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나눌 수 있어 좋아' 공무원 사회 큰 반향

[가야·양산일보= 강양지 기자] "생명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기분이 좋은지 처음 알았습니다. 늘 마음의 빚처럼 남았던 조혈모세포 기증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다행입니다"
경남 함양군청에서 근무하는 젊은 여성 주무관이 생면부지 환자를 위해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선뜻 기증해 공무원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함양군청 건설교통과에 근무하는 배이슬(행정 8급·사진) 주무관으로 환자를 위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2일 함양군에 따르면 배 주무관은 최근 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조혈모세포 적합자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10년 전 조혈모세포기증희망자로 등록했던 그녀는 전화연락에 무척 기뻤다.
그녀는 "처음에는 저의 조혈모세포가 맞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겁나고 그런 것은 없었는데 업무에 지장이 있을까봐 조금 걱정되기는 해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배 주무관은 어려서부터 헌혈에 자주 참여했으며, 10년 전 조혈모세포은행협회 안내문을 보고 기증희망자로 등록하고, 적합자가 나오길 기다려 왔다.
가족이 아닌 경우 조혈모세포가 일치할 확률이 2만명당 1명 정도로 적합자를 찾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조혈모세포 채취는 3일간 진행되는 강행군으로 건강하지 못하면 채취 자체도 어려워 그만큼 건강관리도 중요하다. 그녀는 조혈모세포 기증에 앞서 여러차례 건강검진을 받기도 했다.
배 주무관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척수에서 직접 조혈모세포를 뽑아내는지 아는데, 지금은 헌혈처럼 피를 뽑아 조혈모세포를 채취해 아프거나 그런 걱정은 전혀 없어요. 부모님께도 차근차근 설명 드리니 걱정은 하시지만 잘 하고 오라고 격려해 주셨어요"라고 전했다.
배이슬 주무관의 이 같은 선행이 알려지면서 군청 내 공무원 사회도 조혈모세포기증에 대한 인식이 변화를 이끌고 있다. 동료 공무원은 "평소에 사근사근 씩씩한 모습을 보였지만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배이슬 주무관은 3일간 조혈모세포 채취를 한 후 잠깐의 휴식을 후 곧바로 정상근무에 들어간다. 몸에 좋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고 안정을 취하면 조혈모세포가 정상으로 돌아와 근무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배이슬 주무관은 "저의 것을 나눠서 타인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큰 기쁨이 될 줄을 몰랐어요. 이식을 받으시는 분이 하루빨리 완치되었으면 해요"라고 씩씩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