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부산 쏠린 융자형 임대주택, 중소건설사 대출 갈아타기용 전락
70% 부산 쏠린 융자형 임대주택, 중소건설사 대출 갈아타기용 전락
  • 양삼운 기자
  • 승인 2023.10.19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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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의원 "주거취약계층 공급물량 38.3% 불과, 정책취지 실종"
1.5% 저리 170억원 대출받은 업체에 법인·개인 중복지원도 있어..

한국부동산원이 관리하는 융자형 집주인 임대주택 사업이 주거취약계층에게 저렴하게 장기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책취지를 상실하고, 사실상 부산지역 소수 건설업체에 혜택이 돌아갔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인호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사진제공=최인호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부산 사하갑) 국회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업시행(2018년) 후 올해 8월까지 융자형 집주인 임대주택의 대출실행 건 중 약 70%가 부산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1만 7,286호 중 1만 1,973호가 부산에 쏠려있었고, 경기도가 1,508호, 제주 964호, 서울 598호, 충남 442호, 경남 398호 등의 순이었다.

융자형 임대주택 사업은 지어진 지 20년 이내의 주택을 민간 임대 사업자가 무주택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등에게 시세의 85% 수준에 공급하면, 1억 한도 내에서 1.5% 저리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정책금융상품이다. 민간임대사업자들은 융자받은 자금으로 기존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임대보증금 반환, 주택계량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정책의 혜택이 주거취약계층이 아니라 부산지역 일부 민간임대사업자들에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부동산원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우선공급자(청년, 신혼부부, 고령자)에 임대된 건은 전체의 38.3%에 불과했다. 물량이 쏠린 부산의 경우도 우선공급자 비율이 39.9%였다. 주거취약계층에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정책의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반면 특정 민간임대사업자에게는 혜택이 돌아갔다. 올해 8월 기준 누적 융자액 상위 10개 사업자 모두 소재지가 부산이었고, 누적 융자액만 1,205억원이었다.

한국부동산원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융자액이 가장 많은 법인 A는 213개 호실에 대해 총 170억 1,500만원을 받았다. 그런데 상위 20개 사업자의 주소지, 대표자명을 교차분석한 결과, 법인과 대표자 개인이 중복 지원 받은 경우도 있었다. 127억원을 지원받은 상위 3번째 업체 C와 123억원을 지원받은 상위 5번째 업체 E의 주소지가 동일했고, 126억원을 지원받은 상위 4번째 개인사업자 D는 상위 7번째로 106억원을 지원받은 G의 대표였다.

사실상 동일업체, 동일인이 각각 250억원, 226억원의 중복 지원을 받은 셈이다. 정책 설계가 미흡했던 탓에 중복 지원 제한 규정이 없었던 탓이다. 이들은 모두 중소 민간업체에 적용되는 고금리보다 훨씬 저렴한 1.5%의 금리를 적용받아 큰 혜택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부와 부동산원은 특정 지역에 융자 지원이 쏠린 이유에 대해 “상품을 취급하는 우리은행의 부산지점에서 영업이 활발히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인호 의원실은 "제도 설계가 미흡했던 탓에 저리 융자 혜택을 염두에 둔 부산지역 일부 중소 업체들에게 중복 지원 등 무분별한 지원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토부는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2022년 3월 뒤늦게 사업자 1개 업체당 융자한도를 30억원으로 제한했다.

최인호 의원은 “좋은 취지에서 설계된 사업이지만, 당초 취지와 달리 정책의 수혜 대상이 뒤바뀌어버린 상황이 됐다”며 “국토부와 부동산원이 해당 사업이 중소 건설사들의 대출 갈아타기용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조속하게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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