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구청장 보선 패륜발언 논란 등 정확하게 살피고 신중하게 발언.. '삼사일언'
국정감사장에서 특정한 시민단체 이름이 나오면 관련 인사들은 긴장하게 될 것이다. 좋은 일로 칭찬하는 일이라면 누가 마다 하겠는가! 야당 의원이시정을 비판하는 대목에서 자기 소속 단체 이름이 나온다면 자세히 들어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산광역시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감사2반의 지난 22일 국감에서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실패에 대한 비판과 해명, 옹호가 이어졌다. 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홍보 예산을 국내에 과도하게 집행했다는 지적부터, 부산의 브랜드를 드높이는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까지 다양한 시각들이 제시돼 1년 만에 엑스포 관련 기억들을 소환시켰다.
특히 이날 엑스포 유치 활동에 열성을 다했던 시민단체들은 보수와 진보 성향을 불문하고 이날 새벽부터 강한 바람과 함께 세찬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청 후문 출입구 양쪽 도로변에 현수막을 들고 도열해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조속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에 대해 이성권(부산사하갑,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국감장에서 "국감을 진행해온 어느 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장면"이라며 "엑스포 유치 활동으로 결집한 시민사회가 한 목소리로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통과를 요청하는 놀라운 장면"이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엑스포 유치 과정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박형준 시장은 "부산의 세계적인 브랜드 가치를 드높였다"고 평가했고, 이 의원은 "하드웨워 측면에서 가덕신공항과 부산형 고속열차(BuTX, 부티엑스), 북항재개발 사업 등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고, 투자유치 실적이 급등하는 등의 소프트웨어적인 성과도 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투표 직전에도 판세 분석에서 심각한 오류를 나타내는 등 "전반적으로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홍보 예산도 투표권을 가진 해외 홍보보다 국내 홍보에 치중한 것 아니냐고 물고 늘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날 국감 후반부에서 발언에 나선 운건영(서울구로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공자 포상에서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창립하는 등 색깔이 치우치는 분들에게 상을 줬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시간 제약 속에서도 박 시장은 "그렇지 않다"며 "보수와 진보로 나눠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운동단체 간부들 사이에서 비숫한 단체 이름으로 인해 빠르게 진행하는 국감 중계방송을 보면서 혼란이 일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자유시민연합과 자유시민부산연합이 별도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국감장 분위기상 야당 의원의 비판적인 발언에서 자신의 소속 단체명과 비슷한 이름이 거론되자 예민하게 들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부산지역에서 활동하는 자유시민연합(대표 최태열)은 지난 5월 9일 오후 시청 대강당에서 "자유시민상 수여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수상자로는 당시 국민의힘 사하갑 당협위원장이던 김척수 부산교통공사 감사 등 일부 정치인들도 포함됐다.(가야일보 5월10일 보도) 주로 보수적인 정치인들이 포함되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윤 의원이 지적한 단체는 비슷한 이름의 자유시민부산연합이다. 자유시민부산연합(회장 강도영)은 윤 의원 지적대로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창립 행사를 여는 등 보수적인 색깔을 분명히 해왔다. 이 단체는 엑스포 유치활동에 적극 나서 부산광역시와 함께 지난해 3월 21일 오후 2시 시청 1층 대강당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원 부울경 시민대회 및 실버 서포터즈 발대식"을 열기도 했다.(가야일보 2023,3,21. 보도)
이번 일을 계기로 국정감사를 비롯한 의정활동에서 국회의원들과 보좌진들이 지역 사정에 대한 보다 정확한 조사와 이해를 바탕으로 적절한 발언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6일 실시한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과정에 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과로로 인한 건강 악화로 사망한 구청장에 대한 보선 책임론을 국민의힘에 덮어씌우려다가 '패륜ㆍ막말 발언' 논란이 일자 사과한 바 있다. 이는 선거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로 팽팽하다던 판세를 출렁이게 해 득표율이 20% 이상 벌어지도록 만들기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강도 지난 늦가을에 삼사일언을 마음에 새겨야 할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