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대저대교 높이 낮춰 원안 건설, 환경영향평가 협의 본격화"
부산시 "대저대교 높이 낮춰 원안 건설, 환경영향평가 협의 본격화"
  • 양삼운 기자
  • 승인 2023.09.21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민요구 수용 및 철새보호 대책 반영 환경영향 평가서 낙동강유역환경청 제출
강서구 식만동∼사상구 삼락동 사상공단 연결 8.24km, 4차로 도로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 통해 노선 정하고도 철새도래지 훼손 논란 7년째 노선검토중

낙동강 철새보호지를 통과해 환경단체와 의견차이를 보이며 6년여를 끌어온 대저대교를 부산시가 원안 노선대로 추진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20일 '식만∼사상간(대저대교) 도로 건설사업'과 관련한 환경영향평가서(본안)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정식 제출하고, 본격적으로 협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부산시 이근희(왼쪽) 환경물정책실장과 임경모 도시계획국장이 20일 시청 기자실에서 대저대교 건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부산시)

이번에 협의 신청한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원안 노선으로 조속한 착공을 바라는 지역주민의 지속적인 요구를 수용함과 동시에 환경영향 저감 방안 및 철새 보호 대책을 중점적으로 검토해 반영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21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의 협의 과정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대저대교 도로 건설 사업은 강서구 식만동(식만JCT)에서 사상구 삼락동(사상공단)을 연결하는 길이 8.24km, 4차로 규모로, 총사업비 3956억원(국 1,609, 시2,347), 사업기간은 2014년부터 2029년까지였다.

대저대교 건설사업은 2010년 4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로 사업타당성을 확보하고, 2016년 4월 환경부(낙동강유역환경청)의 전략환경영향평가로 도로 노선을 확정 짓고도, 철새도래지 훼손 논란으로 7년째 사업추진이 답보상태다.

"이로 인한 개발 제한과 항공기소음 등으로 이미 오랜 세월 재산권과 생활환경에 피해를 겪고 있다"는 강서구 주민들과 서부산권 공단과 항만지역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지역민들은 “당장 필요한 도로 건설을 막고 겨울 철새만을 보존하겠다는 것이냐”라며 조속한 사업착수를 호소하는 실정이다.

한편, 지난 1월 강서구와 사상구가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대한 주민공람 결과, 주민들은 원안 노선으로 조속한 착공을 요구한(73.7%) 바 있다.

2020년 12월 직ㆍ간접적인 이해당사자인 대저1, 2동과 삼락, 괘법동 주민대표를 제외하고 구성된 '겨울철새 공동조사․평가위원회'에서 대저대교 건설로 인한 겨울철새(큰고니) 등의 서식 환경영향 여부 평가만으로 4개의 대안 노선을 선정해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시와 환경단체가 ‘대저대교 최적노선 선정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는 등 지속적으로 논의해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대저대교 건설사업 위치도(부산시 제공)

시는 이번 환경영향평가에서 기존 원안 노선과 4개 대안 노선(안)에 대해 도로 기능 및 이용 편의성, 시민의 안전과 환경적 측면을 종합 검토하고 주민·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결과, 원안노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4개 대안노선은 공동조사 협약서 3항에 언급된 ‘특별한 사유’에 해당해 실행 대안이 될 수 없고, 종합적으로 시의 원안노선이 합리성을 갖춘 계획으로 판단돼 최종 채택했다는 설명이다.

우려하는 겨울철새 문제에 대해서는 "낙동강 일대가 큰고니 등 겨울철새 도래지로서 보전되어야 함을 충분히 감안해 철새 활동 보장, 서식지 확대 등의 환경영향 저감 방안을 추가 마련했다"고 밝혔다.

겨울철새 영향 저감 방안으로 사장교에서 평면교로 변경해 철새 비행에 방해가 될 수 있는 교량 구조물의 높이를 48m에서 24m로 낮춰 직선으로 건설하고, 고니류의 서식지 보강을 위해 교량이 지나가는 인근 삼락과 대저생태공원에 각각 25만㎡, 74만㎡ 규모의 대체서식지(대형습지, 먹이터, 습지개선 등)를 조성한다.

특히, 대저생태공원에 추가로 조성될 대형습지를 습지보호지역(습지주변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고니류 도래 기간(11월중순~2월말)에는 사람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사후관리를 강화하면 대저대교 건설 이후에도 큰고니를 포함한 겨울철새의 개체 수가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박형준 시장은 “과거 을숙도대교 건설 시에도 환경단체와 조류전문가들의 반발이 심했으나, 교량의 높이를 50m에서 25m로 낮추고, 을숙도 생태계 복원사업을 추진해 이후 을숙도의 큰고니 개체가 증가한 것이 좋은 선례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도로사업임에도 오랜 기간 제자리걸음이던 식만~사상간(대저대교) 도로건설사업이 환경과의 공존이라는 해법을 찾아 추진하게 돼 반갑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사람과 환경이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개발에 가치를 두고 그린스마트 도시 부산을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