를 주장하는 학자들만 채울 것이 아니라 반대 토론자도 출연시켜야 할 것이다.

합포해전지 장소에 대한 비정은 진해냐? 마산이냐? 형식의 소지역이기주의가 아니고, 보다 객관적이고,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공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후세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될 것이다. 창원시는 물론 창원시의회 그리고 이순신국제리더십센터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후세들에게 부끄러운 일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창원시는 창원의 역사를 바로잡자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22년 11월 16일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 대표 김 성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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