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실련 "이전 공공기관, 지방은행 외면"
부산경실련 "이전 공공기관, 지방은행 외면"
  • 양삼운 기자
  • 승인 2025.04.08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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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공공기관 지방은행 거래 실태 발표, "부은 예치비율 하락"

부산경실련이 부산에 이전한 공공기관들의 지역은행 예치비율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8일 오후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부산으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지역경제의 핵심 축인 지방은행을 외면하고 있다"며 "운영자금 대부분을 시중은행에 집중해 지역자금 유출과 지역금융 약화를 초래하고 있어 지방은행과의 거래확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부산경실련이 8일 오후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 이전 기관을 비롯한 41개 공공기관의 지역은행 예치비율 분석 자료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양삼운 기자) 

지난해 말, 약 한 달간 부산소재 41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지방은행 거래실태를 정보공개 청구해 조사한 부산경실련은 "이전 공공기관 13곳의 부산은행 예치금 비중은 2023년 12%에서 2024년 9%로 오히려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13개 이전 공공기관 중 부산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삼은 곳은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 단 2곳(15%)에 불과했다. 부산은행 자금예치 비율이 50%를 넘는 기관 역시 이들 두곳 뿐이었다. 반면, 국립해양조사원·한국남부발전·한국예탁결제원 등 8개 기관은 부산은행에 단 한 푼도 예치하지 않았다.

특히, 전체 공공기관 예치금은 2023년 11조 4555억원에서 2024년 13조 8125억원으로 21% 증가했으나, 부산은행 예치금은 1459억원(10%) 감소했다. 이에 따라 부은 예치 비율은 같은 기간 18%에서 15%로 줄었다. 이는 이전 공공기관의 부은 예치비율이 12%에서 9%로 하락한 데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부산경실련이 함께 조사한 이전 공공기관 외 부산지역 28개 공공기관의 경우, 2024년 기준 전체 예치금의 72%를 부은에 예치한 것으로 나타나 지방은행 이용이 상대적으로 활발했다. 특히 부산항만공사는 전년 대비 늘어난 자금을 대부분 부은에 예치해 예치비율이 28%에서 90%로 크게 증가했다.

부산시 산하 공사·공단과 출자·출연기관 대부분도 부은을 주거래은행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관광공사, 환경공단, 시설공단, 글로벌도시재단, 문화회관, 사회서비스원, 여성가족과평생교육진흥원, 정보산업진흥원, 영화의전당 등 9개 기관은 예치금 전액을 부은에 맡겼고, 교통공사(74%), 도시공사(68%), 벡스코(78%) 등도 50%를 넘는 높은 예치비율을 보였다.

반면 부산의료원은 부은 예치금이 전혀 없었고, 문화재단(18%), 신용보증재단(31%) 등 일부 기관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부산연구원은 비공개 회신, 부산테크노파크는 자료 미제출로 확인할 수 없었다.

이전 공공기관 외 28개 공공기관의 총 예치금 규모는 전체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으나, 부산은행 예치금은 1조 35억원으로, 이전 공공기관의 예치금(1조 2768억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들 28개 기관의 총 예치금은 2023년 대비 2024년 1397억원 증가했지만, 부은 예치금은 842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보람 팀장의 사회로 연 이날 회견에서 부산경실련은 “이전 공공기관들이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설립취지를 외면하고 있다”며 “운영자금이 시중은행을 통해 외부로 빠져나가 지역 경제에는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도한영 사무처장은 “지방은행은 지역자금을 지역 내에서 재투자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을 강화하는 중요한 축”이라며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전 공공기관이 지방은행을 통해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 유인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부산경실련은 ▲혁신도시법 및 시행령 개정을 통한 지방은행 거래 의무비율 명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지방은행 거래실적 반영 ▲지방은행에 불리한 주거래은행 평가기준 개선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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