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국민 생명ㆍ이익 지키지 않고, 주권자 존엄ㆍ국격 훼손"
"대통령, 국민 생명ㆍ이익 지키지 않고, 주권자 존엄ㆍ국격 훼손"
  • 양삼운ㆍ이연동 기자
  • 승인 2023.04.0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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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민주교수연대·경남지식연대, 대학생·청년 시국선언... "국민 피눈물 외면, 일본 박수" 질타
"국민 생명ㆍ이익 지키려 하지 않고, 국격 훼손하는 대통령 언제까지 참을 것이라 생각하나?"

"국가 최고책임자로서 윤석열 대통령의 파격적인 정치외교 행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집권 2년차와 당선 1주년을 넘어 오며 주말마다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퇴진 요구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비롯한 진보적인 시민사회에 이어 교수와 연구자들이 비상시국선언을 발표해 정부여당의 정책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윤 대통령은 3일 제주 4.3사건추모 행사에 불참하며 대구 서문시장을 취임 이후 4번째 방문한데 이어, 6일 저녁에는 부산 해운대 한 횟집에서 만찬을 한 데 이어 음식점 앞에 도열한 정부여당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돼 질타를 받고 있다. 

윤 대통령 '횟집앞 도열 사진' 비판여론 고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국제박람회기구의 실사단이 방문한 부산에서 제4차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열고, 내각과 시도지사들과 함께 만찬장을 방문해 적극적인 유치 지원 의지를 확인시키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특수부 검사 출신답게 회식과 음주가 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노출된 일정들이 국민들의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다.

김기현 대표 취임 한달 동안에도 막말 파동 등 국민의힘 지도부의 부적절한 정치행태가 잇따르자 이대로는 1년 이내로 다가오는 국회의원 총서넉 전망이 암울하다는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대통령실과 내각, 국민의힘 등 정권 차원의 총체적인 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흐름에서 윤 대통령의 '파격적인' 정치외교 행태에 대한 경남지역 대학 교수·연구자들의 비판이 나와 관심을 모았다. 경상남도 대학교 소속 교수 100여명과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경남민주교수연대(의장 박용식)와 경남지식연대(의장 송원근)가 지난달 27일 비상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밤 부산 해운대 한 횟집 앞에서 만찬 후 도열한 정부, 여당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사회관계망 갈무리)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와 경상남도당 대학생위원회, 경남청년진보당 준비위원회도 경상국립대 가좌캠퍼스 정문 앞에서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셀프배상' 등 '숭일·굴욕·정신승리외교'를 규탄하는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남지역 교수와 연구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발표한 비상시국선언에서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대통령은 이제 필요 없다. 국민들의 피눈물을 외면하고 일본 가서 박수 받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고 강력 비판했다.

경남민주교수연대·경남지식연대에는 경상국립대, 창원대, 경남대, 인제대, 진주교대를 포함해 100여 명의 교수·연구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비상시국선언문을 언론사들에 보냈다.

경남민주교수연대 박용식 의장은 언론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등 관련해 입장을 내는 것이다. 교수들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아 기자회견을 열지 못하고 선언문을 배포한다"고 설명했다.

교수들은 지난해 8월 9일 반지하 침수 현장을 찾은 윤 대통령이 "왜 미리 대피 안 됐나?"라고 한 발언에 대해 "이는 반지하에 사는 주민들을 망신주는 말이며 그 때만 해도 '왜 저러나?' 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9월 윤 대통령이 미국 순방에서의 발언 논란은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를 떠나 국민의 대표이자 헌법기관인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다음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다고?"라는 발언은 "희생자 가족들은 영정 없이 장례를 치러야 했지만 억울한 죽음에 대한 '검찰' 출신 대통령 인식을 잘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난달 삼일절 기념사에서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발언도 "일본의 침탈을 조상 탓으로 돌리고 말았다"며 "강제 노역 희생자와 위안부는 물론 가족 희생을 무릅쓰고 목숨을 걸었던 독립유공자를 욕보이는 일을 우리나라 대통령이 먼저 나서서 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더불어민주당 경상남도당 대학생위·전국대학생위원회, 경남청년진보당이 24일 진주시 가좌동 경상국립대학교 정문 앞에서 “윤석열 정부의 숭일·굴욕·정신승리 외교 규탄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전국대학생위)
더불어민주당 경상남도당 대학생위·전국대학생위원회, 경남청년진보당이 24일 진주시 가좌동 경상국립대학교 정문 앞에서 “윤석열 정부의 숭일·굴욕·정신승리 외교 규탄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전국대학생위)

이들은 "경제나 외교 분야에서 많은 것을 일본에 내주고도 일본의 선처를 기다리는 정부도 이런 대통령의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대일 관계에서 국익과 국권 훼손에 대한 우려는 조만간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다. 코로나 극복과 한류 덕분에 부러움 받던 'K-' 한국은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현재 주당 최대 69시간을 일해야 하는 비웃음거리 국가가 되어버렸다"라고 한탄했다.

이어 "강제노역 피해자들에게 배상토록 확정한 대법원 판결을 무효화한 뒤 그분들의 피눈물을 외면하고 일본에서 드셨던 돈가스와 오무라이스는 맛있었는가? 대표적인 친일파 양성소였던 게이오대학에서 연설하고 박수받으셨을 때 설레었고 일본이 더 '아름답게' 느껴졌는가?"라고 비꼬았다.

이들은 "우리 국민들의 저력을 잘 알고 있는 일본 우익들이 대통령 탄핵을 걱정할 때 무역적자는 올 3월까지 31조 원을 넘었다"라며 "3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지난 한 해 적자의 절반을 넘었다. 대북 선제 타격, 핵무장 운운할수록 우리는 일본 인도·태평양 전략의 연장선에서 한·미 동맹을 미·일 동맹의 하위개념으로 전락시키고 말았다"고 규탄했다.

또한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대통령은 이제 필요 없다. 국민들의 피눈물을 외면하고 일본 가서 박수 받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라며 "강제동원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3월 6일 발표한 정부 해법을 당장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우리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이에 따라 일본 전범 가해기업들의 책임을 이행하라. 이번 굴욕적 외교 참사의 주무 장관인 박진을 해임하라"고 주문했다.

끝으로 "국민의 생명과 이익을 지키려 하지 않고, 주권자의 존엄과 국격을 훼손하는 대통령을 언제까지 국민들이 참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며 "우리 교수연구자들도 그런 대통령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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