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 말을 알아듣겠냥?

흔히 고양이 울음소리라고 하면 ‘야옹’이라고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생각보다 고양이가 내는 소리는 아주 다양하답니다.고양이는 여러 가지 소리를 내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는 동물이에요. ‘야옹(meowing)’은 고양이의 대표적인 울음소리지만 여기에도 상황에 따라 아주 미묘한 차이가 존재해요. 그러니 고양이의 몸 언어와 주변 상황을 함께 고려하면 나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요.
고양이가 기분 좋을 때 내는 대표적인 소리로 알려진 ‘그르렁’ 또는 ‘가르릉’하는 소리는 흔히 ‘골골송’이라고도 불려요. 이는 성대 밖으로 내는 소리가 아닌 목 속에서 진동하듯 울리는 소리인데, 마치 몸 전체를 이용해 소리를 내는 것처럼 보여요. 어떻게 이런 소리를 내는지 아직까지 확실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전문가에 따르면 뇌에서 특정 신호를 보내 후두와 횡격막의 근육이 진동해 나는 소리라고 해요. 이러한 골골 소리는 야생 고양잇과에 속하는 호랑이, 사자, 표범, 재규어 등에서도 나타나요. 다만 고양이는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모두 소리를 내지만 다른 고양잇과 동물들은 숨을 내쉴 때만 소리를 낸다는 차이점이 있어요.
고양이가 주로 편안한 상태일 때 나타나는 ‘골골송’은 20~140Hz 사이의 진동수로 사람에게 심신 안정 효과를 줄 뿐만 아니라 심근경색, 근육통, 호흡곤란 발병률 등을 줄여준다고 해요. 그러나 골골 소리는 고양이가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서나 불안함을 달래기 위해서 낼 때도 있으니 만약 고양이가 사료나 간식을 먹지 않고 몸을 웅크린 식빵자세로 골골거리는 소리를 낸다면 몸이 좋지 않다는 신호에요.
골골송과 비슷한 진동하듯 ‘우르르’하며 내는 소리 또한 반갑고 기쁠 때 내는 소리 중 하나에요. 주로 반려인이 집에 왔을 때 다가오면서 내는 소리인데 몸 안에서 내는 골골송과는 달리 진동음을 몸 밖으로 배출하며 내는 소리에요. 또 아주 작은 소리로 ‘냥~’하고 우는 것 은 만족스럽고 편안한 상태를 나타내며 간단한 인사의 의미도 있어요. 주로 반려인을 보며 눈을 가늘게 뜬 채 느리게 중얼거리듯 내뱉어요.
또 가끔씩 고양이가 창밖을 바라보며 새나 쥐처럼 ‘깍’ ‘까각’ 같은 소리를 내는 것을 들을 수 있을 거예요. 이는 주로 사냥감을 발견해 흥분했을 때 내는 소리로 채터링(chattering)이라고도 불려요. 이때는 소리를 거의 내지 않고 입만 아주 빠르게 벌렸다 닫기도 해요. 늑대나 개의 하울링처럼 ‘아우~’하고 울부짖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반려인이 놀아주지 않아 극도로 지루하거나 심심할 때 불만을 표현하기 위해 내는 소리랍니다.
기분이 아주 좋지 않음을 표현할 때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털을 바짝 세운 채 등을 휘고 ‘하악’ 하는 소리를 내요. 원하지 않는데 반려인이 자신을 계속 만지거나 다른 고양이에게 공격태세를 취할 때 주로 내는 소리에요. 적극적인 공격성을 보일 때는 강아지와 비슷하게 입을 아주 살짝 벌린 채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 하는 소리를 내기도 해요.
이처럼 고양이는 아주 다양한 종류의 소리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동물이에요. 또 인간과 소통하기 위해 “야옹” 하며 적극적으로 말을 걸기도 하죠. 그러나 고양이가 계속해서 큰 소리로 울 때는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아픈 것일 수 있으니 평소보다 자주 운다면 병원에 내원에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