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하구지키기 전국시민행동, 대저대교 최적노선 추진
범시민운동본부 회견 "환경단체와 논의과정 무시" 갈등 지속
부산시가 막동강을 가로지르는 대저대교를 원안대로 추진하려 하자 환경시민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강서구 식만동과 사상구 삼락동을 잇는 '대저대교' 건설을 당초 원안대로 유지하는 내용을 담은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이달 중에 제출할 계획을 밝히자, 부산지역 환경ㆍ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환경시민단체들은 "박형준 부산시장이 민관 라운드테이블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데 대해 사과하고, 지속 가능한 부산의 미래 청사진을 부산시민 앞에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낙동강하구지키기 전국시민행동과 낙동강하구 대저대교 최적노선 추진 범시민운동본부는 16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부산시의 주장이 사실과 너무도 다르기 때문에 원안 강행은 부당하다"며 "시가 대안 노선을 위해 환경단체 등과의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환경부가 2021년 6월 부산시의 대저대교 원안과 다른 4개의 대안 노선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같은해 8월 전국 85개 시민단체가 모여 대저대교 최적 대안 노선 선정을 위한 범시민 운동본부를 발족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대안 노선 수용 불가' 입장부터 명확히 해 왔다는 주장이다.
시민단체는 "부산시는 대저대교 건설의 필요성으로 가장 먼저 내세운 교통량 문제를 사실과 다르게 밝혀왔다"고 지적했다. "부산시 전체 교통량은 2016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계속 감소하고 있고, 낙동강 횡단 교량의 교통량도 2016년 53만 5208대에서 2020년 52만 8677대로 감소하는데, 부산시는 2025년 73만 6000여 대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는 비판이다.
환경시민단체들은 "부산시는 환경영향평가법을 준수하고,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를 공정하게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국가 전문기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대저대교 부산시 원안 노선은 '멸종위기종 큰 고니의 먹이터와 잠자리가 있는 핵심지역을 관통해 서식지 파편화를 초래한다'는 결론을 진작에 내렸다"며 "환경영향평가법 28조는 환경훼손 또는 자연생태계의 변화가 현저하게 우려가 있거나 생태적으로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는 경우 사업의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는데, 시가 원안대로 밀어붙이려는 것은 환경영향평가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말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대저대교는 강서구 식만동과 사상구 삼락동을 잇는 총길이 8.24km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총 3956억원(국비 1518억원)을 투입한다. 2006년 국토교통부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 사업에 선정돼 2014년부터 국비를 매년 확보했다.
하지만 2019년 부산시가 현장조사 없이 환경영향평가서를 쓰고, 조사 시간을 부풀린 사실이 확인돼 사업이 중단됐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대안 노선 4개를 제시했으나 의견이 엇갈리고, 환경시민단체들이 이의를 제기해 수차례 논의를 시도했지만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