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의 비전 현실성은?...“권역별 메가시티 플랫폼, 수도권 공화국 극복”
김경수의 비전 현실성은?...“권역별 메가시티 플랫폼, 수도권 공화국 극복”
  • 김봉우 기자
  • 승인 2019.12.16 1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디치포럼 첫회 ‘수도권 블랙홀에 맞서는 지방 집중화 전략’ 발제 '예우'
“공간ㆍ교육 혁신 통한 메가시티 플랫폼 구축… 지역인재 양성” 역설
"권력중심 가치체계, 대결구도 정치전략 구시대적 인식 여전" 극복 주목
김경수 경상남도지사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제1회 메디치포럼에서 "수도권에 맞서는 동남권 메가시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겅=경남도)

[가야일보 창원지사=김봉우 기자] 오는 24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6일 정치권 및 경남도 관계자와 원로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김경수 도지사가 지난 12일 제안한 “권역별 메가시티 플랫폼 구축으로 수도권 공화국 극복” 주장은 지난주 부산에서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ㆍ울산ㆍ경남 시도당 위원장이 배석한 가운데 발표한 동남권의 '메가시티 비전위원회'와 맞닿아 있음을 알수 있다.

하지만 김 지사의 이런 구상에 대해 "행정가로서의 현실인식과 서생적인 실사구시 전략보다 여전히 '친문 핵심'으로서 권력지향적인 가치체계와 수도권과 지방의 대결구도를 상정하는 구시대적인 정치전략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법적인 판단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정치지도자로서의 자생적인 입장보다는 주어진 의제를 집행하는 참모로서의 자세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냐"는 한계론도 상존하고 있다.

아무튼 여전한 '문재인 대통령 복심' 주장과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로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있긴 하지만, 사법적인 걸림돌을 극복하고 새로운 비전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갈 수 있느냐가 그에게 주어진 과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취임 이후 최하위권에 머무르는 저조한 업무수행 만족도를 극복하고, 역대 민선 도지사가 모두 대망론에 직면했던 전례를 그가 어떻게 소화할 지도 관심 영역이라는 것이다. 

김 지사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제1회 메디치포럼' 주제발표에서 "수도권 블랙홀 현상에 맞서기 위한 지방집중화 전략, 권역별 메가시티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올 상반기부터 도청 간부회의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구상을 밝혀 온 김 지사가 같은 주제로 대중강연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수도권 중력에 맞서는 메가시티 구상"이란 주제발표에서 김 지사는 120조 원을 투자하고 2만3천여 명을 고용하겠다는 에스케이(SK) 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경상북도 구미시의 막대한 지원 제안에도, '연구개발(R&D) 인력을 뽑기 어렵다'는 이유로 결국 수도권인 경기도 용인시로 결정된 사례를 먼저 소개했다. "사람과 돈이 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이른바 ‘수도권 블랙홀 현상’의 대표적 사례이자 메가시티 전략을 고민하게 된 계기"라는 설명이다.

지난 20년간 지방에 사는 20대 132만 명이 수도권으로 이주했으며 수도권 인구비중이 50%에 달한다. 이는 일본 34.5%, 프랑스 18.3%, 영국 36.4% 등 선진국에 비해 월등한 현실이다. 2019년 기준 100억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 기업이 161개인데 그중 149개(92.5%)가 수도권에 자리 잡고 있다.

김 지사는 해당 통계를 제시하며 “그동안 경남에서는 서부경남 고속철도(KTX) 정부재정사업 확정과 창원국가산단 스마트산단 프로젝트 선정, 대형항만 진해유치 등 대형 국책사업들을 유치했지만 지역의 청년들, 인재들은 좋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몰려가고 있다”면서 “지역에서 인재를 만들어 내고 기업을 운영할 수 있게 만들어 내지 못하면 대한민국 위기의 시대가 온다”고 지적했다.

이런 위기 극복을 위해 “수도권에 대응한 권역별 메가시티 플랫폼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공간혁신을 통한 경제공동체와 교육혁신 방안인 지역혁신 플랫폼”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또한 “초광역 교통인프라 등을 통한 동남권 메가시티 플랫폼 구축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민선7기 들어 경남은 부산, 울산과 적극 소통하며 ‘동남권상생발전협의회’ 구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김 지사는 메가시티 플랫폼의 세부실현 방안 중 지역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에 방점을 두었다. “수도권에 대학이 40.4%가 몰려있고 교육부 대학평가에서도 수도권 대학이 유리한 만큼 교육부에만 지역 대학혁신을 맡길 수 없는 상황이다”며 “지방정부가 책임지고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이 함께 우수인재 양성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남도는 이같은 구상을 교육부 등 중앙부처에 제안했고 내년부터 진행되는 ‘지역혁신 플랫폼’ 시범사업으로 실현하고자 한다.

김 지사는 대학 구조조정 외에도 신도시 조성 사업과 광역 교통 인프라 국비 지원 등 반복되는 수도권 중심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역별 메가시티 플랫폼 구축으로 우수인재 양성시스템, 기업유치 및 창업 활성화, 좋은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이 이어지고, 수도권 집중 완화가 ‘또다른 수도권’ 광역경제권을 형성해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도권과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또 다른 집중이 필요하다는 역설이다.

<힘의 역전>이란 주제로 인문․사회․경제․경영 전문 출판사인 ㈜메디치미디어(대표 김현종)에서 주최한 이날 포럼에는 500여 명의 청중이 함께 했다. 정혜승 전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의 사회로 김 지사 외에도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천관율 시사인 기자,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 아나리 헤이조이스 대표, 이수정 범죄심리학 교수, 류영재 춘천지방법원 판사, 신수정 케이티(KT) 부사장의 강연이 이어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