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부산시 도시계획위, 황령산 추가 개발 심의 부결 촉구"
시민단체 "부산시 도시계획위, 황령산 추가 개발 심의 부결 촉구"
  • 양삼운 기자
  • 승인 2025.06.10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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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령산지키기범시민운동본부, 봉수전망대 로프웨이 2단계 사업계획 심의 반대

부산 한복판에 자리잡은 황령산 추가 개발에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봉수전망대 3단계 사업 심의 부결을 촉구했다.

황령산지키기범시민운동본부는 9일 오전 11시 부산광역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는 황령산 봉수전망대 로프웨이 2단계 사업계획 심의를 부결하라"고 촉구했다.

황령산지키기범시민운동본부가 9일 오전 11시 부산광역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는 황령산 봉수전망대 로프웨이 2단계 사업계획 심의를 부결하라"고 촉구하고 있다.(사진=양삼운 기자)

특히 이날 회견에서는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전국교사모임' 김경해 대표가 87세 시어머니의 말씀을 적은 글을 낭독해 많은 공감을 얻었다.

김 대표는 "제 시어머니가 황령산에 케이블카를 놓는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라시면서 '그거는 꼭 막아야 된다'고 하셔서 대신 이 자리에 와서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회견에서 김 대표가 낭독한 시어머니 말씀의 전문이다.

광안3동 사는 여든 일곱 먹은 허*숙입니다.

저는 젊을 때는 자식들 키우고, 집안 일 하느라, 장사 하느라 하도 바빠 몰랐는데, 나이 들어 보니 산이 참 고맙습니다.
황령산은 집 바로 뒤에 있으니 참 오르기 좋은 산입니다.
마음이 답답할 때 그냥 바라만 봐도 숨이 트이고, 올라가서 걷다 보면 기분이 참 좋아지지요.

요즘은 동네 친구들이랑도 같이 갑니다.
흙길 밟고, 나무 보고, 새소리 듣고, 바람 맞고…
자연을 느끼면서 살아있다는 게 참 고맙다, 내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어 고맙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황령산에 케이블카를 놓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큽니다.

케이블카야 몇 분 타고 지나가면 끝이지요.
근데 그거 놓으려고 산을 깎고 길을 내면, 그 산은 다시는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우리 딸, 아들, 그리고 손주들이 앞으로도 황령산에 올라가서
푸른 나무 보고, 맑은 공기 마시고, 흙길 걸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돈 되는 사업보다 아이들한테 물려줄 산 하나라도 남겨 주는 것이 더 큰 복이라 생각합니다.

부산시에 꼭 부탁드립니다.
황령산 케이블카는 꼭 달지 말아 주십시오.
아이들 손 잡고 걸어올라가 나무 아래 쉴 수 있는 산, 그 자리 하나는 꼭 남겨주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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