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 해수부와 부산, 누가 어떻게 살릴 수 있나
[청풍명월] 해수부와 부산, 누가 어떻게 살릴 수 있나
  • 양삼운 발행인
  • 승인 2025.06.2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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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혁명으로 탄생한 국민주권정부가 보름을 넘기며 점차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축하와 기대가 함께 하는 가운데 염려와 당부도 필요함을 곳곳에서 느끼게 하는 시절이다. 

탄핵으로 인한 60일 만의 조기 대선으로 곧바로 취임하며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한 이유로 상당히 부자연스런 상황이 눈에 띄곤 하지만, 그래도 세계 무대에서 당당하게 외교활동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을 보며 10대 무역대국이자 세계 5위권의 군사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찾아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젠 국민들의 살림살이를 챙겨야 할 때이다.

 

추가경정예산안을 시작으로 새 정부의 각종 경제사회 정책들이 쏟아질 것이다. 국정기획위원회가 부처 업무보고를 다시 받겠다고 할 정도로 국정철학을 이해하지 못한 공직자들이 많은 모양이다. 아니라면 까칠하고 예민한 위원들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겠다. 

국무총리 인사 검증부터 격돌이 벌어지고 있다. 늘 그렇지만 어디서 이상한 사람들만 골라들 내시는지... 역대 어느 정부치고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완벽한 삶을 산 분들을 추천하는 경우는 드물고, 늘 이상한 점이 드러나는 이들을 최고랍시고 내미는 베짱들은 어디서 유래하는지 사뭇 궁금하다. 사람 보시는 눈들이 그리 없으신가?

질문하는 기자에게 어디 소속이냐고 되묻는 건 '들켜서 부끄럽다'는 반증일테고, 이상한 점이 있더라도 청문위원을 검증하겠다는 것은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총리 후보자 검증 시간이다. 새 정부의 인사 추천이 사임한 민정수석비서관 수준에 그친다면 새로움이 도대체 무엇이며,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는 비판을 일찍이 새겨야 한다.

수도권 일극주의 심화로 국가소멸 위기론이 팽배한 시점에 다소 급작스럽긴 했지만 부산으로 해양수산부를 이전하겠다는 공약은 주목을 받았다. 사상 최초로 민주당 계열 대선 후보가 부산에서 40%대 득표율을 얻을 정도로 이 대통령은 특별한 연고가 없는 후보로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곧바로 국무회의에서 이전 준비를 지시한 것도 눈에 띈다.

이왕 옮겨올 바에야 재배치를 하는 김에 조직을 개편할 필요도 있겠다. 해양수산 관련 업무를 분석해 조선과 수산식품, 해양관광 등 직접적인 관련이 많은 업무들을 통합해 함께 이동시키면 해양수산 클러스트로 집적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적인 북극항로 개척까지 염두에 둔 광범위한 이전과 가덕신공항 적기 개항 등을 통해 해양수도 부산을 반석 위에 올린다면 11개월 후의 지방선거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을 누가 잘 할 수 있을 지는 각종 논의 과정에서 전문성과 추진력을 점검하면 될 일이다.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 최인호 전 국회의원, 전재수 의원 등 정치인은 물론 임기택 전 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 남기찬 전 부산항만공사장 등 전문가들까지 두루 거론되고 있다. 다만 내년 선거에 시장 후보로 나설 사람은 입각과 병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신중하되 올바른 인선으로 부산은 물론 울산과 경남 등 동남권과 지역의 희망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적임자를 낙점해야 할 것이다.

지방소멸 위기 속의 부산은 여러 지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박형준 시장이 4년여간 열심히 시정을 이끌어온 성과일 것이다. 다만 2030국제박람회 유치 실패와 문화예술계의 반대가 극심한 퐁피두 미술관 분관 유치 추진, 최근의 가덕신공항 부지조성공사 계약 무산 등으로 인한 민심이반의 단면도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3선보다는 새 인물을 찾자는 움직임도 있다. 6선의 조경태 의원부터 4선 김도읍ㆍ이헌승 의원, 재선 박수영 의원까지 출마설이 무성하다. 다만 야당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현직 시장이 출마할 경우 경선보다는 추대로 국민의힘 예선은 싱거울 수도 있다. 어쨋든 정무라인들이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계절로 접어들었다. 전국동시 지방선거에 나설 시의원과 구청장들의 정치활동도 두드러지면서 박 시장은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해수부 장관 후보들과 함께 박 시장과 경쟁했던 변성완 전 시장 권한대행, 박재호 전 국회의원, 이재성 시당위원장 등에다가 최근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이름도 나온다. 물론 조국 전 혁신당 대표도 거론되지만 현실성은 낮아보인다. 그만큼 박 시장의 위상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거물급을 투입할 정도로 시장선거가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이래저래 부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피란수도로 유엔군 묘역이 있는 국제평화도시이자, 지방분권의 거점도시인 해양수도로 육성해야 할 전략도시로서 부산의 위상을 제대로 평가해야 할 시점이다. 북극항로를 연결하는 동북아시아의 핵심 기점이 될 부산을 향한 각계의 구애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해사법원과 HMM 등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사명감과 자신감에 불타는 시민들의 눈높이에 누가,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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