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명절증후군을 극복하자
[기자수첩] 명절증후군을 극복하자
  • 천소영 기자
  • 승인 2018.02.2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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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소영 기자

명절이 지나면 스트레스 등 심리적인 이유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이러한 증상은 흔히 ‘명절 증후군’이라고 불리는데 명절 전후 정신적, 육체적 피로 때문에 발생하는 일종의 스트레스성 질환이다. 더구나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받는 명절 스트레스 지수는 남성보다 더 높다. 특히 설날에 시댁을 다녀온 뒤부터 다양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부들이 많다. 심리적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과도한 가사노동으로 인한 손목터널증후군, 목과 허리 통증 등 다양한 신체증상을 호소한다.

명절에 스트레스를 겪는 사람은 며느리만이 아니다. ‘노처녀’, ‘노총각’, ‘취준생’ 등은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이 결혼계획과 취업 등의 이야기를 묻는 것이 공포로 느껴질 것이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휴 기간에 가장 듣기 싫은 말 1위에는 '언제 취업할 거니'(73.6%), '살 좀 빼렴, 얼굴 좋아졌네'(30.9%), '아무개는 취업했다더라'(18.8%), '사귀는 사람은 있니?'(18.2%),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다'(15.3%) 등이었다. 취업준비생의 경우 직장인(74.6%)보다 더 많은 응답자인 80.2%가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직장인의 경우,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기혼여성으로, 81.1%를 기록했다. 미혼여성 중 76.1%, 기혼남성 중 74.1%, 미혼남성 중 70.5%도 이같이 답했다. 성별에 관계없이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더 높은 비율을 보인 것인데, 이들은 ‘요즘 경기가 어렵다는데 다니는 회사는 괜찮니’라는 말을 명절 기간 가장 듣기 싫은 말(기혼남성 직장인 48.8%, 기혼여성 직장인 28.1%)로 꼽았다. 미혼자들은 ‘결혼 언제 하니’라는 말(미혼남성 직장인 67.5%, 미혼여성 직장인 63.3%)을 가장 듣기 싫은 말로 꼽았다.

노년층의 경우 명절스트레스는 대부분 가족, 친지들로 북적인 명절을 보낸 다음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자녀와 친척들이 떠나고 난 다음에 허전함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는 자칫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이 같은 명절증후군은 보통 1주일 정도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연휴 기간에 체력소모가 많았거나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사람은 회복 기간이 지연될 수 있다.

무엇보다 명절증후군의 극복을 위해서는 가족 간의 배려가 중요하다. 여자들은 부엌에 모여 분주하게 음식을 준비하는데 남자들은 대낮부터 술자리나 화투판을 벌이는 풍경은 이제 옛날 얘기다. 다가오는 다음 명절에는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함께 음식을 만들며 따듯한 덕담을 나눈다면 더 의미 있는 명절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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