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옛 해운대역사 보존-이전-철거 대립속, 시민공원화 공감대 넓어져
부산 옛 해운대역사 보존-이전-철거 대립속, 시민공원화 공감대 넓어져
  • 신병열 기자
  • 승인 2020.02.13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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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해운대역사보존 시민공원화추진연대 '상업 개발' 반대, 구청 "녹지공간 최대 확보" 요청
철도시설공단 특수목적법인 (주)해운대역개발 용역 거쳐 6월 종합개발계획안 마무리 추진
옛해운대역사보존 시민공원화추진연대 이지후 대표를 비롯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6일 부산광역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철도시설공단의 특수목적법인인 (주)해운대역개발 측이 '상업 난개발' 종합개발계획을 중단하고, 시민공원화를 촉구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제공=이지후 대표)  

[가야일보=신병열 기자] 국내 최대의 해운대해수욕장과 함께 팔각정 기차역으로 부산시 해운대구의 상징이기도 한 옛 해운대역사를 보존해 시민공원을 만들자는 시민단체와 부산시 도시공원위원회, 해운대구청의 촉구에도 철도시설공단이 개발 강행 입장을 유지하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지역 여론도 시민단체와 부산시, 해운대구청, 언론 등 공공부문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업개발을 추진하는 철도시설공단의 종합개발계획을 즉각 중단하라"는 여론이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는 관측이다.

13일 옛해운대역사보존 시민공원화 추진연대(대표 이지후)와 부산시, 해운대구, 언론계, 정치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철도시설공단의 특수목적법인 (주)해운대역개발이 오는 6월 종합개발계획안을 마무리할 예정으로, 시민단체들이 이런 개발 계획의 철회와 시민공원화를 거듭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운대구청 고위 관계자들도 "녹지공간을 최대화하도록 요구하는 등 시민공원화 입장과 같이 한다"며 "건축 허가권한이 있는 해운대구청은 홍순헌 구청장의 방침대로 명확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운대역사 시민공원 추진연대는 부산광역시의회 김민정 의원 소개로 지난 6일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구 해운대역사와 철도부지 활용방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국유지인 동해남부선 부지는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상업화 논리를 중단하고,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역 대표 언론사인 부산일보도 12일 사설에서 "국내 유일의 팔각정 기차역인 옛 부산 해운대역사의 철거 여부 논란이 해운대구청과 부산시 도시공원위원회 간 첨예한 갈등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라며 "해운대구청이 엊그제 이 역사의 철거를 사실상 결정한 데 대해 도시공원위원회가 강경한 입장으로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부산일보는 "80여 년간 해운대구의 상징으로 유서 깊은 건물이 이토록 허무하게 없어진다면 누구라도 쉽게 수긍하기는 힘들 것이다"며 "시민의 추억이 깃든 건물이라면 그 존폐 결정에서도 시민 합의가 선결 조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공원 추진연대도 "해운대구청은 옛 해운대역 철거라는 용역 결과를 즉시 철회하고, 역사보존과 시민공원화를 염원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즉각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부산시는 엘시티 개발논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해운대관광특구에 제2의 엘시티 사태가 우려되는 해운대구청의 옛해운대역사 철거라는 용역결과와 찰도시설공단의 상업개발논리에서 공익과 역사보존의 의지를 담아 시민과 함께 할 것"을 강력 요구하고 있다.

시민공원연대는 "철도시설공단은 과거 부산시와의 협약에 따른 것이라는 논리로 상업개발을 위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양 7700평에 이르는 정거장 부지에 약 1400평 규모의 해운대역사 부지를 사들여 '상업화속 공원화'라는 포장된 말로 시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역사 철거와 이전에 대한 입장은 약간 다르다. 해운대구청이 밝힌 옛 역사의 철거 논리는 해리단길과 구남로의 연결, 장산~구남로~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원활한 동선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옛 해운대역 부지 한복판에 있는 역사를 철거해 이 지역을 시민광장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라는 분석이다. 부산일보는 "구청의 이런 계획이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옛 역사가 해리단길과 구남로를 잇는 결절점에 버티고 있어서이다. 문제는 이렇게 하려면 옛 역사를 없애거나 아니면 옮겨야 한다. 구청안대로라면 어떻든 현 상태의 보존은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다.

옛 해운대역사에 대한 평가와 보존 방법에 대한 이견으로 보인다. 부산일보는 "수십 년 간 해운대 중심에서 해수욕장의 상징으로서 많은 시민이 집단으로 공유한 역사성의 소실은 정말 가슴 아플 것이다. 시민단체와 공원위원회의 강한 반발도 여기서부터 비롯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옛 역사를 철거한 후 보다 작은 규모로 재조성하겠다"는 입장으로 "원형 건물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 구청 측은 "20여년전에 복원한 것으로 오래된 원형 그대로가 아니다. 문화재로 지정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시민공원추진연대를 비롯한 강력한 반대와 원형보존 입장에데 오랜 규제로 인한 개발을 주장하는 일부 주민과 개발업체 등의 입장을 어떻게 조율할 지 주목되고 있다. 현안조정을 위한 토론회 등 해운대구의회와 시의원, 국회의원 등 선출직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기자회견에는 비영리법인)옛해운대역사보존 시민공원화추진연대, 비영리법인)깨어있는 시민들의 죽비봉사단, 민족광장, 시민단체협의회,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부산 김대중기념사업회, 부산발전시민연대, 부산소비자권익증진센터, 해운대를 사랑하는 모임, 부산여성소비자연합, 부산생명의숲, 부산한겨레주주독자클럽, 인간성회복운동 부울경협의회, 부산시의회 김민정 의원, 산수 이종률기념사업회 등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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