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징역 6월 구형' 오태완 의령군수, 10일 1심 선고
'강제추행, 징역 6월 구형' 오태완 의령군수, 10일 1심 선고
  • 김봉우 기자
  • 승인 2023.02.09 06: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해자 향한 2차 가해 지속" 우려, "허위고소 진실 밝혀야" 항변

오태완 의령군수의 여기자 성추행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오는 10일 내려진다.

오태완(56) 의령군수는 기자간담회에서 여성 기자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6개월 형을 구형받았다. 오 군수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군정에 힘쓸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항변하고 있다.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형사1단독(강지웅 부장판사) 재판부가 지난달 11일 225호 법정에서 오 군수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한 검찰의 결심 공판이 열렸다. 재판정은 30여석인 방청석을 모두 채우고, 서서 지켜보는 이들도 있을 정도로 북적였다.

오 군수는 2021년 6월 17일 저녁 의령읍 한 식당에서 연 지역 언론인 간담회에서 피해자를 향해 '사람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하는 발언'을 하고 피해자를 추행한 혐의를 받아 왔다. 지난해 1월 10일 검찰은 오 군수를 불구속 기소한 이후 재판은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경남여성단체연합 등이 30일 오전 의령군청 앞에서 "오태완 군수는 성추행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가야일보 자료사진 2021.6.30) 

공판검사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을 잡은 행위 자체가 그 유형력이 심하지 않다고 해도, 그 이후에 벌어진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가 중한 것이고, 지금까지도 피해를 받고 있다"며 "징역 6개월과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신상정보 공개·고지, 취업제한 3년 명령 등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사는 "참고인들의 진술이 피해자의 고소 이전과 비교하면 피고인 측 공무원들과 전화 통화 이후 변경됐다"며 "진술 변경 정황이 확인되는 만큼 초기 진술 신빙성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령에서 인터넷 언론을 운영하는 고소인이 인구 2만명 도시에서 일방적으로 허위고소를 한다면 어떤 상황이 될지 쉽게 예상할 수 있었고, 현장에 피고인 수행 공무원 3명 등 목격자가 많았는데, 고소인이 허위진술을 했다는 피고인 측 주장도 쉽게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오 군수 측 변호인은 "취임 두달 된 군수가 기자들과 상견례 간담회에서 여러 사람과 공무원이 보는데 강제로 추행한다는 것은 미치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비상식적인 일"이라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은 "현장에 있었던 단 2명만 공소사실과 맞는 진술을 하는데, 두 사람은 몇 년째 동행 취재를 하고 다른 의령군수 후보 유세장에 함께 있기도 했다"며 "고소인 말고 다른 1명은 피고인이 화장실을 갈 때 벌어졌다는 강제추행 장면을 볼 수 없었음에도, 허위진술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고소인은 간담회를 마치고 가는 피고인 차량에까지 절하는 장면이 CC(폐쇄회로) TV에 찍혀 있었고, 다음날 비서와 전화에서 웃으면서 통화한 점 등은 강제추행 직후에 나오기 어려운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오 군수는 "고소 당한 이후 1년 6개월은 인고의 시간이었다. 작은 시골 지역일수록 선거 때마다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분열과 갈등이 너무나 크다"며 "여기에 지역언론의 병폐도 심각하다. 기자인지 선거 브로커인지 악의적 보도가 기승을 부리고, 그 타격은 실로 크며 영향력 또한 무시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 사건의 본질 또한 그 연장선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멸 위기를 극복하려면 더는 갈등이 지속해서는 안 된다. 부덕의 소치를 거울삼아 머리를 숙이겠다"며 "고소인도 군민이기에 먼저 손을 내밀어 화합하겠다. 군민을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고 무죄판결을 호소했다.

재판부는 방청객이 몰릴 것을 대비해 평소처럼 오전이 아닌 오는 10일 오후 1시 45분으로 선고 일시를 잡았다. 선출직 공직자는 형사 사건에서 금고 이상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직을 잃는다. 부단체장이 권한을 대행하고,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경우 보궐선거를 실시한다.

오태완 군수는 국회 보좌관, 홍준표 도지사 정무특보 등을 거쳐 진주시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2021년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으로 의령군수에 당선됐으며, 기소 여파 등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한 지난해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47.4%를 득표해 재선에 성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