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후려치기’, 불법고용·탈세 프랑스 법규 위반, ‘현금처리 불법고용 흔적 지우는 ‘블랙’ 관행
“불공정(injustice), 어글리(ugly) 플레이 용납 안돼... 조직적 범죄은폐 용서없다, 낡은 관행 근절”
정연욱 의원이 대한체육회의 파리올림픽 홍보관인 코리아하우스 불법 운영과 은폐 관행을 질타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연욱(부산수영구,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사회관계망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한민국 홍보관 코리아하우스가 프랑스 현지 유학생들 사이에 ‘코리아 어글리(ugly) 하우스’라 불리고 있다"며 "대한체육회가 코리아하우스 운영과정에서 프랑스 현지법률 위반 등 불법·부실 운영을 확인했다. 낡은 관행은 용서 없이 뿌리뽑겠다”고 성토했다.

정연욱 의원은 “코리아하우스에서 일했던 프랑스 현지 유학생 등 운영요원들이 대한체육회가 임금을 체불했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체육회는 국내법으로 운영요원을 고용했다지만 ‘프랑스 현지법에 따라 계약하는 것이 원칙’이다"며 "프랑스 노동법을 적용하면 임금체불에 해당된다. 프랑스 당국에 세무신고도 하지 않아 현지에서 ‘탈세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코리아하우스 파행운영에 따른 후폭풍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체육회는 코리아하우스 행사 운영요원을 고용하면서 프랑스 노동법에 따른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근로가 불가능한 유학생을 불법고용하고, 현금으로 임금을 지불하며 세금 신고를 하지 않았으며, 고용·거래 흔적을 지우는 일종의 ‘블랙’이라는 관행이 행해졌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체육회가 ‘방문자 안내와 응대, 행사 운영업무 보조’ 담당 운영요원을 코리아하우스 개관식 케이터링(CJ에서 운영) 지원업무에 사전동의 없이 파견했다"며 "케이트링 지업업무에 참여했던 한 운영요원은 '장갑과 세제도 없이 설거지를 했다. 음식을 나르고 잔반을 처리했다. 5층 높이 계단으로 냉장고도 옮겨야 했다. ‘음식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집에 돌아갈 줄 알라’는 폭언을 듣기도 했다. 지하조리실은 굉장히 불결한 상태였다. 음식 원재료와 완성된 음식, 남긴 음식, 설거지통이 한 공간에서 뒤섞였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체육회는 불어·영어 능통자를 운영요원으로 모집하면서 ‘프랑스 최저시급’을 책정하고, 추가근무 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코리아하우스 관계자는 “비영리 국가행사이기 때문에, 본래 자원봉사 포지션으로 모집했다"며 "수당 없이 근무하는 것은 힘들어 주최기관(대한체육회)와 협의하여 일종의 활동비로 지급하는 것이 프랑스 최저임금(SMIC)"이라고 운영요원들에게 해명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체육회는 코리아하우스 대행업체 선정 당시 업무의 전문성을 고려해 운영요원 1인당 시급 약 38유로를 예산으로 책정했다. 대행업체와 계약체결 후 행사규모를 키우고 운영시간을 확대했다. 애초 12명이던 운영요원도 34명까지 늘어났지만 사업예산은 추가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운영요원 임금은 최저시급인 11.65유로로 결정됐다. 사업규모 확대에 따른 부담이 고스란히 대행업체와 유학생 등 운영요원에게 전가됐다. 추가된 운영요원 비용은 일종의 ‘임금 후려치기’를 통해 충당됐다는 비판이다.
코리아하우스는 예상보다 2배가 많은 하루 방문객 4,000명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그 이면에는 혹독한 근무환경이 존재했다는 증언이다. “의무실, 의료인력은 전혀 없었다. 탈수 증상, 빈혈, 벌쏘임, 당뇨, 계단 낙상이 발생했지만 대응 프로토콜이 없었다. 화재 대비해 비치해야할 소화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VIP실과 기자실에 제공됐다 폐기해야 하는 빵을 운영요원 휴게실에 배치되는 일도 있었다. 파리·말벌 등 벌레가 나오는 도시락이 제공되기도 하고 식사기간은 30분이 주어졌지만 이동에만 15분이 걸렸다”
“폭염 발생시 의무적으로 주어지는 휴식 시간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하루 4천 명을 상대해야 했고 몸이 아파 병가를 내면 남은 사람에게 일이 전가됐다. 단 하루 휴일날도 없이 7월 25일부터 8월 11일까지 연속 근무하는 요원들의 피로도는 극심했다. 하루 근무 12시간을 요구하는 일도 발생했다” “정원에서 판매하고 있는 각종 분식과 맥주, 100명이 넘는 관계자들의 도시락과 잔반 등이 전혀 분리수거되지 않고 막무가내로 버려졌다”
정 의원은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 기간에 대한민국 홍보관 코리아하우스에서 불법이 횡횡했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과거 관행적으로 통용됐더라도 국민의 눈높이가 달라졌다"며 "불공정(injustice), 어글리(ugly) 플레이는 더 이상 용납 안된다. 체육계 낡은 관행을 용서없이 뿌리뽑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정 의원은 지난 26일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낡은 관행을 혁신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거론하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게 “체육회의 낡은 관행에 어떤 것이 있느냐? 대한체육회 대응이 낡은 관행을 혁신하는 데 부족하다”고 질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