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정담] 춘래불사춘에서 성하까지
[해변정담] 춘래불사춘에서 성하까지
  • 양삼운 발행인
  • 승인 2025.05.02 0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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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하시다. 민주공화국의 실상이 낯낯이 드러나고 있어 씁쓸한 날들이다. 입하를 앞둔 대한민국은 여전히 춘래불사춘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하다. 독자제현들께 문후를 여쭙는다. 밤새 안녕하신지...

양삼운 발행인

어제 오후 3시 대법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하고 돌려보냈다. 무죄 판결에 대한 뒤집기로 해석된다. 대법관 14명 가운데 재판업무를 보지 않는 법원행정처장과 회피 신청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제외한 12명이 참여한 전원합의체가 전례없이 신속하게 10대 2로 결정했다.

이재명은 유죄인가? 이에 대한 판단은 민주 시민들마다 색다른 해석들을 하실 것이다. 인간적인 면모부터 정책과 비전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분석과 평가를 거쳐 지지 여부를 정하실 것이다. 물론 언론과 전문가들의 평가를 참고하실 것이다. 민주적인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 30여일 후면 자유민주주의 헌법에 따라 실시하는 선거에서 전 국민 유권자들이 선택할 것이다. 그런데 뭐가 그리 조급한지 대법원이 갑자기, 상당히 이례적으로 참전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심의을 거치며 상실감이 컸을까? 대법원은 헌재를 한 수 아래로 본다는 말이 있다. 각자 역할이 다른 거일 뿐인데, 그 가당찮은 서열 의식으로 굳이 우열을 가리려 든다. 그게 뭐 그리 중요한가? 과연 이 시대의 현실을 반영하고, 미래를 향한 바람직한 역할을 하느냐를 고심해야 할텐데...

새 정부는 개헌과 함께 사법 기관들의 역할과 권한을 재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아니 시민적인 요구가 그러할 것이다. 민주적인 의회가 따르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법원의 이런 선택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자격심사제를 비롯한 특혜를 줄이는 일은 방어할 자신이 있는 모양이다. 개혁을 지향하는 정치인들의 실력을 두고 볼 일이다. 다만 같은 변호사인 경우는 녹록치 않겠지만...

하여튼 쓸데없는 짓을 한 건 분명해 보인다. 대법관들을 향한 날선 공격들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 견딜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번에 들어설 정부는 누구든 간에 특혜를 부정하고 슬기로운 배분에 집중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제발 구시대적인 보따리 지키기 자세는 해제하시기 바란다. 더불어 함께 나누는 사회로 같이 걸어가시기를 소망한다.

계절은 이미 기후위기에 걸맞게, 안타깝지만 여름이 시작된 듯 하다, 시작된 듯 하다가 어느새 한창이듯이, 다가오는 권력 앞에 겸허해 지기를 당부한다. 아무리 각고의 노력을 다했더라도 시간은 제한적이고, 시작과 동시에 누수는 시작된 것이 역사이고, 정석이다. 나는 예외일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시고, 겸손하고 올바른 자세로 역사의 짐을 담담하게 지고 가시기 바란다. 오늘도 태양은 늘 그렇듯이, 가볍게 지구를 감싸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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