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더 지켜보자”…양산 스포츠강좌 '공개추첨제' 1년 보류
"1년 더 지켜보자”…양산 스포츠강좌 '공개추첨제' 1년 보류
  • 권환흠 기자
  • 승인 2018.11.12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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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시설관리공단, 이용자 의견 수렴 절충안 제시
내년 수영 강좌 등급 4단계 축소, 1레인 신규 개설 
2020년부터 공개추첨제·전임제 시행 예고

[가야·양산일보=권환흠 기자] 양산시시설관리공단(이사장 최영제)이 내년 1월부터 적용하기로 한 공공체육시설 스포츠강좌 '공개추첨제'를 1년간 보류하기로 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기존 이용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한발짝 물러섰다.

국민체육센터, 웅상문화체육센터, 주민편익시설 등 3개 스포츠센터를 위탁 관리하고 있는 시설관리공단은 지난 10월 중순에 스포츠강좌 운영방식을 내년 1월부터 '공개추첨제'로 변경하겠다고 각 센터에 공지했다. 공공공시설물임에도 현재 운영방식으로는 신규 이용자에게 진입장벽이 높아 형평성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된 것이다.

양산시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각 스포츠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포츠강좌의 수강신청자가 갈수록 늘어났다. 특히 수영강좌에 신청자가 몰리면서 신규 대기자가 밀려 있는 상태다. 3개 스포츠센터에는 25m 6레인 규모의 수영장이 설치되어 있어 수영할 공간이 부족한 양산 시민들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수영 강좌는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매 시간 개설된 강좌에서 각 강좌별 2개월 단위로 진행하여 초급·중급·상급·고급·교정·연수 등 총 6개 반으로 운영되어 왔다. 회원 등록은 기존 프로그램의 경우 기존회원 재등록을 먼저 하고, 결원 인원에 대해 온라인 및 방문 선착순을 통해 신규 회원을 접수 받았다. 수영은 종목 특성 상 강습기간이 수 개월 이상 필요하므로 기존 회원에게 재등록의 기회를 먼저 준다는 것이 공단 측의 설명이다.

이러다 보니 신규로 수영강좌를 등록하려면 결원이 나길 기다리거나 신규 강좌 개설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원 충원 수는 많지 않고, 레인 여건, 강사 배치 등 제한된 여건으로 인해 신규 강좌 개설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신규 등록을 기다리는 시민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한 시민은 "많은 양산시민들이 공정하고 즐겁게 수영장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운영방법"이라면서 "지금처럼 기존회원에게 수영장 시설의 대부분을 제공하는 방식은 어떤 이유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공단은 대기인원 해소와 형평성을 고려하여 많은 시민들이 누구나 시설을 이용을 할 수 있도록 수영을 포함 전체 강좌를 내년부터 6개월 단위로 '공개추첨제'를 통해 수강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기존 회원을 포함해 강좌참여를 원하는 모든 시민에게 강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동등하게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자 이번에는 기존 회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수영 종목 특성 상 장기간의 학습이 필요한데 6개월마다 리셋이 된다면 제대로 배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체육센터 수영장을 이용하는 박 씨는 "하루아침에 회원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이렇게 일방적인 통보만으로 따르라고 하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기존 회원들도 운동을 하기 위해 새벽에 줄서가며 그 자리를 찾은 건데, 다음에 계속 강좌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이 6개월마다 공개추첨을 하겠다는 것은 수영이란 종목의 특성을 간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공단은 지난 5일 기존 회원 대표들과 설명회를 가지고 변경되는 운영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가졌다. 여기서 기존 회원들은 각 반마다 6레인 중 한 레인을 신규 등록자가 사용하게 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레인 당 25명이 수강할 수 있으므로 각 강좌 당 25명의 신규 등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단 측은 '공개추첨제'를 1년간 보류하기로 하고, 대신 수영강좌를 기존 6단계에서 4단계로 단계를 줄이는 한편, 강좌 당 1개 레인을 신규강좌로 개설해 센터별 10개 강좌 250명을 추가로 모집하겠다는 절충안을 내놓으며 수습국면에 들어섰다. 강습 정원도 25명에서 35명까지 탄력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한 시간에 110명 정도가 수강했지만, 내년에는 1레인에 초급반 25명 신규강좌를 개설하고, 2레인부터 6레인까지 중급·고급·상급 100명 정도를 배정해 총 125명이 수강하게 되는 것이다. 

대신 2020년부터는 공지한 대로 1년 과정을 공개추첨하고 승급제가 아닌 전임제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근본적으로 현재 문제가 수영장 시설 부족으로 인한 것인 만큼, 양산시와 협조해 웅상센트럴파크에 건립할 국제 규격의 시립수영장 외에도 추가로 수영장 건립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공단 측의 결정에 대해 일부 반발하는 회원도 있지만 기존 회원들은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주민편익시설을 이용하는 황미정 씨는 "공단 측이 기존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공개추첨제를 1년간 보류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신규 등록을 기다리는 시민 입장이나 공단의 입장도 이해하는 만큼 이번 공단의 결정이 솔로몬의 지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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