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후추] 고양이는 색맹일까?
[망고후추] 고양이는 색맹일까?
  • 천소영 기자
  • 승인 2018.03.13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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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을 바라보라냥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를 색맹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고양이에게도 색을 감지할 수 있는 원추세포와 빛에 민감한 간상세포가 존재해요. 다만 사람의 망막에는 대략 7백만 개의 원추세포가 존재하는데 고양이는 원추세포의 수가 적고 질적으로 좋지 않아 사람만큼 다채로운 색깔을 볼 수 는 없어요. 그래서 삼원색 중 빨간색과 초록색을 잘 구별하지 못해요. 즉 적록색맹인 것이죠.

하지만 고양이는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데, 그 이유는 먹잇감을 사냥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이에요. 주로 밤에 활동하는 고양이에게는 색을 구별하는 것보다 빛을 감지하는 능력이 더 중요한 것이죠.

고양이의 눈에는 어두운 곳에서도 빛을 감지하는 간상세포가 많아 깜깜한 밤에도 먹잇감을 잘 사냥할 수 있답니다. 또한 사냥을 하는 육식동물이기 때문에 시야각이 넓고 입체적이라 움직이는 물체를 빠르게 잡아낼 수 있어요.

어두운 곳에서 고양이의 눈이 빛나는 이유는 눈에 타페텀이라는 일종의 반사판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는 망막을 통과해 들어온 광선을 모아 다시 반사시키는 특수한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눈이 반짝거리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요.

고양이 눈의 홍채는 동공의 크기를 조절해 밝을 때는 빛이 덜 들어오도록 하고, 어두울 때는 빛이 더 많이 들어오도록 만들어줘요. 그래서 밝을 때는 세로로 길고 가느다란 타원형 동공이 됐다가 어두울 때는 동공이 눈을 가득 채울 정도로 커지게 돼요. 동공이 가로가 아니라 세로로 가늘게 좁아지는 이유는 눈꺼풀이 위아래로 닫히기 때문에 눈을 더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동공의 크기는 주로 빛에 의해 조절되지만 감정의 상태에 따라서도 동공의 크기가 변해요. 사람도 흥분을 하거나 두려움을 느끼면 동공이 커지는 것처럼 고양이도 마찬가지로 흥분과 두려움 등을 느끼면 동공이 더 크게 확장돼요.

대부분 어두운 갈색인 강아지들의 눈과 달리 고양이가 다양한 눈 색깔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멜라닌 때문이에요. 사실 모든 고양이의 눈동자는 모두 검은색이지만 눈동자를 둘러싼 홍채의 색깔이 각기 달라 눈 색깔로 여겨지게 돼요. 멜라닌이 많을수록 구리색에 가까워지고 적을수록 파란색을 띠게 돼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 고양이는 아직 완전하게 눈 색깔이 결정되지 않아 파란색을 띠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생후 4~6주가 넘어서면 점점 멜라닌이 늘어나며 비로소 고유의 색깔이 완전하게 결정돼요.

고양이의 눈 상태로 건강을 알 수 있는데 눈에 빛을 비췄을 때 동공이 비정상적으로 커진다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나 고혈압으로 인한 시력 손상일 가능성이 있어요. 아예 빛을 잘 못 본다고 느껴진다면 결막염이나 녹내장일 수도 있어요. 또 눈 주위에 자주 황록색 분비물이 생긴다면 안구건조증이나 각막염일 확률이 높아요. 그러니 평소 잘 관찰해 신경써주는 것이 좋아요.

마치 우주를 담은 듯이 영롱하고 매혹적인 고양이의 눈에는 이처럼 많은 비밀이 담겨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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