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기사 뇌심혈관계 질환 고위험, 2~4월 뇌경색 등 3명 사망
대리운전기사 뇌심혈관계 질환 고위험, 2~4월 뇌경색 등 3명 사망
  • 양삼운 기자
  • 승인 2022.06.03 0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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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도담도담’ 쉼터 이용 대리운전 노동자 3명 뇌경색 쓰러져
강도높은 심야근무 종사...만성적인 수면부족, 스트레스 시달려

식사 불규칙, 심혈관계 질환 위험 상시노출
건강검진비용 부담, 검진결과 두려워 기피

부산이동플랫폼노동자지원센터 뇌실혈관계 질환 관련
부산울산경남 대리운전 기사 221명, 5.25~31 설문조사

뇌심혈관계 돌연사 재해 다발 사업장, 뇌심혈관계 진단검사 시급
안전보건공단 뇌심혈관계 진단비용 중 80% 지원 ‘직종별 건강진단’
대리운전노동자, 산업안전보건법상 ‘야간작업자’ 분류 필요

동남권 대리운전 기사들의 건강상태가 심각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부산이동·플랫폼노동자지원센터 ‘도담도담’(센터장 현정길)에 부산경남지역 대리운전 노동자 세 분이 급성심근경색 등 뇌심혈관계 이상 증상으로 잇따라 돌연사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지난달 19일에는 매일 센터를 이용하던 대리운전 노동자 김영칠씨가 뇌경색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리운전 기사 심혈관계 질환 조사결과(사진=부산이동·플랫폼노동자지원센터 ‘도담도담’ 자료 갈무리, 양삼운 기자)

이에 센터는 25일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카부기상호공제회’와 공동으로 대리운전노동자의 뇌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설문조사를 31일까지 1주일간 실시하고 그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대다수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강도높은 심야근무에 종사하면서 만성적인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식사도 불규칙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에 노출되어 있는데도 건강검진비용이 부담스럽고, 검진결과도 두려워 건강검진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혈압약 복용자는 27.1%로 나타났는데 이것을 대한고혈압학회가 2020년에 발표한 고혈압 유병자의 치료율(약 복용율) 63%에 적용해 고혈압 유병율을 추정하면 43%에 이른다는 추정이다. 대한민국의 20세 이상 고혈압 유별율은 29%이다.

물론 이런 추정은 추정일 뿐이다. 그러나 2021년 5월 한국노총이 배달기사 40명과 대리운전기사 44명을 대상으로 뇌심혈관계 질환위험 분석조사에서 "즉각적 조치가 필요한 최고 위험군은 14명, 고위험군 17명으로 고위험군 이상이 37%나 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추정도 무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기건강검진을 받고 있다는 응답자 219명 중에 122명(55.7%)로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적인 검진율 68.2%에 비해 12.5% 낮은 수치에 그쳤다.

특히 심근경색 등 심장 이상으로 사망한 3명의 대리운전 기사(한일광, 박영돈, 황맹원) 중 2명(한일광, 박영돈)이 트리콜 소속이었고, 5월 뇌경색으로 쓰러진 김영칠씨도 트리콜 소속이었다.

트리콜이 주납제도(매주 18만5천원씩 선불로 회사에 납부해야 트리콜 프로그램을 통해 배차를 받을 수 있음)를 운영하고 있어, 대리운전업계에서는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자기 착취’가 가장 극심한 곳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에 센터 이창우 정책팀장은 ‘부산플랫폼노동뉴스’라는 유튜브 채널(https://youtu.be/-DVLNonI-fc)을 통해 "트리콜 대리운전 노동자에 대한 별도의 특수검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안전보건공단이 고가의 뇌심혈관계 진단비용 중 80%를 지원하는 ‘직종별 건강진단’ 사업(https://www.kosha.or.kr/kosha/business/HealthExamination_a.do)을 시행하고 있지만, 대리운전노동자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야간작업자’로 분류되지 않아 특수건강진단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트리콜과 같은 뇌심혈관계 돌연사 재해 다발 사업장의 경우 우선 신청자를 받아 시급히 뇌심혈관계 진단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제안이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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