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금 서부상회가 '청춘'을 불러모은다
물금 서부상회가 '청춘'을 불러모은다
  • 신정윤 기자
  • 승인 2018.08.21 0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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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북 석계 출신 33살 최동진 사장
인스타감성 복고풍 가게에 손님 몰려
"청년, 용기 잃지 말고 무엇이든 경험 해봐야"

[가야·양산일보=신정윤 기자] 영국풍의 접시에 풍미 가득한 카레라이스가 나온다. 기차역을 낀 물금 서부마을에 서부상회이야기다. 서부상회는 올해 4월에 문을 열었다. 내부에는 70~80년대 느낌의 인테리어 소품인 흑백테리비젼, 라디오, 농민잡지 등이 비치 돼 있다.

이 가게의 주인장은 33살의 청년이다. 최동진(33)씨는 상북면 석계리에서 태어나 애견훈련사로 지내면서 가게를 내는 꿈을 실현시켰다. 그는 "막노동 공사장에서 일도 해보고 요리에도 관심이 많았다.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하는 성격이라서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는 중학교 2학년때부터 청소기 사출 주야간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세상을 배웠다.  공부는 뒷전이었다. "하고싶은 것을 하면서 경험을 쌓은 것이 지금에 모든 바탕이 되었다"는 최씨다.

"주위의 친구들은 뭔가 이루고 있고 불안할 때 진짜 자기가 해야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계속 용기를 냈다."고 말하는 최씨다.

물금 서부마을에 최씨같은 청춘이 서서히 몰려들고 있다. 서부상회 옆에도 작은 공방이 들어설 예정이다. 젊은이들이 가게를 구하러 많이 문의하고 있지만 없어서 들어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경주의 황리단길과 같은 지역으로 변하는 것은 기대하지는 않지만 관에서 주도하기 보다는 민에서 주도하고 간섭과 규제를 떠나 예술인들이 모인다면 마을 재생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말하는 최씨다.

인스타감성으로 가게를 꾸몄다는 최씨는 정확히 98일 동안 가게 정비 작업을 했다. 그것을 인스타그램에 기록으로 남겼다. "너무 힘들었어요. 겨울에 너무 추웠고 에폭시 작업한 것을 다 뜯어내고 배관이 터지고 하는 것들을 직접 손으로 치우고 공사하면서 이렇게 가게를 열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보고 손님이 많이 찾아와서 손님들을 기다리게 해 미안하다고 하는 최씨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고 묻자 단호하게 말했다. "넘어져도 용기잃지 마세요. 정말로 제가 경험해 온 모든 것들이 자산이 됐습니다. 넘어져도 일어서면 이제 아프지 않을 수 있습니다. 주위 친구들이 뭔가 이뤄갈 때 진짜 자기가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계속 용기를 냈습니다.

최씨는 가게 이름처럼 상회를 운영하고 싶다. 카레라이스 음식 뿐만아니라 "뭐지, 이 조합은?"하는 일식도 내놓고 싶다. 그러나 주방에서 미래의 아내가 될 사람과 아르바이트 직원 3명이서는 역부족이라는 최씨다.

그는 카레라이스를 배우고 싶어서 양산의 한 카레라이스 전문점에서 6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요리법을 전수받았다.

제가 애견훈련사를 해봐서 아는데 축사를 개조해서 살고 싶어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컸던 그 기억이 너무 좋습니다. 미래에는 제주도에 축사 같은 곳을 개조해서 살고 싶어요. 그게 제 꿈이에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소박한 꿈을 꾸며 살아가는 최씨는 당분간 일요일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어 죄송하다고 말하면서 고향 양산에서 청년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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