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공사 "안전하다" 주민 "못믿겠다" 평행선
난방공사 "안전하다" 주민 "못믿겠다" 평행선
  • 권환흠 기자
  • 승인 2018.11.28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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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합발전소 환경영향평가 주민공청회 열려
석산주민, 소통과정 불신 겹쳐 반대의지 강해
주민협의체 검토 등 의미있는 진전도 확인
양산 열병합발전소 환경영향평가 주민공청회가 지난 21일 양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양산 열병합발전소 환경영향평가 주민공청회가 지난 21일 양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양산일보=권환흠 기자] 한국지역난방공사 양산지사가 주최하는 '양산 집단에너지 환경영향평가 주민공청회'가 지난 21일 오후 7시 양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번 공청회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양주동, 물금읍, 동면 등 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한 양산의 급격한 인구 증가에 맞춰 난방공급 시설 부족이 예상되는 만큼, 가동 중인 현 4기의 첨두부하보일러(PLB) 외에 추가로 열병합발전설비(CHP) 4기를 증설하는 계획에 대한 주민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난방공사는 열병합발전설비 4기를 중점적으로 지역난방을 할 경우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기존 첨두부하보일러 8기 가동 대비 매년 63톤에서 36톤으로 줄어들고, 송전선로, 폐수, 악취에 따른 영향은 없거나 미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윤영 광운대학교 교수가 주재자로 나선 이날 공청회 참석자 대부분은 난방공사와 가장 인접한 곳에 거주하는 석산 주민들이었다. 

이들은 열병합발전소의 오염물질 배출 여부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권혁준 석산아파트연합회 회장은 "배출된 질소산화물이 대기 중의 물질과 만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오염물질 총량제를 통해 규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열병합발전소 가동 시 소음과 진동 발생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난방공사는 "원료인 LNG는 미세먼지가 배출되지 않고, 질소산화물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도 0.04%로 거의 미약하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소음은 120m 떨어져 있을 경우 45~55데시벨 정도라 영향은 거의 없고, 가스터빈은 미세진동이 있기만 해도 바로 정지된다"고 전했다.

폐수 처리에 관한 의문도 제기됐다. 금빛마을 주민은 "현재 수질정화공원에서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이 다 차서 증설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안 그래도 택지에서는 매일 냄새가 올라오는데, 발전소 폐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고 물었고, 난방공사는 "하루 5백톤 정도 폐수가 나오는데, 양산시에서 용량이 현재로서는 처리 가능하다고 했다"면서 "폐수처리 과정은 지사 내 1차 폐수처리장에서 1차 처리되고, 종말처리장으로 파이프를 통해 이송되어 2차 처리 후 방류하게 된다" 설명했다.

한 석산주민이 패널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한 석산주민이 패널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또한, 석산주민들은 발전소 바로 옆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강조했다.
이강 주민대표는 "아파트 단지가 열병합발전소 가스터빈과 불과 150m 떨어져 있다. 폭발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시설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라면서 "시스템을 감시할 수 있는 주민협의체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반도5차 주민도 "난방공사분들이야 2~3년 있으면 다른 지역 가시지 않나. 문제 생기면 피해보는 건 우리 주민"이라면서 "주민협의체를 통해 주민들이 직접 시설에 들어가서 점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난방공사는 "주민협의체 구성을 통해 공동으로 투명하게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석산주민들은 이번 열병합발전소 계획이 필요한 곳은 사송신도시이며, 따라서 석산이 아니라 사송에 발전소를 짓는 것이 타당하다는 데 인식이 강했다.

반면, 난방공사는 "열병합발전소 계획은 사송신도시 조성 이전에 세워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공사 측은 "사송은 1만4천 세대 정도로 단독사업이 어려운 지역이고, 실제로 민간사업자가 아무도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이대로는 개별난방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열병합발전기를 가동할 경우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5ppm이지만, 아무리 좋은 친환경보일러를 사용해도 30~40ppm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것이 한계라, 오히려 양산의 대기질이 더 악화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열병합발전소 승인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강 주민대표는 "2017년 2월에 열병합발전기 4기 변경허가를 받았는데, 그 당시 석산주민들한테 동의를 얻었어야 했다"고 주장했고, 서종현 주민대표는 "환경영향평가 과정 속에서 일부 주민, 기관·단체장에게만 시설 견학을 시키고 자료를 뿌렸다"면서 "난방공사가 직접적으로 주민에게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방기한 것"이라고 난방공사 측을 공격했다.

공청회 준비와 진행과정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서종현 주민대표는 "범어, 증산에는 공청회 현수막이 걸렸는데 석산 지역에 공청회 이틀 전에야 현수막 한 장 걸렸다"면서, "공청회 자료도 주민들에게 나눠주지 않고 주민들이 못 알아듣는 말만 일방적으로 했다"고 비판했다.

난방공사는 "앞으로도 설명회를 가지면서 지속적으로 주민과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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