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 휀스가 뭐길래?
[社說] 휀스가 뭐길래?
  • 양산일보
  • 승인 2018.12.0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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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7시경, 양산 부산대학교병원 정문 맞은편에 설치되어 있던 휀스가 일단의 무리에 의해 철거됐다. 철거는 마치 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긴장감 속에 신속히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휀스 하나 가지고 뭐 이렇게 하나 싶지만 그 사정을 들여다보면 이해도 간다. 

사정은 이렇다. 문제의 휀스는 현재 양산 부산대학교병원 정문 건너편 택지를 인도와 구분하기 위해서 설치되어 있었다. 즉, 인도와 택지를 가르는 경계로 설치되어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 휀스가 택지에 조성된 상가 중에서 도로 및 인도와 인접한 상가의 진출입을 막는 일종의 장애물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다 보니, 도로에 접한 약국과 식당 등의 상가는 도로 및 인도와 접한 프리미엄을 전혀 누리지 못해 매출이 떨어지는 부작용에 시달려 왔었다. 이번에 휀스를 철거한 쪽은 당연히 휀스로 인해 매출에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던 상가 측이다. 

그런데 문제는 휀스 철거 문제가 만만치 않은 법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휀스 철거를 두고 택지 내부의 상가들이 첨예하게 대립 중에 있다. 당연히 휀스 철거가 불러 오게 될 매출 상승 또는 하락이 대립의 핵심이다. 때문에 대립은 꽤나 치열하다. 몇 달 전에 휀스 철거측이 법정 소송을 강행했었지만 법원은 공지 보호 논리를 주장하는 휀스 존치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보다 못한 휀스 철거를 원하는 상가 측이 이번에 전격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고, 당연히 휀스 존치 측은 즉각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접점을 찾을 수 없는 분쟁이 아닐 수 없다. 두고만 보기에 그 출혈이 너무 클 것은 자명하다. 

이제는 양산시가 나서야 한다. 물론 법원의 판결로 인해 양산시가 협상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스탠스가 좁은 것은 백분 이해가 간다. 그렇다고 시민들 간의 다툼이 확산하는 것을 수수방관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무고한 시민들이 범법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양산시는 막아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시민권력 기관이다. 만약 양산시가 시민들이 부여한 책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은 시청을 이번 사태의 핵심인 휀스와 동일시하고 철거하려 들 수도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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