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무 전 창원시장, 총선 완주하나... 도지사 출마설도
허성무 전 창원시장, 총선 완주하나... 도지사 출마설도
  • 양삼운 기자
  • 승인 2023.04.05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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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재도전 등 다양한 진로 검토... 민주당 경남도당 아카데미 특강
“위기의 경남, 도지사·국회의원들 뭐 했나... 노란봉투법 거부권 반대"

허성무 전 창원시장은 신중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창원 마산합포구 바닷가 출신으로 마산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하고, 재수를 거쳐 부산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허 전 시장은 총학생회 회장보다는 기획부장을 선택할 정도로 현실주의자로 평가된다. 도당위원장을 역임할 때도 도지사 출마보다는 창원시장 출마를 선택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상남도당 창원시성산구 지역위원장인 허 전 시장이 1년 후로 다가온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진보성향 후보들과의 단일화를 넘어 본선까지 출마할 지 주목되고 있다. 성산구는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와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 여영국 전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저명한 진보정치인들이 국회의언을 역임한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린다.

창원시장을 역임한 허성무 민주당 창원성산지역위원장이 경남도당 아카데미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지역위)

허 전 시장은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출마보다는 '야권 단일 지방정부'를 표방한 김두관 도지사를 보좌하기 위해 정무부지사로 들어갔다, 물론 총선에는 불출마했다. 이후 2016년 총선에서는 당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를 지낸 문재인 전 대통령의 권유에 따라 단일화에 나서 노 전 대표가 당선되기도 했다.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창원시장에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민선 이후 최초의 민주당 계열 창원시장이었으나 시정 운영에 대한 상당한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 출범 1달 만에 실시된 전국적인 정국 흐름에 따라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석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약 1년간의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홍남표 창원시장이 선거법상 '후보 매수'라는 치명적인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예사롭지 않은 흐름 속에 허 전 시장이 특강에 나서 관심을 모았다.

허 전 시장은 "경남 경제위기의 실체는 경남 제조업 위기이며, 이는 전현직 경남도지사와 국회의원들의 무사안일주의에서 비롯됐다"고 강력 비판했다.

창원특례시를 출범시킨 허성무 성산지역위원장은 지난달 4일(토) 오후 3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진행된 민주당 도당 주최 아카데미 특강에서 “경남 제조업 위기의 근저에는 지난 30여 년 경남도 행정을 담당해온 김혁규, 김태호, 김두관, 홍준표, 김경수, 박완수로 이어지는 도지사를 비롯한 국회의원들이 현실에 안주하고, 폼 잡고 누리기만 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허 위원장은 “70년대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정책 이후 8, 90년대까지만 해도 창원을 비롯한 경남은 임해공업지대의 중심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선도했으나, 2010년대 이후에는 수도권에 밀려 성장률이 떨어지다가 2015년 이후에는 그 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허성무 민주당 창원성산지역위원장이 경남도당 아카데미 특강에 앞서 여성 참석자들에게 꽃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제공=지역위)

특히 “지식서비스산업의 경우 50인 이하의 중소규모 사업장이 수도권은 31.5%인데 반해 경남은 15%에 불과하며, 50인 이상의 대규모 사업장의 경우는 그 차이가 더 심각해서 전체 사업장의 절반인 50%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데 반해 경남은 7%의 사업장 유치에 그치고 있다”며 경남연구원 자료를 인용한 데이터를 제시했다.

이어서 허 위원장은 “850만 평 면적에 13만여 명이 일하고 있는 창원공단에 비해 판교테크노밸리는 26만 8천여 평 면적(제1판교 13만 8천 평, 제2판교 13만 평)에 입주기업 1,642개(제1판교 1,277개 제2판교 365개), 7.3만 명(제1판교 6.9만 명, 제2판교 4천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매출액에 있어서는 전년도 판교테크노밸리가 120.8조 원을 달성한 데 비해 창원은 채 50조 원이 안 된다”면서 IT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판교는 대장동 지역 이슈로 소란한 정국과 상관없이 개발에 속도를 더해 5년 내 제2테크노밸리에서만 10만 명 고용에 70조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위 잘 되는 시기에 변화하는 현실을 관찰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정치지도자의 덕목인데, 경남은 그러한 리더십이 완전히 부재했던 것이 2023년 경남 제조업 위기의 핵심”이라는 것이 허 위원장의 설명이다.

“유일하게 김경수 지사가 수도권 일극체제의 극복뿐 아니라 상하이경제권, 광동경제권, 싱가포르-말레이경제권 등 항만물류의 중심 경제권과 경쟁하는 부울경 메가시티 건설에 진력했지만, 정치적 이유로 좌초됐다”면서 아쉽다고 말한 허 위원장은 “박완수 지사는 부울경특별연합 그 이상의 대안을 빠르게 완성하지 못하면 역사의 혹독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허 위원장은 아르헨티나의 예를 들면서 “아르헨티나 경제 파탄의 주범으로 포퓰리즘을 드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은 그보다는 1950년대 이후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체제가 안착하면서 세계적인 자유무역과 공업생산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국제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탓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기후위기시대와 4차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맞이한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지도자들이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새로운 시대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한 허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위기에 대처하기보다 노조와 싸우고 야당 대표와 싸우고 심지어는 암소, 신동진 볍씨와 싸울 생각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불거진 이른바 난방비 폭탄 문제에 대해서도 “폭탄이 만들어진 배경과 이유는 다양하게 있을 수 있지만, 대통령이라면 그 폭탄이 터지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하는 것인데, 폭탄은 자기가 터뜨려 놓고 책임은 전임 문재인 정부 탓이라고 돌리고 있다”면서 “이렇게 무능하고 책임도 안 지고 거짓말만 하는 정권은 언제든지 국민에 의해 탄핵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노조에 시비를 거는 것”에 대해서도 “책임을 노조에 돌려 경제위기, 경제파탄의 책임을 모면하려는 책략이라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고 한 허 위원장은 “노조법 2, 3조 개정 관련 노란봉투법은 경제의 양대 주체인 자본과 노동의 균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선 결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위원장은 “정치, 역사 등 재미있는 주제를 선택하려고 하다가 정당이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이슈가 경제문제라고 생각해 민주당 당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 더 깊은 관심과 열정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주제를 정하게 됐다”면서 “재미없는 주제를 끝까지 재미있게 들어준 청중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위기의 경남, 어디로 갈 것인가? <경남의 미래성장동력>”을 주제로 민주당 도당 도민홀에서 진행한 허 위원장의 특강에는 80명 정원을 초과해 100여 명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참석했다. 강연에 앞서 허 위원장은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수강생들에게 장미꽃을 전하며 다정한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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