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시민모임 "귀향자 공천 유감...3년 이상 거주해야"
창원 시민모임 "귀향자 공천 유감...3년 이상 거주해야"
  • 김봉우 기자
  • 승인 2022.05.0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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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지방선거가 낙향 인사의 정치적 징검다리가 되어야 하는가?"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활동하다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귀향한 사람을 공천하는 것을 반대하는 창원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인순, 공명탁, 김남석, 김윤자, 김형준, 박미혜, 박성민, 박종권, 서익진, 양운진, 양재한, 이찬원, 임종만, 허정도 등 저명한 시민사회 지도자들이 "귀향자 공천 확정에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낼 정도로 창원 시민들의 반발이 높은 실정이라는 분석이다.

경남 창원'특례시' 청사 전경(가야일보 자료사진)

실제로 10년 전에는 홍준표 전 당대표의 한 발 앞선 경남도지사 출마에, 2번째 시군 순례로 여론을 살피던 안상수 전 대표가 주춤했다가 돌연 창원시장에 출마해 두 사람이 보수 정당의 후보로 각각 공천을 받아 무난히 당선됐다. 특히 홍 전 지사는 연임을 거쳐 대선 후보와 당대표로 중앙정계에 복귀하는 등 출향 정치인들의 갑작스런 귀향 활동에 지역에서 성장한 정치인들이 커다란 상실감에 빠지기도 했다.

시민모임은 25일 "선거 때마다 출마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는 귀향자들이 있는데, 이번 지방선거에는 유독 그런 인사들이 많다"며 "30여 년간 어떤 우여곡절을 거쳐 변화하고 발전해왔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아무 관심도 없었던 출향 인사가 고향을 책임지겠다는 것을 염치없는 짓으로 생각하는 시민들도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느닷없이 돌아온 귀향자의 공천과 출마 반대 서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 ‘낯 두꺼운 귀향자’ 중 한 명인 홍남표씨가 고향에서 활동하던 후보들을 제치고 창원시장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됐다"며 "누가 그에게 고향으로 돌아와 창원을 책임져달라 했나? 고위공직자의 퇴임 후 입신을 위한 정치적 선택을 고향을 위한 봉사로 포장해서는 안될 일이다"고 비판했다.

창원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시장이 재선에 도전하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경선을 거쳐 홍남표(61) 전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전략본부장이 23일 공천을 확정해 사실상의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시민모임은 "대표적인 귀향 출마자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지역민들을 얼마나 우습게 여겼으면 이번에 다시 대구시장 후보로 나섰다"며 "선거 때만 돌아오는 귀향자들은 낙선하면 곧바로 지역을 떠나버렸고, 당선되더라도 임기가 끝나면 뒤돌아보지 않고 고향을 떠났다"고 성토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모든 정당에 적어도 3년 이상은 지역에 몸담고 지역민들과 삶을 함께했던 후보를 공천해달라고 요구했고, 예비후보들에게도 귀향해서 3년쯤 준비하고 출마할 것을 권고했다"는 시민모임은 "고향을 떠난 후 평생 자신의 입신을 위해 살아온 인사가 오랫동안 창원을 지키며 활동했던 지역정치인들을 제치고 시장 후보가 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고 반발했다.

시민모임은 "지방자치 30년이 지나도 여전히 중앙 엘리트가 유력 정당 후보가 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며 "언제까지 지방선거가 낙향 인사의 정치적 징검다리가 되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제 지역유권자들이 심판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시민모임은 "고향을 정치적 발판으로 생각하는 염치없는 출향 인사가 지역선거와 지방선거에 더 이상 발붙일 수 없도록 하는 일은 이제 지역유권자의 몫이 되었다"며 "창원특례시를 사랑하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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