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마지막 4년차를 맞아 성과를 정리하고, 남은 임기 시ㆍ도정 방침을 정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마음이 바빠지니 몸도 피곤해지고, 날씨도 무더우니 짜증이 느셨다는 말들이 나돈지 오래다. 마음이 지치고 힘겨울 때 실수가 나올 수 있다. 편안한 사이일수록 조심할 일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한지 30년이 되었다. 1990년 3당합당으로 민주자유당이 200석 이상을 차지하자 위기를 느낀 김대중 민주평화당 총재가 목숨을 건 단식투쟁으로 받아낸 지방자치제가 우선 1991년부터 광역과 기초 의회부터 구성해 관선단체장을 견제하다가 다음 임기인 1995년부터 단체장까지 뽑는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출발했다.
재정권과 조직권 등 기본적인 자치권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지역별로 자생적인 활로를 찾기 위해 단체장과 의원들이 각고의 노력을 해온 결과 오늘날 이만큼의 자치권이라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수많은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언론이 나서 단체장과 의회를 비판하고 견인한 것은 물론 유권자들의 각성과 참여가 이뤄낸 소중한 성과일 것이다. 물론 기생충들이 여전하긴 하지만...
급작스런 한밤중의 비상계엄으로 인한 사실상의 내란상태를 거쳐 6개월 만에 새로 출범한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주권정부가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정책추진을 보여주고 있어 약간 기대가 되긴 하지만, 여전히 강고한 수도권 일극주의와 엘리티즘을 넘어 진정한 분권과 균형을 이뤄내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공력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수도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인 부울경의 용틀임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해수부 이전을 비롯해 북극항로 개척까지 담대한 구상을 발빠르게 추진하는 새 정부와 함께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두겸 울산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의 지혜로운 대응이 시급한 지점이다.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으로서 더불어민주당 정부와 협력하며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 곤혹스럽긴 하겠지만, 초지일관의 자세로 시도민의 권익과 지역발전을 위한 큰일꾼의 마음으로 분골쇄신하기를 기대한다.
부울경 출신의 대통령들은 많았지만 각별한 성과가 부족했다는 지적 속에 기초와 광역 단체장을 역임한 이 대통령의 정책집행과 부울경 광역단체장들의 절묘한 조화와 타협으로 800만 시도민들이 살기 좋은 부울경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진짜 대한민국의 행복한 대한국민으로 가득한 살기 좋은 나라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