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야일보=성태호 기자] 박형준 부산시장은 28일 "구·군 보건소 인력을 보강하고, 근무 여건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 기자회견장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는 너무나도 무겁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지난 23일, 코로나19 최일선에서 분투하시던 부산 동구청 보건소 소속 간호직 공무원이 유명을 달리하셨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슬픔에 잠겨있는 유족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히고,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박형준 시장은 "우리 부산의 코로나 확산세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은 방역현장에서 불철주야 애쓰고 계신 의료진 덕분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동료의 죽음이라는 충격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간에도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계시는 의료진 여러분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린다"고 안타까워했다.
박 시장은 "다시 이러한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아 보건소 간호사 등 현장 의료 인력 보강과 근무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 계획을 세웠다"며 "먼저, 코로나 대응 최일선 기관인 보건소의 부족한 의료 인력을 당초 계획보다 빨리 신규 충원해 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견장에는 김광회 행정국장과 안병선 복지건강국장이 참석해 실무적인 내용을 답변했다. 부산 16개 구군 보건소의 적정인력은 1천여명이다. 그러나 휴직 등의 사유로 현재 근무하고 있는 정규인력은 930여명이다.
당초 부산시는 부족한 70여명에, 휴직할 수 있는 인원까지 감안해 총 134명을 선발해 오는 10월말에 배치할 계획이었으나, 이 계획을 한 달 앞당겨 9월중에 조속히 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배치인원은 134명(간호 73, 보건 37, 의료기술 24명)이며, 추진일정은 필기시험(6. 5)을 거쳐 합격자 결정(9. 1)을 할 예정이다.
또한 신규인력 충원 전에도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한시인력 지원 사업’을 통해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을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부산시는 모두 44명을 채용해 구·군 보건소에 배치했으나, 여기에 추가로 96명을 더 채용해 보건소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가장 시급한 방역 현장에 우선 투입될 수 있도록 대비하기로 했다.
아울러 구·군 보건소에는 전문 의료진 외에도 코로나 관련 방문자들을 안내하고 접수하는 등 단순 보조 인력도 필요하다. ‘희망 근로사업’을 통해서현재 2천여 명의 보조인력을 지원하고 있지만, 추가로 9백여 명을 더 배치한다.
의료진은 코로나 방역이라는 전문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함께 취약계층에게는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회가 되도록 할 계획이다. 보조인력 지원은 백신접종(현재 645명 → 목표 715명), 생활방역 등(현재 1,348명→목표 2,167명)에 지원한다.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당장 충원을 해야 하는 부족 정규인력 70여명 외에도 여유인력 70여명을 더 채용하는 만큼 원하는 직원은 휴직 등 즉각 휴식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한다. 또 휴직으로 결원이 생길 시에는 즉각 인력을 대체해 현장의 의료공백 상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 현장 대응부서와 지원부서 간의 교차근무, 근무교대를 통해 휴식시간을 충분히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현장 근무에 투입되는 기간을 줄여, 현장 근무자의 피로도를 완화하겠다는 취지이다.
코로나 최일선에 있는 구‧군 보건소는 의료 근무인력을 비롯한 전 직원이 코로나 지원근무에 나서고 있는 형편이다.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전 직원들에게 3∼5일 정도의 특별휴가를 주어 순차적으로 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일반행정에 더한 코로나 대응으로 격무에 시달려온 보건소·구·군의 업무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매년 시행하는 종합감사 업무 평가 등을 유예하거나 간소화한다.
박형준 시장은 "지금 이 시간에도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계신 의료진 여러분! 50일전 취임 직후에 제가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이 시민공원에 있는 부산진구 선별진료소였다. 코로나 현장에서 우리 간호 보건 인력들이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우리시의 계획이 의료진들의 고충을 해소하기에 부족함이 있다는 것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만...오늘 설명 드린 계획은 즉각 시행하고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더 새겨듣고 더 세심히 살펴서 의료진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찾아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시장은 "물론 이 모든 문제들의 가장 궁극적인 해결방법은 집단 면역력 확보"라며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협조가 절실하다. 장기간 거리 두기로 많이 지쳐 계실 줄 압니다만, 일상 속 방역과 백신접종에 적극 동참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박 시장은 이날 회견문을 낭독하는 앞뒤로 매우 안타까워하는 자세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우리가 뜻을 모아 동참하면 부산이 가장 먼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고인의 영면을 빌며... 유족께도 한 번 더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