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얻다
황선미
바람을 따라 걸어가는
수도승 등 뒤에
자유가 끌려간다
바랑 메고 물질에 매이지 않는 여유
허울을 쓰고 육체로부터 벗어나는 자유
머리를 이고 정신을 넘어서는 사유
염화미소 득도 뒤에
침묵의 사투
불경의 절규
바람이
따라오는 자유도
따라 걷는 등도 날려버리고
한 자락 웃는 그림자마저 흩어버린다
바람은 또 그렇게
득도를 농락해도
바닥을 닳은 고무신
길을 얻다
시집『사람에게 배우다』(천년의 시작)中
〈약력〉
황선미 시인
양산문인협회 회원
현재,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시집, 『사람에게 배우다』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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