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 크레인 참사 3주기, 처벌법ㆍ안전보건법 제개정 촉구
삼성중 크레인 참사 3주기, 처벌법ㆍ안전보건법 제개정 촉구
  • 김형준 기자
  • 승인 2020.04.27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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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정문 앞 분향소 설치, 5월 1일 오후 2시 52분까지 4박 5일 철야농성"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할 권리를 위해 추모와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 3주기 준비모임’ 참가단체 대ㅔ표들이 27일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활동계획을 밝히고 있다.(사진제공=금속노조 경남지부)

[가야일보 거제지사=김형준 기자] 거제지역 정당ㆍ노동ㆍ시민단체들이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 3주기를 맞아 27일 "2017년 5월 1일 노동자를 죽인 삼성중공업은 유죄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재개정하라"고 촉구했다.

거제지역 18개 노동조합, 정당, 시민사회단체는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 3주기 준비모임’을 구성하고 이날부터 사고 당일인 5월 1일까지를 추모와 투쟁주간으로 정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중공업 정문 앞에 분향소를 설치해 희생자를 추모하고, 5월 1일 오후 2시 52분까지 4박 5일 철야농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문에서 준비모임은 "삼성중공업에 의해 목숨을 빼앗긴 노동자 6명의 가족과 신체 부상을 당한 25명 노동자, 그리고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는 수백 명 노동자의 시간은 여전히 2017년 5월 1일에 멈춰있다"며 "그리고 대한민국 노동안전의 시계 역시 2017년 5월 1일에 멈춰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년 동안 스무 살 김 군이 구의역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끼어 목숨을 빼앗겼고, 스물네 살 김용균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죽임을 당했다. 정부는 위험작업 하도급을 금지하고 노동안전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한다며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면 개정하고 언론은 이를 ‘김용균법’이라 불렀다. 그러나 입법과정에서 국회는 개정안을 누더기로 만들어 여전히 노동자의 목숨을 지킬 수 없는 가짜 김용균법이 되었다는 주장이다.

준비모임은 "문재인 대통령은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를 계기로 ‘조선업 중대재해 국민참여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다단계 하도급 금지’ 등 조사위원회가 보고서를 통해 권고한 내용은 단 하나도 이행하지 않았다. 이후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 등 노동자의 죽음이 사회적 주목을 받을 때마다 문재인 정부는 조사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역시 조사위원회의 권고는 허공에 맴돌고 있을 뿐이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조선소 하청노동자는 오늘도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9월 울산 현대중공업과 거제 ㈜건화에서 1주일 사이 두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빼앗긴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그런데 현대중공업에서는 올해도 중대재해가 연달아 발생해, 2월에는 한 명이 사망했고, 4월에도 한 명은 목숨을 빼앗기고 한 명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이렇게 노동자는 노동현장에서 계속 죽임을 당하고 있는데 사용자는, 특히 원청의 최고경영자는 전혀 처벌받지 않는 현실은 변함없다는 지적이다. 작년 9월 창원지방법원은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삼성중공업 조선소장과 하청업체 대표에게도 업무상과실치사상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정작 삼성중공업의 안전조치의무,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삼성중공업의 최고경영자 박대영 사장이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준비모임은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기도 한 오는 28일(화) 저녁 삼성중공업 정문 앞에서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하고 삼성중공업의 사죄를 촉구하는 거제 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 더불어, 크레인 사고로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담은 책 <나, 조선소 노동자>를 판매하며, 책에 실린 하청노동자의 이야기를 대신 전하는 <나, 조선소 노동자> 낭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또한 노동안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함께 힘을 보태는 입법발의자를 모집한다.

창원에서도 29일 저녁 ‘마틴링게프로젝트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이 주최하는 추모 문화제가 열린다.

준비모임은 "참사 이후 3년이 지났지만 노동자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노동자의 죽음은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삼성중공업의 죄를 물을 것이다.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할 권리를 위해 추모와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고 다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 3주기 추모와 투쟁주간 준비모임"에는 민주노총 거제지역지부, 금속노조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 웰리브지회, 조선하청지회, 공공노조 대우대웅지회, 삼성중공업일반노조, 학교비정규직노조 거제지회, 노동당 경남도당, 정의당 거제지역위원회, 녹색당 거제지역위원회, 민중당 거제지역위원회,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거제시비정규직센터, 노동건강문화공간 새터, 거제청소년노동인권센터, 좋은벗, 노무현재단 경남지역위원회 거제지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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