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센텀 대심도 사고 ‘늑장 대응, 은폐 의혹’ 시민 불안
만덕~센텀 대심도 사고 ‘늑장 대응, 은폐 의혹’ 시민 불안
  • 양삼운 기자
  • 승인 2023.03.02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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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60m 해운대 방향 공사장
지난달 25일 붕괴로 공사 중단
지하철 서행, 공개 지연 비판

부산 북구 만덕동에서 해운대구 센텀 방향 대심도 도로공사장에서 다령의 토사가 를러내리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에 대한 보고와 관련 조치가 지연돼 시민들의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박형준 시장이 2030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 특사로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상황에서 사고 2일 만에 지하철 서행 운전이 결정되고, 3일이 지나서야 언론에 알린 데 대해 '축소, 은폐 의혹'이 이는 등 비판이 높아지고 있어 이후 감사 등 엄정한 조치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부산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공사 현장에서 토사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부산시는 사고 발생 사흘째에야 도시철도를 서행시키고 나흘째에 언론에 공개해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사고가 일어난 동래구 온천동 공사장 인근은 아파트, 초등학교가 밀집한 주택가여서 안전사고 우려가 높아 시의 늑장 대응과 밀실 행정에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부산광역시 안병윤 행정부시장이 1일 대심도 공사 토사 유출 사고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부산시)

2일 부산시에 따르면 2월 25일 0시 40분께 동래구 온천동 만덕~센텀 대심도 터널 해운대 방향 공사현장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현장은 롯데건설이 시공 중인 곳으로 지하 60m 깊이의 터널 천장에서 750㎥ 규모의 돌과 흙이 약 1분간 흘러내렸다.

롯데건설 측은 사고 전날인 24일 오후 8시 30분부터 흙이 조금씩 무너져 내리는 등 붕괴 조짐을 보이자 보강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이날 오후 11시 30분께 작업 인력을 철수시키고 출입을 통제했다. 이러한 조치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롯데건설은 25일 새벽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이후 같은 날 오전에 공사 발주자인 시에 붕괴 사실을 알렸다.

이후 시는 26일 롯데건설 현장소장 등과 함께 피해·응급조치 상황 현장실사를 진행했다. 다음 날인 27일에도 롯데건설 기술연구원, 토목학회 등과 함께 현장을 찾아 토질 상태를 확인하고 공사 중단 명령을 내렸다.

사고가 난 지점과 부산도시철도 3호선의 거리는 불과 32m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시는 사고 발생 사흘째인 27일 오후 5시에야 토사 붕괴 지점과 가까운 만덕역부터 미남역 사이의 전동차 운행을 시속 70km에서 25km로 줄였다.

또 시는 사고 발생 나흘째인 28일 오후 6시 브리핑을 통해 언론에 발표해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시의 안전불감증과 은폐 의혹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편, 부산시는 만덕~센텀 대심도 토사유출 대응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1일 오전 11시 시청 7층 회의실에서 안병윤 행정부시장 주재로 건설본부장 등 관계 실·국·본부장 및 관계자 전원 참석해 토사유출 대응 추진사항 및 향후 조치계획 점검했다.

부산시는 기존 조치에 이어 ▲그라우팅 보강공사 시행 ▲주변 침하 실시간 모니터링 ▲부산교통공사와 상시 협력체계 구축 나섰다.

이날 점검회의에는 회의를 주재한 안병윤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기획조정실장, 시민안전실장, 도시균형발전실장, 건설본부장, 부산교통공사 시설처장 등 관계 실·국·본부장과 관계자들이 전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시는 지난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공사 현장에서 일어난 토사유출 대응을 위한 관계기관과 실·국·본부별 대응·추진사항을 점검했으며, 신속한 수습을 위한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를 통해, 시는 그라우팅 보강공사를 시행하고, 지상에서부터 심도별 계측기를 9곳 설치해 실시간 현장 인근 침하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또한, 부산교통공사와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이상징후 발견 시 즉시 협력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시는 토사유출에 따른 상황 대응을 위한 토사유출 대응 전담팀(T/F)을 구성해 더욱 면밀하게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도시계획국장을 부단장으로, 그 외 도시계획국(도로계획과), 건설본부(도로교량건설부) 및 교통국(도시철도과, 교통공사 시설처) 등으로 구성해 안전에 대한 기술적․행정적 검토 및 지원 등을 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안병윤 행정부시장은 장기적으로 대심도 터널 공사장에 대한 토사 유출 시 대응 등을 위한 매뉴얼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이날 오후에는 안병윤 행정부시장이 관계자들과 함께 직접 현장을 찾아 대응·조치사항을 면밀히 챙겼으며, 관계자들에게 빈틈없는 대응을 주문했다.

아프리카 3개국 순방 중인 박형준 부산시장은 어제 저녁 직접 전화하여 “시민 안전이 최우선이다”고 강조하고, “토사유출 발생 지점 주변 지상․지하철에 대한 안전 진단 및 조치를 철저히 하여, 시민들께서 불안감을 느끼시지 않도록 면밀한 대책을 세워달라”고 지시했다.

한편, 시는 현재까지 응급조치로 토사유출을 확인한 직후부터 오늘 오전까지 시멘트 그라우팅을 주입하였으며, 도로 상부와 지하철 3호선에 대한 변위 계측을 시행하고 있다. 토사유출 당일인 25일 이후 계측 수치 변화를 관찰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수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토사유출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주변 현장 모니터링 결과 도시철도나 인근 건물의 침하 등 이상 징후는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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