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부산시민연대 "이재명 후보, 핵발전 침묵 공약" 규탄
탈핵부산시민연대 "이재명 후보, 핵발전 침묵 공약" 규탄
  • 양삼운 기자
  • 승인 2025.05.14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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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부산시민연대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핵 발전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며 "말하지 않는 것은 외면"이라고 규탄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진보적인 시민환경사회단체들이 참여한 탈핵부산시민연대는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기후위기와 에너지전환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과제가 된 지금,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더불어민주당)는 핵발전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공약집 어디에도 '핵발전소 확대'도, '핵발전소 감축'도 없다"고 지적했다.

탈핵부산시민연대가 지난해 3월 27일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정당들의 탈핵 정책질의서 답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양삼운 기자)

탈핵부산시민연대는 "그의 침묵은 중립이 아니라 선택이며,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실용주의’의 결정이다"며 "실용주의는 핵발전소 주변 지역사회와 초고압 송전선 피해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하고, 핵 산업계의 이해관계를 대변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말하지 않는 것은 외면이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핵발전 ‘침묵’ 공약을 규탄하며 —

2025년, 기후위기와 에너지전환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과제가 된 지금,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더불어민주당)는 핵발전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공약집 어디에도 “핵발전소 확대”도, “핵발전소 감축”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그의 침묵은 중립이 아니라 선택이며,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실용주의’의 결정이다. 그리고 그 실용주의는 핵발전소 주변 지역사회와 초고압송전선 피해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하고 핵산업계의 이해관계를 대변한 처사다.

실용인가, 외면인가.

이재명 후보는 에너지 정책은 “이념이 아니라 실용이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그 실용주의는 핵발전소 인근 지역의 위험과 부정의, 초고압 송전망으로 인한 공동체와 일상의 파괴, 20만 년을 격리해 보관해야 하는 핵폐기물 처리 대책 부재와 비윤리성, 그리고 핵발전소 확장으로 위협받는 안전과 민주주의의 후퇴의 현실을 보지 않는다. 공약 어디에도 이 현실을 다루는 구체적인 약속은 없다.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외면이며, 그 침묵은 비겁하다.

누구를 위한 실용인가.

이른바 ‘먹고사는 문제’를 내세운 먹사니즘 프레임 속에서 에너지전환은 ‘전력수요 증가’와 ‘산업경쟁력 유지’라는 구호에 묻혀버렸다.

그러나 값싼 전기를 위해 희생된 것은 누구인가? 발전소에서 멀리 떨어진 수도권인가? 아니면, 핵발전소와 송전탑, 핵폐기물을 떠안은 시골 마을인가?

이재명의 침묵은 사실상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은 말하지만, 핵발전 문제는 말하지 않겠다.” “재생에너지 전환을 말하지만, 그 전력망의 폭력은 책임지지 않겠다.”

이에 우리는 묻는다.

공약집에는 밝히지 않고 SNS에 끄적이거나 다른 정치인의 입에서 말하게 한 “현행 유지”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지금 수명이 다해 가동을 멈추고 있는 노후핵발전소는 영구적으로 멈춰있게 할 것인가? 건설중인 핵발전소는 건설을 중단할 것인가? 윤석열이 추진한 신규 핵발전소와 SMR 건설 추진은 중단 할 것인가? 핵발전소 주변 지역 시민들과 이 문제에 대해 대화해 본 적이 있는가? 송전탑으로 고통받는 지역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가? 윤석열의 핵강국의 길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실용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실용은 중요한 가치다. 그러나 실용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의이며, 민주주의이며, 생명과 존엄이다. 어떤 정책도, 어떤 기술도, 누군가의 희생과 존엄을 짓밟으며 세워져서는 안 된다.

기후위기를 이유로 다른 위기를 만들 순 없다. 더욱이 닷컴버블을 떠올리게 하는 AI/반도체 산업육성을 이유로 절멸의 위험과 부정의, 고통을 육성해서는 안 된다. 핵발전은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의 일상을 고통과 위험으로 밀어 넣었다. 그 피눈물을 외면하고 “실용”을 운운하는 것은, 결국 누군가의 고통을 돈으로 바꾸는 정치일 뿐이다. 정치는 가장 약한 사람의 편에 설 때 비로소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말하고자 한다면, 침묵을 멈추고 말해야 한다. 실용보다 더 중요한 것을.

우리는 이재명 후보의 핵발전 침묵 공약을 강력히 규탄한다.

‘실용주의’라는 이름으로 핵산업의 논리를 따르는 모든 정치적 결정에 반대한다. 탈핵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용기와 사회적 정의의 문제다.

핵 없는 미래는 침묵이 아닌 발언으로 시작된다.

탈핵은 유예될 수 없다. 이재명 후보는 지금 탈핵을 말해야 한다.

2025년 5월 13일

탈핵부산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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