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강제징용 노동자상 행정대집행, 깊은 유감" 표명
부산시의회 "강제징용 노동자상 행정대집행, 깊은 유감" 표명
  • 정원 기자
  • 승인 2019.04.16 0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인영 의장 철거 현장 방문, "원만한 건립 위한 사회적 합의 재개 제안"
적폐청산ㆍ사회대개혁 부산시민운동본부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를 비롯한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등 진보진영이 16일 오전에도 이틀째 부산광역시청 1층 출입구 앞 로비에서 행정대집행에 대한 오거돈 시장 사과를 요구하며 출근저지에 나서고 있다.(사진=양삼운 선임기자)

[가야일보=정원 기자] 부산시의회가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에 대한 부산시의 행정대집행을 비판하고 나서 시장 출근 저지에 나선 진보진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관측이다.

16일 오전에도 적폐청산ㆍ사회대개혁 부산시민운동본부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를 비롯한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등 진보진영이 이틀째 부산광역시청 1층 출입구 앞 로비에서 오거돈 시장 사과를 요구하며 출근저지에 나서고 있다.

부산광역시의회(의장 박인영)는 전날 오전 의장·상임위원장단 연석회의에 이준승 부산시 도시계획실장을 불러 지난 12일 저녁의 강제징용 노동자상 행정대집행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의장 명의의 논평을 통해 "노동자상의 원만한 건립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즉시 재개할 것"을 제안했다.

박인영 의장은 “그동안 우리는 시민들의 정성을 모아 소녀상을 세웠고, 시의회는 소녀상 조례의 제·개정을 통해 부산시에 소녀상 관리 책임을 부여하여 시의 전향적 변화를 이끌어냈던 경험이 있다”며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의 중간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면, 풀어서 다시 끼우면 되는 만큼, 이번 사태를 통해 부산시민의 뜻을 다시 모으고 우리사회가 한단계 성숙하는 계기로 만들어가자”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부산시의회는 사회적 합의 재개를 위해 부산시와 동구청은 물론,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추진위원회 측의 입장과 요구를 수렴해 대화 테이블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 의장은 지난 14일 오후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철거당한 동구 초량 정발장군 동상 옆 쌈지공원을 찾아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부산시의회 논평(전문)]

강제징용 노동자상에 대한 행정대집행은 성급한 결정입니다.

부산시의회는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을 위한 부산시민의 뜻을 다시 모아나갑시다.

지난 12일 부산시는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강제이동 조치했습니다.

지나치게 성급한 결정입니다.

부산시의 무리한 행정대집행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강제징용 노동자상의 원만한 건립을 위해 부산시와 동구청,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위원회가

그동안 대화와 협의를 진행해온 것은 지난 소녀상 건립과정에 비추어보면

사회적 진전을 이루어온 것임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협의과정에서 부산시가 보여준 소극적인 태도는 아쉽습니다.

그와 동시에 3주체간의 협의가 진행 중이었던 만큼,

비록 결정이 조금 더디더라도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도 지속되었어야 합니다.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의 중간단추는 잘못 끼워졌습니다.

하지만 잘못 끼워진 단추는 풀어서 다시 끼우면 됩니다.

부산시와 동구청,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위원회는 다시 머리를 맞대고

강제징용 노동자상의 건립에 대한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나가는 모습을 통해

우리사회가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로 만들어 나가기를 호소 드립니다.

우리는 더 엄혹한 사회적 조건 속에서도 시민들의 정성을 모아 소녀상을 세우고 지켜왔습니다.

부산시의회는 “부산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에 '기념조형물 관리의무' 조항을 신설하여 부산시에 소녀상 관리 책임을 부여하고 부산시의 전향적 변화를 이끌어냈던 경험이 있습니다.

강제징용 노동자상 원만한 건립을 위한 사회적 합의는 즉시 재개되어야 합니다.

부산시의회는 부산시민들의 대의기관으로서

어떤 진통이 있더라도, 성실하고 끈기 있게 모든 노력을 다해나가겠습니다.

2019년 4월 15일

부산광역시의회 의장 박인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