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기리요지, 일본 도자문화 '원류' 평가
법기리요지, 일본 도자문화 '원류' 평가
  • 권환흠 기자
  • 승인 2018.12.03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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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기리요지 국제학술심포지엄
30일 양산문화원서 열려
가마터 복원, 시민 공감대 형성
양산시, 정밀지표조사 예정
법기리요지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패널토의를 하고 있다.
법기리요지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패널토의를 하고 있다.

[양산일보=권환흠 기자] 조선 중기 한일 도자기 교류의 메카였던 법기리요지에 대한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2018 법기리요지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지난달 30일 오후 3시 양산문화원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양산시가 주최하고 NPO법기도자(이사장 신한균)가 주관한 이번 학술 심포지엄에는 300여 명의 관객이 대공연장을 가득 채우며 뜨거운 관심을 표명했다.

이날 행사는 신한균 이사장이 일본현황조사 결과를 간략히 보고한 후, 발제자의 연구발표에 이어 패널 토론 및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신한균 이사장을 비롯한 NPO법기도자 일행은 지난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그리고 11월 12일부터 18일까지 두 차례 일본을 방문해 법기도자와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고 일본 도예촌을 벤치마킹 하는 한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관계자 간담회를 가졌다. 

신 이사장은 "비록 일부이지만 일본에서 법기소장품을 간직한 박물관과 미술관에 부탁해 현물 사진을 확보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면서 일본 현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발표 시간에는 이시자키 야스유키(石崎泰幸) 일본 야마구치현립 하기미술관 부관장과 조선 사기장의 15대 후손인 타카도리 도예가 카메이 미라쿠 씨, 김승구 고흥분청문화박물관 관장이 차례차례 발제자로 나와 발표를 했다.

이시자키 야스유키 부관장은 '어본(고혼)다완과 추소(하기야키)다완'란 주제로 발표했다. 이시자키 부관장은 일본에서 유명한 추소(하기야키)다완이 17~18세기 일본이 조선에 주문하던 어본(고혼, '견본'이란 의미)다완과 조형적 유사점이 많아, 추소다완의 원류가 어본다완을 만든 법기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앞으로 법기요에 대한 학술적 발굴 조사와 연구, 그리고 성과의 공개를 주문했다.

카메이 미라쿠 도예가는 '타카도리야기의 역사와 고려다완의 매력'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조선 사기장 15대 후손인 카메이 도예가는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경상남도의 '팔산(八山, 하치야마)리'란 마을을 찾아가 임진왜란 당시 도공을 일본에 데리고 갔다는 증언과 이 지역 가마터에서 발견한 김치 장독 파편을 발견했다. 그는 일본의 타카도리야키가 이곳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도예의 본 고장인 고려다완과 사기장이 앞으로 일본에 많이 진출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구 고흥분청문화박물관 관장은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이 건립되기까지의 과정’을 발표했다. 김 관장은 1980년 가마터 최초 발견부터 37년이란 인고의 세월을 지나 결국 지난해 박물관을 건립하기까지의 과정을 찬찬히 설명했다. 김 관장은 고흥의 사례가 법기리요지 복원을 시작하는 양산시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면서 양산이란 도시의 인프라를 고려하면 더 빠른 시일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박영봉 NPO법기도자 사무총장을 사회자로 양맹준 전 부산박물관 관장, 백현충 부산일보 부국장, 김용탁 강산문화재연구원 원장이 앞서 발표한 3명의 발제자와 함께 패널로 나섰다. 

백현충 부국장은 "일본이 어본다완을 주문했다는 것은 일본의 도자기 기술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가"라고 확인했고 이시자키 부관장은 "당시 일본에 그 정도 기술이 없었고, 일본의 주문을 만족시키는 것도 당시 조선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김승구 관장은 "사적지 복원과 관리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행정적 결단과 시민들의 참여"라면서 "구체적으로 임무별 추진기획단이 발족해야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는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질의시간에서 한 시민이 "창기마을에서 법기리요지에 대한 찬반의견이 분분한데 일본에서 보는 창기도자의 의미와 가치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이시자키 부관장은 "400년 전 일본도자문화의 기초가 된 것으로 가치가 크다"면서 "법기리에서 출토되는 것이 진실이며 한국, 일본 및 세계 도예가와 애호가에게 아주 중요하다"고 답했다. 

NPO법기도자 관계자는 "이번 학술심포지엄이 법기리요지 복원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양산시는 부터 법기리요지의 실체를 더 명확히 규명하고 문화재 지정구역을 확대하기 위하여 정밀지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김일권 양산시장은 "향후 토지매입 등 절차를 이행한 뒤 법기리요지가 훌륭한 우리 지역의 문화자산이 될 수 있도록 시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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