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박물관 불복장작법 시연... 영산재 하루전 취소 '질타'
부산시립박물관 불복장작법 시연... 영산재 하루전 취소 '질타'
  • 박미영 기자
  • 승인 2022.06.04 0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산재(靈山齋) 시연단체 (사)국가무형문화재 영산재보존회 아닌
유사단체 섭외 뒤늦게 드러나 시연 하루전 금요일 전격취소 '소동'
주말판 신문 휴간, 대부분 언론 사실상 휴무... "안일한 소통, 부적절"

4일 13~16시 부산관 로비·박물관 대강당, 국가무형문화재 불복장작법 시연
전통다례 시연단체 ‘아름다운 인연’ 백련, 오미자 등 전통차와 다식' 제공

부산시립박물관이 영산재 공연을 하루전 전격 취소한다고 밝혀 참관을 준비하던 시민들의 주말 일정을 갑작스레 흔들면서도 적절한 안내를 소홀히 해 '안일한 행정이자, 부적절한 소통'이라는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영산재(靈山齋)는 한국 불교문화의 정수이자 불교예술의 백미로, 석가모니가 인도 영취산에서 법화경(法華經)을 설(說)하는 모습을 재현한 불교 의식이다. 세계 평화와 남북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영산재를 봉행하고 있는 ‘영산재보존회’가 범패, 바라춤, 법고춤, 나비춤과 같은 불교 의식을 중심으로 4일 오후 직접 시연할 예정이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영산재(靈山齋) 공연은 시연 단체가 사단법인 국가무형문화재 영산재보존회가 아니라 이 단체를 탈퇴한 '유사단체'를 섭외한 것이 뒤늦게 드러나 갈등을 우려해 시연 하루 전인 3일 전격 취소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부산박물관은 이를 시연 하루 전이자 금요일인 3일 오후에야 부산시 보도자료를 통해 알리는데 그쳐 질타를 받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신문사가 주말판을 쉬고 있어 사실상 휴무일인 금요일 오후에 휴대전화 문자 등 적극적인 안내도 없이 전자메일로 보내는 보도자료 전송에 그쳐, 시민들이 영산재 시연 취소 사실을 알기가 사실상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일었다.

불복장작법 시연 장면(사진제공=부산시)
불복장작법 시연 장면(사진제공=부산시)

특히 사전에 영산재 시연 안내 기사를 내보낸 언론사를 중심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취재에 들어간 언론사들에도 진정성있는 설명을 하지 않고 전화를 돌리면서 답변을 회피하자 '심각한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다음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새로 부임한 관장이 적절한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섭외한 단체가 영산재를 공연해온 정통성 있는 곳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보존회 등의 항의가 있었고, 이에따라 불가피하게 시연 하루 전에서야 취소 안내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 관장의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한 담당자와 팀장 등 직원들이 관장의 입장만을 고려해 곤혹스러워 하면서 설명이 지연됐다는 해명이었다. 시민들의 혼선 보다는 내부적인 입장만을 고려한 '매우 부적절한 대응'이었다는 지적이다.

예산 관련 부적절한 섭외나 조직적인 은폐 시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면서 "산하기관 관리가 느슨하다"는 지적과 함께 "감사위원회가 나서애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기도 했다.

언론의 취재가 이어지자 박물관 측이 뒤늦게 설명에 나섰고, 이 과정에 중간에 있던 시청 공보관실 관계자들이 곤혹스르워 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일선 직원들과 산하 기관 공보 담당자들에 대한 공보 관련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박형준 시장이 약속한 공보 시스템 전반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개선 조치가 주목되는 지점이다.

다음은 부산시가 이날 오후 제공한 보도자료 전문이다. 요청한 대로 영산재 관련 내용은 삭제한다.

부산시립박물관, 특별기획전 '치유의 시간, 부처를 만나다' 연계 행사 개최

불교 전통문화 국가무형문화재 '불복장작법' 시연 선보인다

◈ 6.4. 13:00~16:00 부산관 1층 로비·박물관 대강당, 국가무형문화재 <불복장작법> 시연 행사

◈ 시연 외에도 6.3. <불복장 물목 전시>, <후령통 후혈작법 시연>, <불경 인경 시연 및 나눔 행사>, 6.4. <전통차 시음> 다채로운 불교 행사 마련돼

부산시립박물관은 오는 6월 4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부산관 1층 로비와 대강당에서 한국불교 전통문화의 가장 대표적인 국가무형문화재인 <영산재>와<불복장작법> 시연 행사를 개최한다고 (2일, 편집자 주) 밝혔다.

이번 시연 행사는 국보, 보물 등 한국 불교미술의 정수 11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아 지난 5월 12일부터 성황리에 개최 중인 부산시립박물관의 2022년 특별기획전 <치유의 시간, 부처를 만나다>와 연계해 마련됐다.

<불복장작법(佛腹藏作法)>(국가무형문화재 제139호)은 불상이나 불화에 후령통*과 오보병** 등 불교와 관련한 물목(物目)을 봉안함으로써 이를 예배 대상인 성물로 전환하는 의식이다. 고려시대부터 지금까지 700년 이상 사찰에서 비밀리에 전승돼왔다. 이번 시연은 외부에 공개된 사례가 극히 드문 <불복장작법>을 관람할 수 있는 매우 귀한 기회로, ‘불복장작법보존회’가 직접 시연한다.

* 후령통 : 불상의 심장 부위에 놓이며 오보병, 사리함을 비롯한 주요 물목이 들어가는 통

** 오보병 : 다섯가지 보물 병이란 뜻으로 동·서·남·북·중앙으로 구분해 65가지 이상의 물목을 넣음

▲<불복장작법> 시연 외에도 ▲<불복장 물목 전시> ▲<전통차 시음> 등의 행사도 함께 진행돼 한국불교 의식의 정수로서 종교적 상징성과 예술성을 풍부하게 담고 있는 두 시연 행사와 불교문화에 대한 친밀도와 이해도를 한층 높일 예정이다.

<불복장 물목 전시>는 6월 3일 부산관 1층 로비에서 진행되며, 다양한 불복장 물목들을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전시장 앞에서 ‘불경 인경(印經)* 시연 및 나눔 행사’가, 오전 11시에는 불복장의 중심 물목인 ‘후령통의 후혈(喉穴)** 작법 시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 인경 : 불경을 박아 냄 ** 후혈 : 후혈통 뚜껑 중앙의 가는 관

<전통차 시음> 행사는 6월 4일 영산재와 불복장작법 시연 행사와 함께 진행된다. 관람객이면 누구나 전통 다례 시연 단체인 ‘아름다운 인연’이 준비하는 백련, 오미자 등의 전통차와 다식을 맛볼 수 있다.

정은우 부산시립박물관장은 “이번 행사는 한국 불교문화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진귀한 불교 의식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매우 의미 있는 문화행사”라며, “아름다운 불교 문화재 전시와 장엄한 국가무형문화재 시연 등 부산박물관에서 다채로운 불교문화 행사를 경험하면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부산시립박물관의 특별기획전 <치유의 시간, 부처를 만나다>는 출품작의 보존처리로 6월 14일부터 전시작품이 교체된다. 서울 경국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이 보존처리로 6월 12일까지만 전시되고, 6월 14일부터는 직지사 성보박물관 소장 <목조동자입상> 5점이 새롭게 전시될 예정이다.

관람객들은 벼루나 책 등 각종 지물을 들고 공양하는 밝고 천진한 어린 소년의 모습으로 표현된 <목조동자입상>을 통해 불교미술의 세계를 한층 편안히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와 모든 행사는 사전 예약 없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부산박물관 누리집 공지사항을 참고하거나 부산박물관(전시운영팀 ☎051-610-7148)으로 유선 문의하면 된다.

[편집자 주] 다음은 독자제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영산재 등 전통문화 관련 참고자료를 첨부한다.

영산재(靈山齋)는 문화재국가무형문화재 제50호(1973),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2009)으로 지정됐으며 서울 봉원사에서 해마다 6월 6일 시연된다.   

법화사상에 따라 석가모니불이 설법하던 영산회상을 상징적으로 설정하고 지내는 의식으로서, 의식을 행하는 장소가 일시적으로 영산회상이 되어 영혼은 이곳에서 석가모니의 설법을 듣고 극락왕생하게 된다고 한다. 다른 천도재보다 규모가 크고 장엄한 불공이 행해지는데,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1973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해마다 서울 봉원사에서 연행되고 있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영산재는 대개 야외법회(野外法會)로 진행된다. 절 마당 등에 불보살을 모시는 상단(上壇), 신중(神衆)을 모시는 중단(中壇), 영가(靈駕)를 모시는 하단(下壇) 등 삼단(三壇)을 차리고, 야외에 불화를 거는 괘불이운(掛佛移運)으로 시작하여 괘불 앞에서 찬불의식을 갖는다.

시련(侍輦)

하늘과 땅의 영가와 모든 성인(聖人)을 맞아들이는 단계이다. 영가를 인도하는 불보살의 가르침을 받아 성스럽게 의식이 거행되도록 한다.

대령(對靈)

영가를 대접하는 단계이다. 영가를 의식에 초청하고, 의식에 참가한 사람들은 의식이 거행되는 이유를 듣고 불법에 따른 지침을 받는다. 죽은 이의 가족은 죽은 이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의미로 음식과 술(법식)을 베푼다.

관욕(灌浴)

평정에 이르도록 하기 위하여 영가가 생전에 지은 탐·진·치(貪瞋痴)의 삼독(三毒)을 씻어내는 정화 의식의 단계이다.

조전점안(造錢點眼)

‘조전’은 명부(冥府, 저승)에서 사용할 돈을 말하며 ‘점안’은 돈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하는 단계를 말한다.

신중작법(神衆作法)

의식이 잘 진행되도록 초청된 모든 성스러운 영가에게 다례를 제공하는 단계이다.

괘불이운(掛佛移運)

의식의 주인이며 법화경을 가르칠 석가모니 부처, 모든 부처와 불보살을 불법에 따라 영접하는 단계이다.

상단권공(上壇勸供)

부처와 보살이 초청된 상태에서 식사를 공양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부처와 보살의 자비로운 은혜로 모든 중생이 행복을 얻고 부처의 진리의 빛이 고통 받는 세계에서 빛날 것을 기원한다.

법문(法門)

부처를 대신하여 승려가 의식의 목적을 재확인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설법하는 단계이다. 승려는 청중이 진리의 문에 이르도록 법문을 전한다.

식당작법(食堂作法)

영산회상의 모든 대중이 함께 식사한다는 상징적인 의식으로, 오관게(五觀偈)나 타주(打柱)춤 등 다양한 범패와 의식무용이 등장하여 의식 중에서 예술적 가치가 가장 높은 단계이다. 이 의식을 행함으로써 부처가 되기 위한 바탕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중단권공(中壇勸供)

의례가 잘 진행되도록 의식에 참석중인 모든 신중을 청하여 모시는 단계이다. 의례에 참석한 모든 이에게 축복을 주기를 청한다.

시식(施食)

의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부처의 말씀을 듣고, 죽은 이들을 극락으로 보내게 되어 기뻐하는 단계이다. 이 의례는 슬프기 보다는 행복한 의식으로써 떠난 자들을 위해 거행되며 떠난 자들의 극락왕생을 축하하며 기뻐하기 위함이다.

회향(回向)

의식에 참여한 모든 대중이 참여하여 의식 도량을 도는 단계이다.

봉송(奉送) 및 소대배송(燒臺拜送)

죽은 이들을 종착지로 떠나보내는 단계로, 의식의 마지막 순서가 된다.

한국 불교의 하나인 태고종에 의하여 주로 전승되어 온 영산재는 한국 전역의 사찰에서 열린다.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1973년 국가무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되어 해마다 서울 봉원사(奉元寺)에서 연행되고 있다. 1987년에 영산재 보존회가 공식적으로 설립되어 영산재의 보존 활동이 시작되었으며, 2009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승려 김인식(법명: 구해)이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로 영산재의 범패 전문가이며 지공, 벽응, 송암 및 일응이 그 계보를 잇고 있으며, 모두 240명이 영산재 보존회를 이끌며 전승을 담당하고 있다. 봉원사의 연행은 2006년까지 음력 5월 5일(단오)에 거행되었으나 이후 더 많은 대중의 참여를 위해 6월 6일 현충일로 변경되었다. 

부산영산재

부산영산재는 금정산(金井山) 범어사와 영축산(靈鷲山) 통도사의 승려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부산불교어산회(釜山佛敎魚山會)를 이은 부산영산재보존회에서 계승하고 있는 불교 의식이다. 이를 ‘영산작법’이라고도 한다. 「영산재」는 영산회상(靈山會相)[석가여래가 영축산에서 제자들에게 『법화경(法華經)』을 설법한 모임의 모습]을 재현한 불교 의례로, 영혼 천도나 국가 안녕 등을 기원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이 의식 때에는 음악, 무용과 더불어 연극까지 종합적인 공연 예술의 요소가 함께 연출된다. 부산영산재의 유래·구성 및 진행 절차가 독창적이고 소박하나, 작법무(作法舞)도 춤의 구성이 특이하다. 특히 나비춤은 느리고 장엄한 춤사위와 내용이 지역적 특징을 가지며, 범패는 가락이 다양하며 독창적이고 담백하다.

연원 및 변천

100여 년 전부터 범어사와 통도사의 승려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어산회가 범패와 작법무 및 「영산재」의 의식 절차를 계승하였다. 범어사의 안관회(安寬悔)·대산(大山) 스님의 맥을 계승한 금정산 국청사의 주지 김용운(金龍雲)이 1972년 10월에 부산시 무형 문화재 제1호 「범패」 보유자로 인정되었으나, 이듬해 정월 입적으로 무형 문화재 지정이 해제되었다가, 1991년에는 그의 제자들이 의식 절차를 다시 정비하였다. 1993년 4월 20일에는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제9호로 지정되면서 문영호(文瑛浩)가 도량장엄과 범패, 조병태(趙炳台)가 범패, 김영규(金英奎)가 나비춤, 신석갑(辛錫甲)이 바라춤의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돼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로 재지정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