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비평준화 고교 커트라인 공개 금지 지침
"학교 서열화 막고 비평준화 전형 취지대로" 민원 제기돼
관행적인 커트라인 공개 막자 학부모 혼란 빠져
[양산일보=권환흠 기자] "우리 아이 고등학교 원서 어떡하죠?"
내년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자녀를 둔 양산의 '중3 엄마'들이 고등학교 입학원서 접수일을 코앞에 두고 비상이 걸렸다. 자기 자녀가 '고입 재수생'이 될까 하는 두려움에서다.
양산지역 고등학교 입학원서 접수가 10일 오전 9시부터 13일 오후 5시까지 3일간 각 학교 별로 실시된다. 12일과 13일에는 각 고등학교 홈페이지에서 한 시간 간격으로 접수 현황을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합격자 발표일은 오는 21일이다.
양산은 평준화가 무산되면서 올해도 비평준화 전형을 실시한다. 원서 접수기간에 지원 학교 1곳에 원서를 넣고, 불합격 되면 내년 1월 18일부터 24일까지 정원미달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되는 추가모집 기간에 원서를 넣을 수 있다. 여기서도 미달되는 학교는 5월까지 수시로 입학생 모집이 가능하다.
하지만, 추가모집 기간에는 원하는 학교가 모두 마감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한 번에 합격하기를 바라기 마련이다.
지금까지는 암암리에 각 고등학교에서 커트라인 정보를 공개하고, 중학교 진학담당들도 이를 통해 진학지도를 하면서, 원서를 내면 곧 합격과도 마찬가지였다. 이러다 보니 내신석차백분율에 따른 학교 줄세우기가 관행처럼 이루어지면서 학교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지만, 올해부터 사정이 바뀌었다. 경남도교육청이 지금까지 해오던 각 고등학교 커트라인 공개를 금지한다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난달 말쯤 도교육청에서 커트라인 공개가 학교 서열화를 조장하는 부작용이 있고 법적근거가 없기 때문에 불법행위로 간주되어 올해는 공개하지 않도록 지침이 내려왔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지침은 평준화 무산 후 고교 입학전형이 비평준화 취지에 맞게 학생들이 소신지원 하도록 해야 한다는 민원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실상 올해가 학교 간 협의없이 비평준화 전형을 제대로 시행하는 첫해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깜깜이 전형'이라며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내신석차백분율이 지원 학교의 작년 커트라인에 가까운 학생들이 난감한 처지에 몰렸다.
한 학부모는 "가까운 물금 쪽 학교에 넣고 싶은데 작년 커트라인에 걸려 있어서 조금 멀더라도 안전지원을 해야할지 고민"이라면서 "갑자기 지침이 바뀌어버리니 누굴 원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일선학교에서는 작년, 재작년 커트라인에 견주어서 진학지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