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룬 측정 못하는 한계…'정확'성보다는 '경고' 의미로 봐야
[양산일보=권환흠 기자] 양산시가 지난달 5일부터 라돈측정기 무료대여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630명이 대여를 신청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라돈침대 사태로 인한 라돈측정기를 대여해달라는 민원이 늘어나자 시에서 양산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라돈측정기 20대를 구입해 무료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입한 라돈측정기는 인구가 많은 물금읍에 5대, 동면·양주동에 2대씩 배치하고, 다른 읍면동 주민센터에도 한 대씩 배치했다.
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630명의 신청자 중 230명이 라돈측정기를 이용했고, 400명이 대기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금이 250명으로 대기자가 가장 많고, 동면도 70명에 이른다. 다른 읍면동은 보통 한 달 정도 기다리면 대여가 가능하지만, 물금은 최장 석 달을, 동면도 두 달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라돈 관련 뉴스가 방송이나 언론을 타면 신청자가 급증하는 양상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시에서는 경남도의 지원을 받아 내년 초에 대여용 라돈측정기를 10대 더 추가할 계획이다.
한편, 라돈측정기 대여서비스가 진행되면서 측정수치를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현재 시에서 대여해주는 라돈측정기는 노르웨이 AIRTHINGS사에서 만든 '에어씽스'다. 공기 중의 라돈을 측정할 수 있지만 토룬(Rn-220)은 측정할 수 없는 한계도 있다. 라돈의 동위원소인 토룬은 반감기가 1분 이하로 매우 짧아 그 동안 문제시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라돈 침대 사태를 통해 사람과 밀접히 접촉하는 매트리스나 베개 같은 경우 토룬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1분이면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와 피폭을 일으키기 충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시중에 널리 알려진 '라돈아이' 같은 간이측정기는 라돈과 토룬을 같이 측정할 수 있지만 각 원소별 기준치가 다르기 때문에 라돈과 토룬이 섞인 라돈아이의 수치는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그러나 토룬을 측정 못하는 라돈측정기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도 고려한다면 라돈아이 같은 측정기도 같이 배치해 시민들의 선택권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러한 측정기들은 어디까지나 간이 측정기이기 때문에 '경고'로서의 의미는 있지만 정확한 측정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 견해다. 특히 특정 제품에 포함된 라돈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기 중의 라돈을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치가 높게 나오더라도 제품이 문제인지 환경이 문제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양산시 환경관리과 담당자는 "현재 양산에 라돈을 전문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관이나 측정기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간이 라돈측정기를 사용할 경우 가령 침대를 측정하고자 한다면 침대가 없는 공간도 같이 측정해 수치를 비교해보고 판단해야 한다. 만약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면 제품을 폐기하고 수시로 환기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라돈측정기는 신청 순서에 따라 2박3일 동안 대여할 수 있다. 대여 신청은 양산시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접수 후 대여일에 해당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하면 빌릴 수 있다. 측정기를 대여하려면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고, 원활한 대여 서비스를 위해 반납 기한을 엄수하는 등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