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민주동문회와 윤석열퇴진대학생행동(준)가 학칙을 민주적으로 개정한 점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탄핵 관련 시국집회에 대한 학교 측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가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부경대학교 민주동문회와 부산 윤석열퇴진대학생행동 준비위원회는 24일 낮 12시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동 부경대학교 정문에서 '부경대학교 비민주적 학칙 개정 환영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회견은 부경대 민주동문회 정지훈 회장과 부경대 4학년 왕혜지 학생의 발언에 이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순서로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초 부경대에서 학생들이 학내에서 정치활동을 진행하다가 제지당하고 경찰 수백 명에게 연행되는 일이 발생해 전국적인 논란이 일었다.
이 일을 계기로, 학생들과 부경대 민주동문회 및 시민단체들의 요구와 활동으로 부경대는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학칙이 비민주적인 낡은 학칙임을 인정하고 해당 조항을 삭제했다. "학내 민주주의와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위와 같은 결정을 환영한다"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다른 대학들에는 학생들의 입을 막는 낡은 학칙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불합리한 학칙을 개정하기 위해 계속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부산 윤석열퇴진대학생행동(준)이 분명히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완전한 학내민주화 실현하자! 정치참여 가로막는 모든 학칙 개정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다음은 '부경대학교 비민주적 학칙 개정 환영 기자회견문'과 왕 씨의 발언 전문이다.
부경대학교의 비민주적인 학칙의 개정을 환영합니다.
부산 윤석열퇴진대학생행동(준)은 부산지역 대학들의 모든 비민주적 학칙이 사라질 때까지 투쟁하겠습니다.
부경대학교의 학내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학칙의 삭제 결정을 환영합니다.
작년 11월 초, 부경대학교는 학내에서 진행된 ‘윤석열퇴진 국민투표’를 정치활동은 허가할 수 없다는 이유로 막아 나섰습니다. 이에 항의하는 학생들이 경찰병력에 의해 연행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대학이 가져야 할 민주주의의 가치에 반하는 조치였으며 학생들의 정당한 정치적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학칙의 삭제 결정을 통해 부경대학교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모아나가는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많이 늦기는 했으나 학내민주주의와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낡은 학칙임을 인정하고 삭제한 부경대학교의 결정을 환영합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입을 막는 학칙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부산지역 대학들의 학칙을 살펴보면 독재정권시절에 존재했던 ‘학도호국단’의 학칙을 그대로 따르는 경우가 아직 대거 존재하고 있습니다. 정당, 사회단체의 가입을 금지하고 학내에서의 집회를 허가하지 않으며 대자보와 같은 학생들의 간행물을 발간하기 위해서는 총장의 직접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이를 어길 경우 징계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총장이 직접 징계할 수 있다는 학칙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사회는 시민들의 뜨거운 투쟁을 통하여 독재를 물리치고 민주주의로 나아갔지만, 대학은 여전히 유신독재시절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학내의 비민주적인 낡은 학칙들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투쟁하겠습니다.
우리나라 헌법 21조 2항에서는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은 인정되지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헌법에서조차 ‘허가제’가 권력에 의한 ‘검열제’가 될 수 있기에 허가와 검열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고 있지만, 대다수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자치활동과 간행물에 대하여 총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통제하고자 만들었던 독재시절의 학칙이 여전히 살아숨쉬며 학생들의 대자보를 뜯고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근거로써 사용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언제든지 학내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무기로써 사용될 수 있는 낡은 학칙들이 사라지고 학내민주주의가 완전히 실현될 때까지 부산 윤석열퇴진대학생행동(준)은 학우분들과 함께 투쟁하겠습니다.
2025년 3월 24일
부산 윤석열퇴진대학생행동(준)
부경대학교 4학년 왕혜지 학생 발언
<부경대학교의 비민주적인 학칙 개정을 환영합니다>
2025년 3월 7일, 학생들의 목소리를 틀어막고, 제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던 부경대학교의 비민주적인 학칙이 삭제되었습니다.
이로써 부경대학교는 학내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한걸음을 뗐습니다.
사회의 구성원인 대학생을 그저 교육의 대상, 객체로서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주체로서 인정한 것입니다.
이번 기회를 시작으로 대학이 사회를 전진시키는 자유로운 토론의 장,
정의와 진리를 깨우쳐 나가는 진리의 전당으로서 역할을 다하기를 기대하며
다시 한 번 부경대학교의 학칙개정을 환영합니다.
하지만 대학사회에는 여전히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가로막는 비민주적인, 구시대적인 학칙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학내 홍보물 부착시 학교의 검열을 받아야 할뿐만 아니라
비민주적 학칙을 앞세우며 학생들의 목소리가 담긴 대자보를 훼손하기도, 또 학생들의 활동을 가로막으며 징계를 내리겠다 겁박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아직까지도 <학내 정치활동 금지>라는 여덟글자로 학생들의 정의로운 목소리가 가로막히고 있는 현실입니다.
사회는 대학생들의 날카로운 투쟁을 통해 독재를 물리치고 민주주의로 나아갔지만 대학은 여전히 유신독재시절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이에 우리 대학생들은 낡아빠진 학칙, 구시대적이고 비민주적인 학칙에 절대 순응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주역으로서 당당히 목소리 높여나갈 것 입니다.
그를 가로막는 대학 내의 비민주적인 학칙, 구시대적인 학칙이 모두 사라질때까지
우리 대학생들은 함께 목소리 높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