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 기억에 남지 않는 법원공무원 돼야죠”
“민원인 기억에 남지 않는 법원공무원 돼야죠”
  • 신정윤 기자
  • 승인 2018.11.09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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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법원 접수담당 류은정 행정관
친절 미소로 딱딱한 법원 이미지 ‘개선’
류은정 행정관이 업무를 보고있다.
류은정 행정관이 업무를 보고있다.

 

법원은 딱딱하다. 법복을 입은 판사 그리고 판사봉, 심각하고 엄격한 표정의 재판 당사자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법원의 실핏줄 같은 역할을 하는 법원 공무원들도 무표정이기는 마찬가지다. 법무부에서 만든 ‘지킬수록 기분좋은 기본’ 노래가사 “법은 어렵지 않아요, 법은 불편하지도 않아요”라는 가사가 있다. 이 노랫말처럼 법원 공무원도 어렵지 않다. 단 공정하려고 애를 쓰는 것이 불친절하게 비칠수 있다. 그래서 안내문까지 공지하면서 이해를 바란다. 쌍방의 당사자가 있어 더 조심스러운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민원인에게 칭찬받는 법원공무원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60대 남성이 법원 공무원의 친절함에 감사했다며 본지를 방문해 취재 요청을 해왔다. 사소한 민원 서류를 처리하는데도 밝은 미소로 응대하고 친절하게 민원인을 대했다고 한다.

지난 5일 오후 양산시법원(정은조 판사)에서 그를 만났다. 양산시법원과 시민간에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그는 류은정(38, 여) 행정관이다. 접수를 담당한다. 다짜고짜 화를 내는 시민부터 다양한 악성 시민까지 그가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법원의 첫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드는 장본인이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해 법원공무원이 되겠다고 마음먹었고 꿈을 이뤘다. 올해로 12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는 “원하는 것을 빨리 처리해 드리고자 한다. 기억에 남지 않는 공무원이 되는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양산시법원은 3천만원 이하의 소액재판을 한다. 그래서 돈을 떼였다든지, 물품 지급을 하지 않는 등의 문제를 재판으로 해결한다. 독촉 절차를 통해 시민들이 저렴하고 편리하게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기도 한다. 매주 목요일 재판이 열리는데 2주에 1회씩 법률구조공단에서 변호사가 중앙동주민센터에서 무료 상담을 해주고 있다.

그는 소액재판을 접수하면서 시민들의 사소한 분쟁을 많이 본다. 강제집행을 하더라도 없어서 못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서민들이 겪는 어려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대목이다. 그는 “모든 것을 법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특히 우리 법원 공무원을 믿어야 하는데 밖에서 카더라하는 말을 듣고와 공무원을 믿지 않는 분들을 대할 때 가장 난감하다”고 했다.

공정하기 위해 엄격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이들. 그래도 친근하고 편안한 대국민 사법 행정을 처리하기 위해 법조인들을 돕는 법원의 또다른 식구들. 법원공무원들이 있어 법원이 오늘도 활짝 열려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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