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 국가사적 지정예고
문화재청,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 국가사적 지정예고
  • 이연동 기자
  • 승인 2019.08.2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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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가야 지배층 생활유적 역사적 보존가치 높이 평가, 30일간 예고 후 최종 결정
경남 함안군 가야리 유적지 전경(사진제공=경남도)

[가야일보=이연동 기자] 경상남도가 함안군 가야읍에 소재한 ‘함안 가야리 유적(咸安 伽倻里 遺蹟)’이 문화재청 심의를 통과해 국가사적으로 지정예고됐다고 26일 밝혔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함안군 가야읍에 위치한 가야시대 지배층의 생활유적으로, 남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신음천(新音川)과 광정천(廣井川)이 합류하는 일대의 작은 구릉(해발 45~54m)에 위치해 있다.

그동안 지표조사만 수차례 해왔으나, 지난해 4월 경작지 조성 중 토(土)성벽 일부가 우연히 발견되면서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 의해 발굴조사가 실시됐다.

그 결과 대규모 토목공사로 축조된 토성과 목책, 건물지 등이 확인됐으며, 특히 건물지 안에서 쇠화살촉과 작은 칼, 쇠도끼, 비늘갑옷 등이 출토되어 이곳이 군사적 성격의 시설임이 밝혀졌다.

또한 잔존상태가 좋을 뿐만 아니라 주변 유적과 연계된 경관이 잘 보존되어 있어 고대 가야 중심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앞으로 30일간의 예고를 통해 국가사적 지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발굴구간은 주요시설(왕궁)을 보호하기 위한 성곽과 군사시설의 일부로, 향후 연차적인 학술발굴조사와 심화연구를 통해 아라가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재조명함으로써 가야사 복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발굴조사를 통해 구릉 북쪽의 가장자리에서 토성(土城)*과 고상건물(高床建物)**, 망루(望樓) 등이 확인됐으며, 아라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에 조성되어 6세기 멸망 때까지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토성 : 흙을 쌓아 만든 성곽

**고상건물 : 바닥을 땅 위나 물 위에 높게 지은 건물

이 유적은 조선시대 함안지리지인 함주지(咸州誌, 1587년 편찬) 등 각종 고문헌에 ‘가야국의 옛 도읍터(伽倻國舊基)’ 또는 ‘옛 나라의 터(古國墟, 古國遺址)’로 기록되어 있으며 남문외(南門外), 대문천(大門川) 등 왕성, 왕궁 관련의 지명이 아직 남아 있어 그 동안 ‘아라가야 왕궁지’로 전해져 온 곳이다.

그 주변으로 아라가야 최대 고분군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와 남문외 고분군(경상남도 기념물 제226호), 가야 최대 규모의 굴립주건물(掘立柱建物)*인 ‘당산유적’ 등 주요 가야유적들이 불과 1㎞ 남짓한 거리에 분포하고 있어 가야리 유적을 포함한 가야읍 일대가 아라가야의 왕도(王都)였음을 잘 보여준다.

*굴립주건물 : 기둥을 세워 만든 건물

류명현 경상남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함안 가야리 유적’의 국가사적 지정예고는 가야사 연구복원이 국정과제로 채택된 이후, 창녕 계성고분군(사적 제547호, 2019. 2월 지정)에 이은 두 번째의 쾌거”라면서, “경남에는 아직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가야유산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철저히 조사하고 연구한다면 더욱 많은 가야유적이 국가사적으로 지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에서는 지난해부터 도내 주요 가야유적의 사적 승격 지원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표, 발굴 등 학술조사는 물론 학술대회, 사적 신청보고서 작성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김해 원지리 고분군, 함안 남문외 고분군, 창녕 영산고분군, 합천 삼가고분군, 합천 성산토성 등 주요 도 지정문화재의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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